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포 세대에 막내딸

우리 집사람의 회갑을 일 개월 앞둔 우리 가족은 1남 2녀의 자녀를 두었다, 첫애가 아들이고 그 밑으로 딸이다 보니 순서를 따질 수가 없어 둘째인 큰딸애가 32세 가 되어 결혼을 먼저 시켰다. 그 후 3년 후인 37세에 장남이 결혼하였다. 내 나이 67세가 되는 사이 막내딸이 35세가 되고 나니 은근히 결혼 문제에 걱정이 태산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안 되어 취업이야 했지만, 결혼은 뒷전이고 직장에만 충실한 비록 국가 공무원 7급 5년 차인 공직에 있지만, 걱정은 태산이다. 우리네 부모님께서 자녀의 결혼에 집념을 바치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요즘 유행하듯 삼 포 세대라는 말이 있다. 연애(戀愛), 결혼(結婚), 출산(出産), 을 일컬어 하는 말이란다. 즉 남녀 관계의 새로운 모럴(moral) 증이다. 옛날과 같이 본인들의 의사는 뒷전이고 부모님의 마음에만 들면 무조건 결혼시키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혼은 정상” “미혼은 비정상”이라는 단어는 무의 미 하다는 것이다. 결혼 시장에서 남자는 여자를 태울 꽃마차나 최소한 말 한 필(자동차 한 대)이라도 필요한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솔로(solo) 끝에 어렵게 만나 찾아온 연애 끝에 실패한 원인을 보면 백마(白馬)는커녕 같은 세대의 평균치에도 못 미치는 자신의 처지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본인의 의지와 믿음만 있으면 가시밭길이라도 걸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성 관계없는 부부가 화제가 되어 떠들썩한 적이 있다. 출산 뒤의 의무 관계도 유통기한이 있다. 경단 여(경력 단절 여성), 시 월드 (시댁을 뜻하는 신조어)로 결혼은 여성에게 ‘족쇄’로 인식하여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기 전까지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걱정 요인의 1위는 시댁(媤宅) 위험(risk)으로 꽃마차까지 탈 생각은 없지만. 여성들을 상대로 조사 1위는 ‘혼자 즐기며 사는 것이 편할 것 같아.’서였단다. 100세 시대 쫓기듯 결혼해서 정(情) 때문에 한 사람과 60~70년을 얽매여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 결혼을 늦게 하는 이유란다. 소개팅하다 보면 집은 얼마짜리냐? 대출은 없느냐? 묻는 남자들에게 지쳤다는 소개팅 여성들의 답변은 그런 질문에 싫증이 나서 사람만 괜찮으면 ‘돌 싱’(이혼자의 줄임말로 이혼한 여성이나 남성을 이르는 말)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먹고살기에 어려웠던 예전에는 결혼은 필수 연애는 선택이었다면 먹고 사는 데는 걱정이 없는 요즘은 결혼은 선택 연애는 필수가 되어 버린 시대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2~30대 젊은이들에게는 연애도 혼란스럽다. “여성 듀오 옥상 달빛”에 발표한 신곡 가사를 보자 “희한한 시대에서 사랑에 정복당할 시간도 없는 희한한 시대에서 열심히 사는구나! 여자가 넘어올 때까지 찍어보는 나무꾼이 멸종한 시대” 그 많은 돌쇠와 나무꾼은 왜 사라졌을까?

연애, 결혼, 출산, 까지 포기하는 삼 포 시대의 자화상 요즘 따라 노랫말이 생각난다.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너, 네 것인 듯 네 것 아닌 네 것 ” “친구도 연인도 아닌 어정쩡한 관계를 말하는 썸(호감) 같은 나…!” 인기를 누리는 “썸(호감)”의 노랫말이다. 이런저런 매스컴의 소리에 마음속은 어지러운데 수차례 소개팅을 하고도 소식이 없는 막내딸에게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체격과 인물보다 사람의 됨됨이 더 중요 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아버지 말씀이 옳은 것 같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더니 어느 날 사내(社內)에 윗사람들이 자꾸만 주선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비록 다섯 살이나 위가 되고 조실부모한 것이 다소 아쉬운 사람이라는 것이 단점이란다. 그 청년은 사시준비를 하다 포기하고 7급으로 늦게 들어온 같은 직급의 사내(社內)직원을 만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나를 즐겁게 하고 있다. 결론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자식들이 성인이 되어 결혼을 못 하고 있을 때 지난날 그때 우리 부모님의 뜻을 알았다.

20150803 기(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