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5-07-05 20:08

ㆍIP: 115.xxx.86

베팅 (59회)

8. 사랑과 보육원을 위하여 ‘맞작업’을 시작하다.

보육원 마당에서 혜성과 친구들이 놀고 있다가 민기가 들어서자 아이들이 놀라 피했

다. 민기가 흠칫 물러서는 혜성에게 다가가 귓가에 뭐라고 속삭이자 혜성이 주춤거리

며 문밖으로 나왔다.

혜성이 선우를 보자 경계심을 보였다. 선우가 눈인사를 했으나 혜성은 표정이 없었다.

“정말 미안해. 형이 어떻게 용서를 빌어야 할 지 모르겠네.”

“난, 선우 형이 나쁜 사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아.”

“혜성이가 그렇게 말해주니 너무 고마워. 우리 친구들 데리고 학교 운동장 가서 놀지

않을 래? 모두 데리고 나와. 오늘 신 나게 놀아보자.”

망설이던 혜성이 보육원으로 들어가 친구들을 데리고 나와 부근의 학교 운동장으로

갔다. 서로 편을 나누어 축구를 하고 거동이 불편한 아이들은 주변에서 열심히 응원

을 했다.

얼마 후 운동장으로 선우가 주문한 치킨과 피자를 가득 실은 두 대의 오토바이가 들

어왔다.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오자 선우는 일일이 피자를 자르고 치킨을 나누어 주었

다. 역시 아이들이라 어느새 거리감이 사라져 웃고 장난치며 친해졌다.

혜원은 이 모습을 멀찍이 학교 정문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도 난 당신을 용서할 수 없어!”

그녀는 차가운 음성을 남기며 돌아갔다.

음식을 다 먹은 아이들이 다시 놀기 시작했다. 선우는 그늘진 벤치에 앉아 아이들을

바라보다 선우가 두 사람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나, 금 사장과 민 여사와 세두를 파멸시키는 작업을 할 거다. 너희들 그 작업에 베팅

하지 않을 래?“

“왜?”

동시에 두 사람이 놀라며 물었다.

“그래야 저 아이들이 보육원에서 쫓겨나지 않지. 그리고 내 여자도 찾아올 수 있고.”

“어떻게?”

“모두 맛데기로 끌어들여 거지로 만드는 거야.”

“맛데기로! 금 사장이 어떤 사람이라는 걸 몰라서 그래? 아마 지구 끝까지라도 쫒아

올 걸.”

“지구 보다 멀리 도망가면 돼.”

“저번에 금 사장 배신한 갈치란 친구 말이야. 잡혀서 지금 하반신을 못 쓴다고 들었는

데…. 난 절대 못해. 난 가늘고 길게 사는 게 꿈이야.”

“맛데기에 대해 알아요? 쉽지 않을 텐데….”

“사설경마란 것 밖에. 이제부터 연구하고 작전을 짜야지. 쉬우면 재미없잖아”

“그럼, 나도 안할래요.”

“내가 너희보다 금 사장을 더 잘 알아. 너희가 병신이 된다면 난 죽음이야. 준식이

꿈이 술집 사장이랬지. 민기는 큰 음식점 갖는 거고. 이 작업의 베팅이 적중된다면 분

명히 너희 꿈이 이루어 질 거야. 약속할게.”

그의 말에 준식은 갈등하나 민기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선우가 지금 이 자리에서 결

정하는 것은 아니고 작업할 시간이 얼마 없으니 내일까지 확답을 달라 했다.

운동장에서 나온 아이들은 보육원으로 들어갔다. 맨 뒤에서 걸어가던 혜성이 문 앞에

멈추더니 아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혜성이는 형을 믿어줬으면 좋겠는데….”

“난, 누가 뭐래도 형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믿어. 누나는 밤마다 울어. 형, 다시

올 거지?”

“당연하지. 자주 올 거야. 혜성이가 형을 믿으니까.”

그는 눈물이 맺힌 혜성을 안아 그의 뺨에 뽀뽀를 했다. 이때 혜원이 나와 그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혜성의 손을 낚아 채 끌고 들어갔다. 달려가 혜원의 어깨를 잡으려는 선

우의 손을 그녀가 사정없이 뿌리쳤다.

“잠깐이라도 애기 좀 하면 안 될까?”

“난 살인자하고는 말 섞고 싶지 않아.”

살인자란 말에 충격을 받은 선우의 발이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축 져진 어깨로 발길

을 돌리는 그의 얼굴은 절망 그 자체였다.

정찬열 2015-07-08 22:59	선우가 살인자라는 말에 충격이 크나봅니다. 이인철 작가님 재미나는 글을 배람 하는 중에 "맛데기" 라고 나오는데 같은 사람을 위해 주석이 필요했으면 합니다. "59회베팅" 즐감하고 갑니다. 다음호를 기다리며...

백낙은 2015-07-09 10:27	이인철 작가님. 안녕하세요. 저는 베팅에 매회 들어오지는 못해도 한꺼번에 몰아서 보곤 합니다. 자주 안 오더라도 너무 책하지 마시고 또 외롭다고 생각하지도 마세요. 베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시며 늘 격려 하시는 정찬열 작가님 같은 분도 있지 않습니까. 정작가님은 오른 손이 불편해서 왼손으로만 타자 하시는 분이신데 저는 정찬열 작가님의 열정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답니다. 그래서 꾸준하게 글을 쓰시는 이인철 작가님과 정찬열 작가님 모두 존경합니다. 작가님. 대작이 나올 것으로 믿으며 화이팅입니다..

이인철 2015-07-12 13:22	《Re》정찬열 님 , 정찬열 작가님! 변함없는 발자취의 향기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맛데기'의 의미는 경마에서 쓰는 은어입니다. 경마의 운영은 한국마사회에서 하는 게 원칙인데 이 운영을 개인이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앞으로 이 작품에서 상세히 밝혀질 겁니다. 그리고 한 손으로 글을 쓰신다고 들었습니다. 참으로 대단하시고 존경스럽니다. 마냥 제가 부끄러워지며 부족함을 더욱 느끼게 됩니다. 늘 건강하시고 멋진 글 다산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인철 2015-07-12 13:31	《Re》백낙은 님 , 백낙은 작가님! 당치 않으신 말씀이심니다. 부족한 서재에 등불을 밝혀 주시는 마음만으로도 저는 무한한 영광으로 느끼며 격려에 몸들 바를 모릅니다. 정찬열 작가님께서 진정 훌륭한 작가님이심을 알게 되어 백 작가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저도 나름 노력하여 작가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데 워낙 졸필이라 두려움이 앞섭니다. 늘 건강하시고 주님 안에서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

베팅 (6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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