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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5-08-01 14:38
ㆍIP: 115.xxx.86
베팅 (62회)
 
 민기가 그녀에게 편지를 전하며 돌아서다 어느 원생의 방에서 흘러나오는 애절한 기
 
도소리에 걸음을 멈추었다.

 “하나님, 안녕하세요? 저 상호에요. 하나님은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이름을 다 알고 있
 
다고 원장님이 말씀하셨는데 맞지요?

 그런데 원장님이 돌아가셨어요. 며칠 전에 깡패 같은 사람들이 원장님을 때렸는데
 
아파서 돌아가셨나 봐요. 원장님이 아빠처럼 잘 해주셨는데 이제 저는 아빠가 없네
 
요.

 저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서 물어보려고요. 하나님도 아시겠지만 제가 선천적으
 
로 소아마비인 거 아시지요? 잘은 모르지만 엄마가 저를 가졌을 적에 드시던 약이 문
 
제가 있었다네요. 아빠는 저를 굉장히 창피해하셔서 여기에다 버리고 가셨나봐요.

 왜 아빠는 저를 그리도 미워하셨을까요? 어릴 적부터 아빠에 대한 기억은 꾸중 듣고
 
혼나고 매맞고 이것밖에는 없네요. 엄마도 제가 다섯 살 때 어디론가 도망가셨대요.
 
아마도 제가 미워서 그랬나 봐요. 그래도 저 엄마를 원망 안해요. 왜냐구요? 언젠가는
 
저를 보러 오실 거니까요. 그치요?

 아빠는 저만 보면 엄마 이야길 하시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때리셨어요. 그런데 저는
 
아빠를 미워하지 않아요. 저를 때리시면 어느새 진정이 되어 잠이 드셨거든요. 그래
 
서 제 별명이 샌드백입니다. 아빠의 영원한 샌드백.

 하나님, 저는 학교에 친구가 1명도 없어요. 제가 다리를 저는 것 외에는 사실 다 똑
 
같은데 친구들이 저를 보면 다 멀리하네요. 그나마 저에게 따스하게 대해 주던 철우
 
라는 친구가 그제 다른 곳으로 전학 갔어요. 이젠 학교도 점점 가기 싫어져요. 선생님
 
도 친구들도 저를 벌레 보듯이 보는 시선이 너무 맘 아파요.

 다행히 여기 친구들은 저를 부끄러워하지 않아서 좋아요. 그런데 조금 있으면 천사
 
의 집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대요. 그러면 우리 식구들은 모두 뿔뿔이 헤어져야 한
 
다는데 혜원 누나와 친구들과 헤어질 것을 생각하면 무지 슬퍼요. 여길 떠나면 엄마
 
와 아빠가 저를 찾으러 오실 때 제가 없으면 영영 못 만나잖아요. 하나님! 이제부터
 
착한 아이가 될 테니 그때까지만이라도 친구들과 함께 여기서 살게 해 주세요.

 원장님이 그러셨는데요, 하나님은 정말 하나님의 힘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응답을 주
 
신다 했는데 왜, 제 기도는 안 들어주시나요? 혹시, 하나님도 제가 창피하신가요? 그
 
래도 좋으니 저의 기도를 꼭 들어주세요….“

 민기는 상호라는 아이의 기도를 들으며 자기를 보육원에 맡기고 떠난 엄마를 원망하
 
면서도 그런 엄마를 애타게 기다리던 어린 민기를 떠올렸다. 자신도 소아마비라 학교
 
에서 친구들이 절뚝거리는 모습을 흉내 내며 놀리던 그 시절을 회상하고는 눈물이 주
 
르르 떨어졌다.

 ‘그래. 저 애의 소원을 들어주려면 작업에 합류해야겠지.’

 그는 마음을 돌려 작업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민기야, 나를 믿고 어려운 결심을 해주어 고맙다. 지금부터 우리는 이 작전명을 맛
 
데기 작업을 줄인 ‘맛작업’이라고 부르자. 그리고 꼭 한 달 안에 끝내야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선우는 사무실 문을 잠그고는 화이트보드에 무언가를 쓰며 열심히 두 사람에게 설명
 
하기 시작했다.


이름아이콘 정찬열
2015-08-04 21:49
회원사진 		중독된 도박이나 마권 의 세계
주먹세계의 단면에서 앙꼬 처럼
달콤한 綾文에 즐감하며 갑니다
무더운 날씨에 휴가도 즐기세요
이인철 작가님!
   
이름아이콘 이인철
2015-08-07 13:30
회원사진 		《Re》정찬열 님 ,
정찬열  작가님!
마약과 같은 도박의 세계는 정말 무섭지요.
자신과 주변 모두를 폐인으로 만들지요.
즐거운 피서는 즐기셨는지요?
무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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