신안 증도 의 추억

나는 증도의 섬을 생각하면 두 가지 생각나는 것이 있다.『밴댕이 회 쌈』과『초분(草墳)』이다. 그러니까 지금이야 신안군 증도가 육지로 연결된 섬 아닌 섬으로 누구나 쉽게 찾아 증도의 갯벌체험이며 증도에 세워진 휴양지를 즐기고 올수가 있지만 지금부터 20여 년 전 에는 광주 에 사는 나로서는 무안 해제에서 지도를 건너는 도선을 하고 또한 지도면 에 도착하면 소재지에서 가까운 삼성포(사옥도도선장)에서 배를 타고 30~40여분 배를 타고 증도의 선착장에 내려 간척지로 생긴 광활한 염전과 농지가 조화 있게 펼쳐져 있으며 넓디넓은 염전을 끼고 울퉁불퉁 비포장 길을 30여분 달려 현재의 증도의 생태공원을 지나 우전 해수욕장과 엘도라도 리조트(그때는 없었음)앞을 지나 자동차로 5분여 달리면 아직도 비포장 농로길 끝 바다와 인접한곳 조그마한 부두에서 광주에 지방신문 국장으로 재직하는 J 국장의 인솔로 증도에 지인의 초청으로 바다 낚 시차 함께한 그곳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 때가 6월이 끝나는 그날따라 잘근 비가 오는 그때의 기억이 말이다. 준비한 낚시야 명분에 불과했으나 사전에 약속된 그곳 어민이 갓 잡아온 “밴댕이” 그 어류는 성질이 급한 어류로 그물에 걸려 나오면 곧바로 죽어버린단다. 어릴 적에 멸치젓갈 속에서 종종 보 았 을뿐 살아있는 고기를 보기도 처음이고 횟감으로 먹기 위해 그곳 한가한 해변 어귀에서 바다물속에 비늘을 벗기여야 잘 벗겨지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고 성질이 급해 오로지 현지에서만이 회로 먹 을 수 있다하여 그곳 섬에서 외지로 시집간 아줌마도 밴댕이 철에 밴댕이 생각에 친정을 왔다는 친정 찾은 젊은 아줌마와 함께 그곳에서 신나게 깻잎에 회를 싸 먹었던 기억 이다. 썩어도 준치보다 맛 이 있다는 오뉴월에 별미 그때를 회상하며 음식 전문가 윤 덕 노 씨의 음식 이야기를 옮겨 보기로 한다.“밴댕이 소갈 딱지”는 속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을 흉보는 말이다. 밴댕이는 성질이 급해서 그물에 걸리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서 파르르 떨다가 육지에 닿기도 전에 죽는데 이 때문에 생긴 속담이다. ‘오뉴월 밴댕이’는 변변치 못하지만 때를 잘 만날 경우를 빗대는 말이다. 작고 볼품없는 생선이지만 음력 5~6월이 제철이라는 뜻에서 생긴 비유한 말이다. 옛날에는 밴댕이를 젓갈로 담그거나 바닷가에 가야만 맛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다. 특히 밴댕이를 양 배추 잎이나 깻잎, 거기에 초고추장과 함께 빨갛게 무친 회 무침을 많이 먹는데 양력 7월이 밴댕이를 즐 길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다.

광해군 때 시인(詩人)이 응 히 가 오뉴월 밴댕이 맛에 반해 옥담 시집(玉潭 詩集)에다 이렇게 시(詩)한수를 남겼다. 『 계절이 단오절에 이르니 /어선이 바닷가에 가득하다/ 밴댕이 어시장에 잔뜩 나오니/ 은빛 모습 마을을 뒤 엎었다/상추쌈에 먹으면 맛이 으뜸이고 /보리밥에 먹어도 맛이 달다 /시골 농가에 이것이 없으면 /생선 맛 아는 사람 몇이나 될까』 알고 보면 밴댕이는 보통 생선이 아니다. 밴댕이 소갈 딱지라는 불명예스러운 속담으로 기억 되지만 예전에는 맛있는 생선으로 명성이 높았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을 남긴 준치보다도 더 맛있는 물고기로 대접 받았을 정도이다. 밴댕이는 탕과 구이도 맛이 있지만 회를 치면 시어(鰣魚)보다 낫다며 젓갈로 담갔다가 겨울에 식초를 쳐서 먹어도 일품 이라고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는 적었다. 시어(鰣魚)는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준치, 또는 웅 어 을 뜻하는 단어이고 옛날 중국에서는 팔진미의 하나로 꼽았던 생선이다.

