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훈
ㆍ작성일	2020-01-13 22:27

ㆍIP: 220.xxx.205

빛의 무게

김상훈

내리 쏘는 빛도 무게가 있다는 사실을 이즈음에야 알았다.
바람은 물리적 충돌이라도 존재하지만, 눈부심과 피부에 닿는 따사로움을 빼면 빛은 물리적 무게를 전혀 느낄 수가 없다. 모든 감각을 뛰어넘은 새벽의 불가해한 남빛, 먼동이 틀 무렵 창틀 먼지에 엷은 띠를 두르는 금빛, 눈이 부시다 못해 몸이 부유하는 듯한 한낮의 빛 격랑, 그것이 빛의 무게다.

빛 속에는 서로 견제하는 애무가 있다.
물리적이든 화학적이든 소용돌이 칠 때 생기는 거품 같은 것이 있다. 중력 때문이다. 빛의 애무와 거품을 어찌 필설로 설명할 수 있으랴. 그러나 오히려 설명은 불가능해도 표현은 가능할지 모른다. 설명보다 더 어려운 것이 표현인데 이렇듯 표현이 가능하다면 빛이야말로 참 이상한 괴물이다. 닿는 것으로 지상의 모든 것들이 피어나고 자라나며 때로는 사망에 이르게 한다. 지독한 애무다. 닿는 것으로 굴절되고 반사한다. 거품이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먼 거리의 행성마저 알려주는 엄청난 거품이다.

빛에도 희로애락이 존재한다.
봄빛, 여름빛, 가을빛, 겨울빛이다. 각각 무게가 다르다. 태양과의 거리에 따른 빛의 질량을 말함이 아니다. 같은 크기의 입자임에도 계절마다 빛은 희로애락이 서려 있다. 떠돌다 부서지는 입자가 아니라 입자가 곧 덩어리이며 덩어리가 곧 입자인 셈이다. 그 입자 속엔 필시 인간이 볼 수 없는 반사판들이 존재하는지 모른다. 그 반사판들을 채집해 역추적할 수만 있다면 몇 억 겁의 영상들을 찾아낼 수 있고 가깝게는 천 년 전의 역사를 정확히 알아낼 수도 있을지 모른다.

우주의 오장육부 또는, 동맥과 정맥에 가까운 빛은 해부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생을 논할 수 없는 불가해한 존재지만, 어둠이 있어야 실존하는 비존재이기도 하다. 만일 어둠만 존재한다면 빛의 무게가 제로가 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일 터. 더러 존재와 비존재가 함께 공존할 때 비존재였던 것이 더욱 빛을 발할 때가 있는 법이다. 크든 작든 빛을 발할 때의 그 모습, 그것은 부피가 아니라 그것이 곧 빛의 무게가 아닐까. 그것이 곧 설명도 하기 힘든 빛의 무게에 대한 표현이 아닐까.

햇살이란,
넘나듬의 경계가 없는 세상에서 가장 가뿐한 숨일지 모른다.
햇살처럼 살기 참으로 어렵다.

- 벌목 당한 기억 사이로 -

이길선

2020-01-15 00:54

`김상훈`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위원장님의 작품세계에 겁 없이 발 들여놓고서는 엄청 후회합니다,
첫 번째 댓글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수준 높은 작품에서 거듭읽기를 하면서
'설명보다 어려운 표현'으로 제가 얻은 것은 '자연의 섭리'입니다,

작품 속에 나타난 엄청난 단어 (빛의 무게와 부피, 태양, 질량, 우주) 들의
에너지와 그 수준을 감당하기에 벅차하면서도,,,그냥 갈 수 없어서
햇살이란 자연의 선물, 그 빛 하나만 챙겨서,,,,,,,, 줄행랑입니다, 고맙습니다, 늘 건안하십시오!


