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훈
ㆍ작성일	2019-07-30 00:41

ㆍIP: 220.xxx.44

깊은 江

벽란 김상훈

아무리 강이 넓어도 그 질량에 있어서 감히 바다를 따를 수는 없다. 그러나 더러는 강이 바다보다 훨씬 깊고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사람으로 치면 등소평 같은 느낌이랄까. 역사적 인물이라 그의 일상 언행이 가벼웠는지 무거웠는지는 전혀 알 길이 없다. 또 정작 하고자 하는 말과도 조금은 벗어난 비유지만, 왜소한 체구에 비해서 역사적으로 증명된 그만의 무게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듣고 보아 온 역사적 인물의 공통점은 뭔가 가볍지 않다는 것에 거의 공감하는 편이다.

어떤 형태를 갖췄든 나는 가끔 조직에서 그런 존재를 목격한다. 공식적으로 그 조직의 대표성을 띤 인물보다 어느 땐 더 대표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인물이 있다. 결과적으로는 평소 가볍지 않은 언행 때문인데 존재의 가벼움을 자주 드러내는 사람은 말의 가벼움에 앞서 쉽게 변질하는 마음을 경계해야 한다.

언어는 그 마음의 경계에서 이탈되거나 고삐가 풀릴 때 럭비공이 된다. 인체학적으로야 언어가 마음(뇌)의 명령을 받아 표출되는 것이긴 하지만 마음과 달리 엇나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는 마음이 내리는 명령보다 뱉어내는 속도가 더 빨라서일지 모른다. 뇌의 명령보다 빨리 작동하는 혀랄까. 우리가 내뱉는 말이 전부 마음으로부터 비롯한다는 논리도 어쩌면 함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쨌건 그것이 인체의 구조학적 명령체계일지라도 간혹, 또는 아주 빈번하게 마음과 말의 엇나감이 존재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음에서 생성된 언어의 원석이 뇌를 거치면서 정제돼야 하는데 입으로 나가는 순간 뇌의 회로에 버그가 발생하는 것이다.

말의 성찬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언변이 화려하다. 화술이 능란하다. 입이 동동 떠다닌다. 주위의 시선을 끌고 주목을 받는다. 신기하게도 이런 부류들 대체로 시작은 그럴듯해도 알맹이가 거의 없거나 끝이 별로다. 거품처럼 일어났던 호기심이 급전직하 거품처럼 사라지기 예사다.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중함이 없어서다. 마음이 진중하면 말도 진중해진다. 사랑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거짓말처럼 오래 못 간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상처로 남는다. 그러므로 사랑한다고 함부로 뇌까리지 마라. 제아무리 엄숙하게 말을 해도 사랑이라고 다 사랑은 아니다.

그러나 진실로 중요한 것은 좀체 변하지 않는 마음이다. 다소 수다스럽고 말이 앞 설지라도 변질만큼은 없는 것. 변화는 있어도 변질은 없는 것. 어떤 관계든 참으로 오래 유지되는 근간이다.

- 벌목 당한 기억 사이로 -

전병일

2019-07-30 09:05

`김상훈`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장마피해 복구는 다하셨는지요?
피해를 입었다니 위원장님 사시는곳이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지필하신 깊은강
깊은강은 말이 없이 조용하지요
말은 혀밖으로 한번 나가면 주어담을수도 가져올수도 없지요
말의 뿌리 기쁨과 상처도 주지요
언어 뇌에서 적당한 브레이크를 작동하여 입밖으로 내보내야지요
집필하신글 마음속에 담아갑니다.
칠월의 끝자락 마무리 잘하시고 행복한 8월 되세요~~^^^


김상훈	한 30년 됀 일반주택입니다. 발간 벽돌의 2층 집인데 처음에는 정말 산중턱이라 너무 좋았습니다. 사계를 직접 피부로 느끼고 목격하는 곳이니까요. 나이를 먹으니 그 이뻤던 집이 이젠 말썽을 자주 부리네요.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8/1 00:10

정은희

2019-07-30 21:11

`김상훈`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그 긴 깊은 강을 헤엄쳐야 하는 숙제 일뜻합니다,
마음으로 나오는 대화가 전달이 된다면 깊은 강을 걸어 갈 수도 잇는데 현실에는 많은 부딕치는 게 너무 많네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행복한 나날을 보네세요