1592년 을미(乙未)년5월 21일자 난중일기(亂中日記)기록에 충무 공 이 순신(李舜臣)장군이 임진왜란 전쟁 중에도 고향집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 안부를 몰라 답답해 하다가 밴댕이 젖과 전복, 어란 몇 점을 챙겨 어머니께 보냈다고 적고 있다. 진미로 꼽히는 밴댕이 였 으니 조선시대에는 임금께 올리는 진상품 이였다. 그 무렵 경기도 안산에는 밴댕이를 관리하는 관청인 소어소(蘇魚所)까지 설치했을 정도란다.

소어는 밴댕이의 한자 이름으로 예전에 안산 앞바다에서 잡힌 밴댕이가 지금은 개발로 없어진 사리포구로 들어와 한양으로 유통 되 었 다고 한다. 옛날에는 더위 때문에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겨울에 캐낸 얼음을 동빙고, 서빙고, 에 보관 했다가 여름에 꺼내 쓰던 조선시대 에도 밴댕이는 요즘처럼 여름이면 얼음을 채워 신선도를 유지했다. 궁궐의 음식재료 공급을 담당하는 관청인 사옹원(司饔院)에서도 오뉴월 밴댕이만큼은 귀한 얼음으로 신선도를 유지 했을 정도로 특별대우를 했던 것이다. 해마다 오뉴월이 되면 서울에서야 각지의 진품을 교통의 발달로 가장 질 좋은 것을 돈만 있으면 맛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싱싱함이 묻어나는 밴댕이회는 인천이나 강화군 화엄 포, 후포 항 서산, 이지만 전라도 근처하면 증도에서 잡히는 초여름의 진미의 특산품이 머 리 속을 지울 수가 없다.

또 하나 그곳에 보물 청자를 건져 올린 기념탑을 구경 하고나서 바로 산 옆 근처를 란(蘭)이나 캐보겠다고 헤 메다가 마주친 토속 장례문화인 초분(草墳)이다. 난생처음 눈앞에 펼쳐진 초가움막 요즘은 찾아보기도 힘든 주로 남해, 섬 지방에서 내려오는 풍습으로 죽음을 받아들이는 하나의 의식으로 그의 뜻은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바로매장 하지 않고 산속이나 평탄한 장소를 잡아 바닥에 돌이나 굵은 나무를 깔고 그 위에 시신(屍身)을 넣은 관을 안치하여 초가지붕을 엮듯이 이엉과 용마름으로 덮은 임시 무덤으로 기일 날에는 망자의 혼을 달래듯 제사를 지내고 지붕이엉도 새로 갈고 하여 사자(死者)에 대한 예의를 갖춘단다. 초분에 모신 시신이 자연과 해풍에 탈골(奪骨) 된 것을 확인되면 관을 해체하여 뼈만 추려서 일반 장례풍습 으로 매장을 다시 한다. 이런 풍습은 최종적으로 죽음을 확인하는 하나의 과정이며 고인의 뼈를 깨끗이 씻어 묻음으로서 고인이 다시 환생하여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우리를 안내해준 그곳 주민이 들려주는 예기는 나에게도 처음이자 마지막 대면한 우리의 토속 장례 문화를 느껴본 것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국토의 1.2%가 산야를 차지해가는 장례문화의 규제 론이 대두되어 개선책과 유교문화가 희석되어 조상숭배사상도 허물어져가고 시대의 흐름이 달라지니 납골묘니, 가족묘니 수목 장으로 달라져가는 장례문화와 진미로 꼽히는 밴댕이회는 잊지 못할 증도에 추억 이계절리 되면 아슴아슴 가슴 깊이 저려온다.

2012년 07월 21일(음)6월21일 정 찬열(鳳岩) 기(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