김상훈	챙기신 그 빛 하나, 부디 작가님이 지금 도전하는 일에 작은 힘으로 빛나기를 기원합니다. 힘들지 않은 일 어디 있으랴. 쉽게 되는 일 또한 얼마나 되랴. 그러나 작가님의 방향이 올곧은 방향임을 확신하는 마당이니 저 역시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1/15 17:26

김상화

2020-01-15 07:26

`김상훈`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김상훈 위원장님 반갑습니다
빛도 무개가 있다는 글을 읽으며 깜짝 놀랐습니다
차원 높은 글에 위원장님의 문학 세계를 발견한 듯합니다

위원장님 오늘은 매우 춥다고 합니다
특히 감기 조심해야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이 함께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김상훈	산행을 줄기차게 하시니 어디 쉽게 아프지는 않을 거란 확신이 듭니다. 그렇더라도 두터워지는 세월의 나이테에는 장사가 없다는 건 확실합니다. 산행에 항상 조심하셨으면 합니다.	1/15 17:31

전병일

2020-01-15 09:01

`김상훈`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김상훈 위원장님!

빛의 무개 어쩌면 빛이 없으면 모든 생명체 암흑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겠지요
그러나 빛이 없을때 상상을 해보면 아름다움을 볼수도
생명체들의 동화작용도 없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빛에 대한 고마움을 잃고 살아가고 있지요
모든 것을 밝혀주고 온도를 마추어주는 태양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봅니다

위원장님 건강하시고 지금처럼 안부를 물을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김상훈	존재와 비존재가 어느 것이냐 하는 것은 사실 구분 짓기는 어렵겠지만 아무튼 어둠과 빛은 공존하는 공창이기는 분명합니다. 그 엄청난 에너지를 적당한 때에 열아주는 어둠이나 그 어둠을 뚫고 에너지를 방출하는 빛이나 공창 안에 거하는 모든 생명체에겐 큰 심장입니다.	1/15 17:35

김정윤

2020-01-19 05:14

존경하는 김상훈 시인님!
안녕하세요
이른 새벽 시인님의 서재를 찾습니다
곱게 집필하신 - 빛의 무게 - 배독하고

시인님의 시향에 젖어 잠시 머물다 갑니다
새해들어 유난히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벌써 민족의 명절인 설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한 것 없이 그렇게 날만 보내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김상훈	아이쿠, 어찌 이곳까지 방문하셨는지요. 가뜩이나 썰렁한 수필촌인데 참으로 고마운 방문입니다.ㅎㅎ 이런 작은 일들이 저에겐 큰 힘이 됩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관심........	1/20 15:38

김종덕

2020-01-19 15:55

김상훈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빛의 의미를 무게를 그 어는 과학자보다도 더 절실하게 엮어 주심에 감탄합니다. 저는 빛을 필요로 할때만 써는 과학자라 이렇게 큰 의미는 과학이 해결 할 수 있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빛은 사람의 마음을 어우르는 피와도 같은 거라는 생각을 래봅니다. 정년 빛의 무게를 계산할 수 있는자가 현자이지 않을까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김상훈	언젠가 세상에서 가장 가뿐한 숨을 바람으로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담장에 이불을 널고 몇 시간 뒤에 거두면서 문득 빛의 무게가 느껴지더군요. 그때 느낌을 정리해 보았습니다만 물리적 화확적 접근이 아닌 소위 느낌이었을 뿐입니다. 다소 황당할 수는 있지만 공감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방문 고맙습니다.	1/20 15:42

이명순

2020-03-27 04:18

햇살처럼 살기 어렵다 하시지만 이미 햇살이십니다


김상훈	. 아이고 무심한 나를 용서해 주세요. 햇살이라뇨. 근처도 못 가는 생이라오. 방문 무척 고마워요. .	6/9 03:31

정은희

2020-04-15 21:27

빛에 무게로 따뜻함과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있어 감사하죠
건강유의 하세요
항상 행복하셍~^^


김상훈	. 이곳 위원장이면서도 제 소임을 요즘 잘 못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치료 중이니 곧 서재로 찾아 뵙지요. 감사합니다.	6/9 03:32

지극히 현실적인 어느 시인의 옹알이

복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