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 저 야할 장례문화

사람들의 생활환경이 명절이 아니면 성묘할 기회가 없어서인지 나 역시도 고향을 떠나 살다보니 명절에나 겨우 고향을 찾아보고 조상님 산소도 찾아보는 것이 통상 적인 예가되었다. 묘 앞에 엎드려 절하고 나면 어쩐지 마음이 푸근해진다는 것은 누구나 다 같이 느끼는 기분일 것 이다. 나이가 들면서 성묘길이나 평소 에 또한 등산길에서 또는 산행 길에서 비석이 있으면 걸음을 멈추고 묘비(墓碑)를 자세히 들여다보기도 한다. 수백 년 전의 역사가 거리를 단축하며 내 몸에 와 닿는 듯 하는 즐거움을 맛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묘비(墓碑)를 보다 보면 본관(本貫)과 성만 새겨놓은 묘석(墓石)이 있다. 나의 몇 대 선조(先祖)인지 언제쯤 살다 가신 분인지, 당대에서만 알고 있는 분의안내를 받지 않고서는 송구한 일이지만 도무지 확인하기가 힘들다. 별세(別世)하신 해(年)도 간지(干支)로만 돼 있어 “경인(庚寅)”이니 기축(己丑)이니 60년 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터에 120년 전인지 600년 전인지 세월의 풍우(風雨)에 손상된 그 묘석 가지고는 알기가 힘들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선친(先親)의 묘에는 간지(干支) 다음에 연호(年號),월, 일 로 생(生), 졸(卒) 모두 병기해 놓고 , 무슨 공, 몇 대손 이라는 것과 성명 삼자를 또렷이 알 수 있도록 모셨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기왕 지사 선조(先祖)께서 지켜온 유교(儒敎)유산을 갑론을박(甲論乙薄) 한다기보다는 아쉽게 느껴지는 것으로 나는 세삼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린다. 가끔씩 아래채 사랑방에 손님을 모셨을 때면 빠짐없이 손님 앞에 공손한 인사를 하도록 교육을 가르치신 13여 년 전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뜨신 나의 부친에 대해서 말이다. 손님들이 다녀가신 몆 날이 지난후면 으래 희 조상님의 묘소를 이장하시고 때로는 남이모르는 밤중을 이용해 손님으로 다녀가신 풍수지리를 하신다는 어르신의 뜻을 따라 남의 선산에도 좋다는 명당이 있으면 주인 몰래 이장을 하셨다는 뒤늦게 들은 수십 년 전의 이야기를 말이다. 그렇다, 명당이라고 남의 산에다 함부로 주인 몰래 남의선조의 시신을 이장한 것을 논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조상이 선조를 모시고자하는 그 옛날 풍습은 때로는 산(山)주인이 알면서도 눈감아주던 시절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이고 남다르게 조상님 섬김이 깊으신 부친이시지만 세월은 남몰래 써둔 묘지를 그대로 두지를 않았었고 2~30년 전만해도 객지에 나가 죽으면 으래 이 고향뒷산이나 주인 없는 산야에 장례를 해왔었고 눈감아 주었던 시절도 있었음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이다.

