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최 평균
ㆍ작성일	2007-10-18 02:20

ㆍIP:

대한민국 B-BOY들
강력한 비트음이 두드러진 경쾌한 음악에 맞춰
두 팀의 젊은이들이 한 명씩 혹은 수명씩 중앙 무대로 나와
브레이크댄스를 춘다.
머리를 바닥에 처박고 뱅뱅 돌다가 하느님이 뭔 잘못을 했다고
한 손으로 물구나무 서서 하늘에다 냅다 발길질도 한다.
일단의 무리들은 백인들이고 일단은 우리 대한의 아이들이다.
러시아팀 ‘TOP9’ 과 한국의 ‘T.I.P’ 팀의 배틀(Battle).

어제 저녁 케이블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B-BOY 배틀(Battle)은
오랜만에 내 눈에서 신선하고 반가웠다.
몇 번 B-BOY들의 연습장면이나 공연을 보기도 했지만
요즘엔 텔레비전을 멀리하다 보니 참 오랜만인 것 같다.

이 땅에도 이렇게 새로운 문화가 정착하고 발전하여
이 나라에 우리 것으로 토착하기도 하며
기성세대에게까지 즐거움을 주고 자부심을 갖게 하고 있다.

내가 B-BOY에 적극 관심을 둔 것은
몇 년 전 전북 남원의 요천수가 흐르는 광한루 앞 뚝 길 쉼터였는데,
저녁 노을을 즐기며 내 가족과 같이 산책을 하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경쾌한 음악소리가 들려 따라 가 봤더니
몇 명의 젊은이들이 음악에 맞춰 브레이크댄스를 하고 있었다.
얼마나 연습을 해야 저런 신기에 가까운 동작들이 연출될까 생각하며
그들의 고난도 안무를 보고 너무나도 신선해서
연습을 마치고 철수 하려는 그들에게 박수를 쳐 주고
나의 앵콜 요청으로 한 곡의 공연을 더 보게 되었었다.
그들은 흔쾌히 나의 앵콜 요청을 받아 드렸었는데
그건 아마도 그때까지 B-BOY들은
그저 가출 청소년이나 문제아로 치부하던 시대에
나 같은 기성세대의 뜻하지 않은 관심과 환호가 반가웠던 것 같다.
실제로 동네 어른들은 혀를 차며
“저런 저런 저게 뭐 하는 짓들이야?”
“일찍 집에 들어가서 공부나 하지 쯧쯧.”
하면서 지나갔으니까.

B-BOY는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사람들’을 칭하는데
여기서 여자 아이들은 B-Girl이라고 한다.

이 춤의 기원은 흑인들 차지였던 1970년대 미국 뉴욕 뒷골목에
히스패닉(중남미 불법 이주자들)이 진출 하면서 패권 다툼을 벌이는데
그들은 그때 한창 유행하던 힙합을 출 때만은
서로 공격하지 않기로 쌍방이 신사협정을 맺었고
그 후 서로 상대구역으로 몰려가 상대의 기를 죽이기 위해
온갖 묘기 같은 고난도 춤 동작으로 시위를 벌였는데
이것이 B-BOY들의 경연 대회에 배틀(Battle)이라는 말이 붙게 된 것이다.
그래서 B-BOY 경연을 보면 두 팀이(한 팀이 10여명 전후)한 무대에
동시에 출전해 한 명씩 또는 수명씩 번갈아 가며 재주를 뽐내는데
서로 상대방 팀에게 손가락질 하거나 주먹질 하는듯한 모션도 보이고,
자기 팀의 묘기를 잘 보란 듯이 자기 팀 댄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하고 야유하는 듯한 동작도 보내지만
경연이 끝나고 나면 서로의 춤사위를 칭찬해 주고
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는 국적 다른 친구가 된다.

그런 이유로 이 춤이 폭력과 공포에서 생겨났지만
평화와 안식을 갈구하고 폭력과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자유 의지가 담긴 춤이라고 평가 한다고 한다.

이제는 B-BOY가 허접한 문제아들의 미친 짓에서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Art 반열에 올랐다.
그것도 대한의 B-BOY 배틀은 최고수준이라고
전 세계의 마니아들이나 전문가들은 인정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렇게 인정 받는 건 세계 4대 B-BOY대회에서
끈임 없이 대한의 아이들이 대단한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그 4대 세계 대회는 독일의 ‘베틀 오브 더 이어’,
영국의 ‘유케이(UK) B-BOY 참피언십’, 미국의 ‘프리 스타일 세션’과
해마다 국가를 옮기며 개최하는 ‘레드불 비시 원(BC One)’ 이다.

