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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3-07-02 10:55

ㆍIP: 121.xxx.3

슈킹 (5회)

초. 중반에는 그의 세력이 좋은 듯 하다가 종반으로 접어들수록

현우의 실리가 힘을 얻었다. 막판에는 패가 걸려 서로의 한 수에

승패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을 때 동수가 돌아왔다.

바둑은 현우가 아슬아슬하게 겨우 몇 집을 이겼다.

"잘 두었습니다. 저 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네요. 다음에 다시 한 번

도전하겠습니다."

"별 말씀을요, 제가 도리어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동인은 근소한 차이로 패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지 끝난 바둑에서

잠시나마 눈을 떼지 못했다.

현우는 승인 난 카드와 전표를 돌려받고 선배가 알려준 입금 계좌

번호를 적어 주었다. 동인은 정확하게 입금시킨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선지 현우가 보는 앞에서 전화기의 스피커폰을 켜고 계좌이체를 했다.

입금을 확인한 현우가 일어서려 하자 이번에는 동수가 대국을 신청하였다.

동수가 거듭 조르고 동인도 관전하고 싶다 하여 그는 못이기는 척 다시

자리에 앉았다.

바둑은 동수의 대마가 잡혀 돌을 던짐으로써 현우의 불계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한 번만 더 두자는 동수의 강요에 의한 두 번째 대국에서도 그의 승리로

간단히 마무리되었다.

"동인아, 시간도 늦었는데 우리 현수 씨와 함께 저녁이나 먹으러 가는 거 어때?

우리 바둑 상대하느라 고생도 하셨는데."

갑작스런 동수의 저녁식사 제의에 그가 머뭇거리자 동인도 곁에서 거들었다.

"현수씨, 그렇게 하시지요!"

처음에 예의상 사양하던 현우도 이미 저녁 시간이 지나 출출하던 차에

한 끼 때우고 들어가자는 생각으로 승낙을 하였다. 저녁은 동수가 현우 씨도

있으니 근사한 곳으로 가자고 주장하여 근처의 일식집으로 가게 되었다.

일식집은 그들이 전에 자주 왔었는지 종업원과도 친한 듯 했고 주방장도

그들자리로 찾아와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조금 후 주방장이 특별 손님 접대용이라고 가져온 회 부위는 회 맛을 모르는

현우에게도 유난히 신선하고 쫄깃한 것 같았다. 선심을 베푼 댓가로 일어서는

주방장의 손에는 동인이 건넨 팁이 들려 있었다.

"현수 씨,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저랑 비슷한 연배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어린 것 같기도 하고..... 현수 씨는 얼굴도 미남형이고 매너도

좋을 것 같아 이쪽 계통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 같아요.

고향이 어디에요? 그전에 뭐 하셨어요?

동수가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물어 왔다.

"전에 유통회사에서 근무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회사가 부도나서

실업자가 되었지요.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데 쉽지가 않네요.

그래서 새로운 직장을 얻을 때까지 당분간 선배 사무실인 미래금융에서

일하고 있어요. 나이는 올해 서른셋입니다. 고향은 서울이고요."

"어, 동수 형하고 동갑이네."

동인이 놀라며 무의식적으로 동수에게 고개를 돌렸다. 현우도 그가

자기보다 서너 살은 위일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는데 동인의 놀라움에

덩달아 동수를 바라보았다. 이런 모습에 동수가 겸연쩍었는지

"왜들 쳐다보고 그래. 인정한다, 인정해. 나의 원숙미와 성숙함에

부러워서 질투하기는...."

엄지와 검지로 v자를 만들어 턱 밑에 갖다 댄 동수가 여유롭게 거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봐, 동수 형은 나이보다 외모가 삭아 보인다니까. 한마디로 현수 씨가

정상이고 형은 겉늙은 거라고. 안 그래요 현수 씨?"

"보기 나름이지요."

곤란한 대답에 현우가 얼른 얼버무렸다.

시간이 지나 모두 어느 정도의 취기가 올랐을 때 동수가 갑자기 두 사람을

향해 폭탄성 발언을 했다.

장해숙 2013-07-04 19:22	폭탄... 지금 밖에는 물폭탄이 쏟아지고 있네요.^*^

임세훈 2013-08-13 00:08	이작가님, 언제 한번 바둑내기 할 기회가 있을까요

장용순 2013-11-05 06:25	바둑 이야기를 하는 걸로 봐서 작가님도 바둑을 잘 두시는군요.

슈킹 (6회)

슈킹 (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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