김상훈	어서오십시오. 제가 처음 뵙는 거 같은데 참 반갑습니다. 그래서 곱으로 반깁니다. 앞으로 자주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수필 서재는 가뜩이나 휑한 곳인데 뭔가 기대치가 막 밀려옵니다. 자주 자주 뵙기를 희망해 봅니다.	8/1 00:13

김경렬

2019-07-31 06:31

`김상훈`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묵직한 한 마디가 깊은 의미와 더불어
귀한 깨우침을 주기도합니다.
말은 그 사람의 성향보다 인격을 가름하기에
늘 조심해야 하겠지요.
안녕 하세요.
복중 무더위에
건강 하시고 늘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


김상훈	어서오십시오. 반깁니다. 복날이라고 두 번 지났지만 거참 묘하게도 저는 흔히 먹는 삼계탕 한 그릇 못 먹었습니다. 땀을 흘리고 나면 아무 생각 없는 뭐 그런 후유증 달래느라 휴식만 취합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8/1 00:16

김상화

2019-08-01 08:30

한치의 혀에서 뱉어낸 말 한마디는 인생을 좌우합니다
잘못 뱉어낸 말은 독이 되고 때로는 살인마가 되지요
그러나 향기롭고 좋은 말은 보석이 됩니다
좋은 말 한마디는 황금알을 낳기도 합니다
서울은 밤새도록 비가 내렸네요
더위 잘 이겨내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김상훈 위원장님 늘 행복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김상훈	사실 말 때문에 받는 상처가 크기는 합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톤이며 감정이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감성은 사뭇 다르니까요. 그래도 변덕이 죽 끓듯하는 이들에 비하면 차라리 그러려니 할 수 있는 문제죠.	8/2 15:24

이정연

2019-08-01 15:53

위원장님!
날씨도 더운데 비 피해까지 입으시다니 걱정입니다.
언덕위의 빨간집. 예술가의 집다운 느낌 듭니다만 말썽을 일으키다니
안타깝습니다.
쉽게 변질하는 마음은 경계해야 한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마음의 명령을 받아 뱉기 전에
깊은 강물처럼 한 차례 가라앉힌 다음에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이 덥습니다.
여름 잘 보내시고 건걍하시길 기원합니다.


김상훈	서재에 들린 김에 아예 위층 아래층 다 방문하셨군요. ㅎㅎ 25년 전 급하게 구한 집입니다만 사계를 만끽할 수 있는 산중턱에 옥상에 오르면 자갈치까지 보이는 아주 그럴 듯한 풍경이 장점이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바로 코 앞에서 아파트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 여간 괴로운 게 아닙니다. 숲은 사라지고 조망권도 침해 당하고 진동과 소음, 그리고 먼지까지......ㅠㅠㅠ 요즘 좀 괴로워요. 지내기가.....	8/2 15:30

장춘희

2019-08-04 11:06

저는 사람을 대할 때 흑, 또는 백으로 나누는
위험함을 가지고있습니다.
제 기준으로 좋은 사람은 어떤 큰 잘못을 저질러도
그저 어쩌다가 그렇게 된 실수려니 여기고,
처음 부터 경계를 했던 사람은 작은 실수도
그럼 그렇지 그럴줄 알았어, 이런식입니다.
그런 기준이 대체로 말을 많이 하는 사람,
또 본인 자랑을 많이 사람은 경계의 대상입니다.
참 잘못된 생각인줄 알면서도 그 고집이
꺾이지 않습니다.

더위가 몹시 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김상훈	흑과 백이라고 하니까 얼핏 윤후명의 글이 떠오릅니다. "검고 더럽다고 해서 무조건 악이고 희고 깨끗하다고 해서 무조건 선이라는 생각을 나는 철저히 배제한다" 참 쉽지 않겠죠. 사람들은 누구나 알게 모르게 자기 잣대가 있기 마련인데 그것은 어떤 것이 쌓인 결과라고 봅니다. 입히고, 다시 덧입힌 생각이 결국은 고정관념으로 고착화 되는....... 그러니까 제 생각엔 구분은 지어도 고착화는 시키지 말자인데 겉모습(유물)만 보고 판단했던 것이 종종 인성이나 인격(유심)으로 깨지는 경우를 수없이 목격하기 때문입니다.	8/5 02:38

당신은 지금 어느 별에 있나요

연기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