자연의 훼손 이 적었던 옛날에야 음양오행(陰陽五行)사상에 좋은 명당자리를 잡아 유해를 평안히 모시려는 효도에서 그리고 조상에 효도 한만큼 후손의 발복(發福)을 위해서 좋은 명당자리를 잡아 험준한 산속에라도 선산으로 유해를 모시는 것이 일반적인 유교사상의 도리이나 지금은 자연(自然)이 인간 에 의해 달라지고 개발되어 산기(山氣)가 한데 뭉쳐 명당 의로 주장하는 곳도 개발의 힘에 밀려 산맥이 뚫리고 잘려 도로가 새로 생기고 또 나가서는 혈(穴)또는 청룡 백호사이에서 시작되어 흐르는 물의 발원처(發源處)를 득(得)이라하고 .그 물줄기가 그 용호(龍虎)와 서로 껴안은 사이를 흐르는 곳을 파(破)또는 수구(水口)라 하여 좋은 명당의 기본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없었던 땜 과 수로가 새로 생기고 때에 따라서는 좌로 흐르는 물이 우로 흐르도록 물줄기를 바꾸어버린 현실 속에 설령 좋은 명당이 있다고 해도 음택(陰宅)의 맥(脈)이나 혈(穴)이 유지 되리라고는 풍수지리학을 전공하신 분들에게 묻고 싶을 뿐이다. 모든 사람들의 생활환경이 명절이 아니면 성묘할 귀회가 없어서인지 요즘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떨어져 사는 후손들이 그것도 밀려나는 교통전쟁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하례하며 깊은 산골의 선묘(先墓)를 찾는다는 것이 더 더욱이 장애가 되는 욱어진 풀숲 에 갇혀 분간하기 힘든 산속 산소를 찾는 것은 아무리 유교사상이 짙은 효손(孝孫)이라도 어려운 현실인 것이다. 참으로 조상을 위한 마음에서 고인 이 된 선조의 영생 댁(永生宅)이 되는 묘소를 풍광(風光)좋으며 조용하고 양지바른 곳을 선택해야 한다는 효심으로 후손이 빨리 찾아보기 쉬운 교통이 최소한 승용차라도 다닐 수 있는 그런 곳이 가장 좋은 명당(明堂)이 아닌가? 상식적인 생각에서다.

또한 선묘 문제는 그렇다는 생각이고 선산에 있는 비문을 보면『학생 공(學生 公)』이것은 꼭 고처야 한다고 생각 해 서다. 예전에야 벼슬을 하거나 요즘 말하는 사무관급(5급 공무원)급 이상이 되어야 학생부군 을 모면한다고 알고 있다. 남의 산소건 우리산소건, 앞으로 우리후손들을 생각해서 의미 있는 생각으로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 옛날에 돌아가신 분은 어쩔 수 없으나, 최근에 다듬고 정비한 산소에 까지 마구『학생 공(學生 公)』이니『유인(孺人)』이니 새기는 것은 그 의미를 알고 쓰는 것인지 모르고 쓰는 것인지 전통을 버리기가 힘들어서 일 것이다. 고려나 조선 왕조 시대엔 정일품(正一品)“대광보국숭록대부(大匡輔國崇祿大夫)”에서부터 종구품(從九品)“참봉(參奉)”까지 18품계(品階) 제도가 있어 나라에서 받은 품계대로 ,격식에 맞추어 위폐(僞幣)나 묘비(墓碑)를 썼었고, 따라서 그 배우자도 일품(一品) 정경부인, 이품 정부인, 삼품 당상관 땐 숙부인, 삼품 당하관 땐 숙인, 사품 영인, 오품 공인, 육품 의인, 칠품 안인, 팔품단인, 구품 유인. 식으로 사용 할 수밖에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다.“학생(學生)“ 이란 아무 품계도 없는 백성, 바꾸어 말하면 상민이 백두(白頭:벼슬이 없는 사람)로 죽고 난후하도 원통해서 생원, 즉 학생이기에, 벼슬을 못 한 채 공부만하다가 그만 저승에 갔 다 라는 뜻으로 쓰는『학생 공(學生 公)』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때에도 엄밀히 말하면 향시(鄕試)를 거처야 학생(學生)이지 누구나 함부로 ”학생(學生)“일수는 없지만 ,죽은 사람의 위령을 위해서 나라에서도 눈 감아 준데서『학생 공(學生 公)』이라고 했다한다. 배우자의 경우도『유인(孺人)』은 구품까지 첩지를 받아야 유인(孺人)이건만 저승에 갔으니 ,품 일등 올려도 눈감아 준 것이『유인(孺人)』의 유래라고 한다. 이렇게 그 내력을 알고 보면 상당한학식과 사회적 공헌을 한 자기 부모를『학생 공(學生公)』이니『유인(孺人)』이니 하여 격상시켜 묘석과 지방(紙榜),축문에 그대로 모신 다는 게 버리기가 힘든 전통을 따르는 의식 때문 일 것이다. 『효 학생부군(孝 學生府君) 』이라고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신세대 한글 후손들이 과연 얼마나 이해를 할 것인가 평소에 존경해 사용하는 ”아버님“”어머님“ 다음에 성명 삼자(參 字)를 떳떳이 사용하면 되는 것이며 거기다. 정부에서 받은 직위 로 .이사관, 서기관, 기업의 회장(會長), 기업의 사장(社長), 등 직함을 밝혀드리는 것도 현대인들에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해서이다.

