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훈
ㆍ작성일	2019-06-14 18:53

ㆍIP: 220.xxx.109

우리는 가끔 마주치는 황홀함으로 살아간다

김상훈

비지땀을 흘리며 암벽을 타고 오르다 바위틈에 난 이름 모를 풀꽃과 마주치는 순간, 우리는 아주 잠깐이라도 그 풀꽃에 시선이 멈추게 됩니다. 그 꽃이 아름다워서라기보다 바위틈이라는 신기한 환경 때문입니다. 보이는 것과 듣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것은 참 많습니다. 오로라가 그렇고 신기루가 그렇습니다. 곤충의 세계를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의 조직사회가 얼마나 정교한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현대 공법으로도 짓지 못하는 수천 년 전의 건축물을 보면 경이롭다 못해 경외감마저 듭니다. 자연 앞에서는 비록 초라한 존재지만 우리 인간 역시 경이로운 동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에서는 더 신기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것을 흔히 본질 혹은, 진실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여태껏 그렇게만 알았던 것의 본질이나 진실이 드러날 때의 그 황홀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 뇌에 고정적으로 인식된 형상이나 소리가 깨지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고정관념이라고 말하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내 의지대로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철석 같이 믿었던 고정관념이 무너지는 순간을 말함입니다. 그것은 곧 황홀함입니다. 말과 글에 내심이나 이면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당연히 좋지 않은 것과 나쁜 것을 지칭하는 게 아닙니다. 황홀이란 단어 자체가 대부분 나쁜 것에 쓰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진 속에 담긴 놀라운 광경들, 역사 속에 숨겨진 비화들, 콧잔등 시큰하게 만드는 미담들, 갖가지 예언들, 전혀 상상도 못 해 봤던 자연의 기이한 현상들, 가끔은 내 자식이, 내 아내와 남편이, 내 이웃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감동을 주곤 합니다. 이런 일들이 우리 생의 커다란 궤적에 비하면 지극히 작은 알갱이에 속하겠지만, 그것은 단순한 황홀함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충분히 삶의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가끔 마주치는 황홀함으로 살아갑니다.

- 벌목 당한 기억 사이로 -

* 대략 2주간의 먼 출타 잘 다녀왔습니다.
인터넷 사정이 열악한 나라여서 애 좀 먹었지만
그동안 수필촌을 지켜주신 작가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김상화

2019-06-15 10:28

`김상훈`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외국 여행은 잘 다녀오셨는지요
참으로 반갑습니다
황홀이란 단어는 언제 들어도 좋습니다
위원장님
주말 날씨가 너무 덥네요
여름이 이렇게 빨리 익어가니 말입니다
오늘 행사도 참석하지 못하고 산을
가는 중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


김상훈	여행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ㅎㅎ 업무차 인솔자로 다녀온 길이라 스트레스 좀 받고 왔지만 그곳은 휴양지로 제법 이름이 난 곳이라 그러저럭 버틸만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이 정말 아이티의 강국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인터넷이 그렇게 힘들고 설령 된다해도 속도가 너무 느려 속에서 천불이 나곤 했습니다.	6/17 04:07

전병일

2019-06-17 11:55

`김상훈`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2주간의 여행 저는 아직 가보질 않아 가보고 싶습니다
2년후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자연의 신비하고 오묘한 현상
그속에서 새 삶을 영위하고 있는 식물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태 넘 아름답습니다
새로운 한주 행복한시간 되세요~~~^^


김상훈	노을은 어딜 가나 참 멋지더군요. 온통 붉은 벽화를 그리는 노을이라 이국적인 정취는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업무차 다녀온 터라 여러모로 반감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어떻든 외국은 외국이었으니 눈은 구경 거리가 많았습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6/17 23:10

정찬열

2019-06-18 13:23

`김상훈`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김상훈 분과 위원장님
무더위에 그간 잘 계신지요
"우리는 가끔 마주치는 황홀함으로 살아간다"
무아지경의 겨지 에서 처럼 감동으로 배람했습니다.
중부지방에 내린비대신 이곳 남부지방에는
고온 다습하여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달리;기 하네요
남은 오후도평안 하시길 기원 합니다.^*^


김상훈	이미 아시고 계시겠지만 이번 출타가 지금의 한국보다 훨씬 더운 나라였기에 오히려 한국은 가을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새삼 느낍니다. 사계가 뚜렷한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야말로 지상에서 가장 멋진 나라라는 것을요.^^	6/19 18:16

신영애

2019-06-19 15:28

김상훈 위원장님

"보이지 않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에서는 더 신기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렇지요.. 그동안 알고있던 고정관념이나 선입견과 달리
정면으로 맞딱드리는 순간의 그 경이로움..

혹은 어설프게 알고 있던 것들에 대해
눈앞에서 마주치게 되면서 느끼는 황홀함.
어떤 느낌일지 아주 조금은 알것 같습니다.

공감가는 글에
배독하고 갑니다.
향필하세요~^^


김상훈	어서오세요. 신영애 작가님.^^ 이렇게 달려와 주셔서 무척 감사합니다. 사실 처음 이곳에 발을 디디면 서먹함이 먼저 앞서고 마음 먹은대로 움직이자니 뭔가 나대는 것 같기도 하고 대충 그런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개의치 마시고 지금의 댓글처럼 마음 놓고 활동하십시오. 저 또한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6/19 18:20

이정연

2019-06-19 22:33

위원장님!
안녕 하세요.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더운 날씨에 먼길 무사히 다녀 오셨군요.
철석같이 믿었던 고정관념이 무너지는...황홀함...경이로움...
어렴풋이 느낌은 오지만. 말이나 글로 표현은 어렵습니다. 저는...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김상훈	세상에나, 아주 반가워요. 그래 바쁜 일정은 잘 마무리하셨는지요. 사평역에서의 곽재구 말마따나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것처럼 흔들거리지만 등단식날 잠시 나눈 대화에서 진솔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부군께서 더 기뻐하던 모습까지...... 앞으로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6/20 05:34

장춘희

2019-06-20 08:22

눈먼 해충이 제 몸에서 금실 은실
실을 뽑아 정교한 집을 짓는 광경은
참 경이롭습니다.

고정관념을 깨면 황훌함이 보인다는 귀절이
마음에 닿습니다.
그걸 깨지 못해서 인생을 많이
힘들게 산 듯합니다.

오랫만입니다.
건강하십시요.
그리고 선생님 수필집을 구하고 싶은데
서점에 있나요?
직접 구해보지도 않고 물어봐서 미안합니다.


김상훈	대형 인터넷 서점(교보, 영풍, 알라딘)으로 구입하시는게 배송도 빠르고 가격도 싸지만 행사장에 오신다면 싸인해서 한 권 드리지요. 만일에 못 오신다면 비밀글로 주소와 전번을 남기세요. 그냥 한 권 보내드리겠습니다.^^	6/21 03:07

장춘희

2019-06-21 09:28

경기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새밀길 329번길 39-7
장춘희 010-3749-9674
인사는 다음 행사장에서 드리겠습니다.


김상훈	주말과 행사가 겹친 상태이니 다음 주 중에 보내드리지요. 첫 수필집이라 이곳저곳 엉성한 부분들이 있지만 그러려니 하고 읽기 바랍니다.^^	6/21 14:22

한유경 2020-03-01 01:22	많이 느끼며 읽고 황홀함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지극히 친절한 언어

수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