사실 묘비(墓碑)나 족보(族譜) 같은데서 보면 과장도 만이 눈에 뜨인다. 현재를 살고 있는 국민들에게 별로 큰 실해(實害)가 없는 일이라 대부분 알고도 못 본체 덮어두는 경우가 많지만 ,근자엔 돈푼이나 벌었다고 마구잡이로 신도비에다가 왕릉이나 귀족의 원 같은 봉분과 입석을 하는 사람도 가끔 있다는데 이것은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그런데 근래 들어 달라져도 너무 많이 달라진 현실은 설령 고향땅에 자기선산이 있어도 함부로 묘를 쓸 수 없고 또한 쓰려고 해도 더구나 야박해진 민심 탓인지 한동네 한마을에서도 민가(마을)에서 500m 이내에는 묘지를 쓸 수 없다는 묘지 법(墓地法)을 내세워 아차하면 당국에 고발하고 투기하며 더 나가서는 돈벌이에 급급한 묘(墓)파라치 까지 등장하여 이제는 장소 좋은 묏자리도 소용없고 자기 선산에다 묘지마저도 쓰기 힘든 시대가 되었으니 현실이 너무 야박해지나싶어 가슴이 아프며 본인역시도 그런 일을 당했기에 더욱 절실히 느껴보는 것이다. 누구나 사람은 죽기마련이며 죽게 되면 결국 땅속에 뭍 혀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화장이며 납골당이니 수목장이니 새롭게 달라지는 묘지풍습이 있지만 아직도 조상선산에 묘를 쓰 고저 하는 효심을 생각하면 걱정이 되어서 하는 것이며, 또한 지난세월 옛날 어른들로부터 대대로 물려온 유산을 이러 쿵 저러 쿵 참견하는 것은 송구 할 노릇이지만 달라진 시대의 흐름 에 따라 선친의 묘를 쓰는 장소도 많이 달라 저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국토의 1.1%가 묘지로 덮였다고 해서 규제 론이 대두된 오늘날에 와서는 조상 숭배와 현실을 조화 시키는 엄격한 규제가 있어야 마땅하리라고 생각된다, 티베트에서는 고승(高僧)은 화장, 보통사람은 조장(鳥葬)나뿐 짓 하는 사람에게는 봉분이 없는 매장(埋葬)전염병 으로 죽은 자에게는 수장(水葬)을 한다고 한다. 먼 나라 이야기를 떠나 삼국 통일을 한 신라의 문무왕은 681년에 죽어 화장 한 후 호국(護國)의 용이 되겠다는 유언에 따라 경주의 감포 앞바다 밑에 묻혀 있고 그의 왕후는 울산만 동쪽바다 대왕암에 묻혀 관광명소로 알려 저 있다. 얼마 전 풍수연구가 몇 분들의 TV대화 장에서도 특별한 명당을 찾는 것 보다 차라리 화장이나 수목 장(樹木葬)을 권하는 토론을 보았다. 그렇지 않아도 저승길로 보내야하는 가슴 아픈 장례 날 모처럼 날 받아 조상의 묘를 이장이라도 하시는 날에 뜻하지 않은 불편이라도 사전에 알아두면 좋은 점이 많을 것 같아 장사 등에 관한 법률(전문개정 2000. 01.12 법률 제6158호),시행규칙전문개정 2001. 03.24 보건복지부령 제190호, 시행령 전문개정 2001 .01.27 대통령령 제17109호 그리고 2010년 12월 항공사진을 기준으로 묘지풍습에 따라 현재까지 불법 조성된 묘지는 잠정적으로 인정하고 15년 후 연장 신청하는 방안을 신문기사에서 보았기에 부디 이 글을 통해서 편견을 버리고 우리의 유교사상도 잊혀져가는 현대인들의 조상들을 생각 하는 긴 안목에서 조망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2012년2월 (鳳 岩)정 찬 열 /기(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