특히 세계 B-BOY월드컵이라는 독일의 ‘베틀 오브 더 이어’ 에서
한국의 ‘익스프레션’ 팀이 2002년, 2003년 연이어 우승과 준우승을 해
B-BOY가 뒷골목 아이들에서 아티스트로 인정 받는 계기가 됐으며
2004년과 2005년에도 한국의 다른 팀인 ‘겜블러’와
‘라스트 포원’ 이 계속 우승의 역사를 이어 갔고
어제 내가 시청한 배틀 경연도 지난 10월 14일
영국의 브릭스톤 아카데미에서 열린 ‘유케이 B-BOY 참피언십’ 에서
러시아 팀과 배틀을 벌여 한국의 ‘T.I.P크루’ 팀이 우승한
배틀 공연 녹화 방송 이었다.
아마도 우리의 자랑 양궁처럼
타국의 연합 견제나 약간의 주최측 편파판정을 제외 한다면
이보다 더 커다란 업적을 이어 갔을 것이다.

지난날 뉴욕 타임스는
‘한국은 B-BOY의 새로운 물결의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라고 적었고
실제로 한국에는 약 3000명 정도의 B-BOY들이 있고
이중 100여명은 세계적 기량으로 이 팀들의 공연 동영상은
세계 B-BOY들의 교과서가 되고 있으며
2008년 하계 베이징 올림픽대회 개막식 전야제에는
한국의 ‘겜블러’ 팀이 단독 초청 공연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2005년도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B-BOY전용 극장이
홍대 부근에 문을 열어 ‘B-BOY를 사랑한 발레리나’ 라는 제목으로
막을 올리고 ‘익스트림 크루’ 팀이 공연을 하고 있는데
2005년 12월 첫 공연 후 현재까지 총 750여 회의 공연과
성인 관람료가 5만원으로 다소 비싼 가격인데도
30여 만 명이 관람을 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B-BOY뮤지컬은 ‘굳모닝 B-BOY’, ‘아가씨와 건달’ 등
10여 개가 있으며 ‘겜블러’ 팀은 국민은행 CF에서
1억 원의 게런티를 받았다고 하며 이런 수준급 팀들은
각종 행사의 바쁜 스케줄로 팀을 반씩 나눠서 공연을 소화하고 있다.

나는 이제 그들이 하는 공연을 즐기고 박수를 칠뿐
프리즈(허공에서 일시 정지)나 헤드스핀(머리를 땅에 대고 돌기) 등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중력 거부 행위는 할 수 없다.
내 나이에 쉬운 동작이라도 시도 했다가는
곧바로 팔다리가 성하지 못한 채 정형외과로 실려 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단지, 이제는 더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땀으로 일군 춤사위에 많은 박수를 쳐 줘야 할 것이다.
자원 없고 돈 없는 우리 열악한 대한민국에서
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치는 자랑스런 우리의 B-BOY들.

다행히 국내의 LG전자에서 B-BOY문화 활성을 위해
5년간 100억을 투자 한다 하고, 삼성경제 연구소는 B-BOY를
올해의 10대 히트 상품으로 선정 하였으며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자국의 자랑거리로 육성한다고 하여 반가우나
혹여 지나친 간섭으로 정, 재계 목적의 수단이 되어
그들만의 문화가 변질 되는 것을 경계해야 될 것이다.
과도한 상술에 휘둘리지 않고 그들만의 순수한 참 문화로
이 나라에서 계승 발전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KBS N뉴스는 ‘T.I.P’를
1996년에 고등학생에서부터 20대 후반까지 15명 멤버로 이뤄진
우리나라 최초의 B-BOY팀 이라고 적고 있다.

이제는 전 세계적 문화 코드로 자리잡고 스포츠로도 각광받는
B-BOY 세계에서 우뚝 서서 거침없이 나아가는 대한의 젊은이들….
오늘은 대한민국 만세요, 우리 대한의 젊은이들 만세다.

2007년 10월 17일 저녁에

최 선경: 안녕하세요. 최작가님. 동네 백화점 앞 상설 무대에서 공연하는 젊은이들을 몇번 보았습니다. 어느날 인천 지하철 역 구내 공간에서 춤을 연습하는 팀을 본적도 있고요. 그렇게 딱딱 맞춰서 하려면 얼마나 많이 연습을 해야할까 생각했지요. 물론 그들은 취미도 재능도 겸비하고 있어 내가 생각하는만 큼 힘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요... 최작가님의 글을 보며 그들이 떠오르네요. -[10/23-18:11]-

김영진: 최시인 안녕하신가? 비 보이 춤사위에 상세한 격찬을 감흥하네.
그래 요즘은 어떠신가? 나는 서울에 볼일이 있어 몇일 출타 중이었지
이번 주말에도 서울에 있을것 같은데 일요일 쯤 얼굴좀 볼 수 있을까 하네.
바쁘지않으면 이슬이 한잔 어떠신가? 내가 영등포 쪽으로 가겠네.
자네의 좋은 글에 머물다 간다네. -[10/25-07:36]-

주 환: 스포츠 뉴스를 잘 보지 않아, 처음 접합니다. 이 소식! 텔레비전 채널도 다양하게 보아야하는데, 저는 편식을 하게 됩니다, 관심 있는 채널만 훑어보고 넘어가곤 하지요! 특별한 국제적 경기 아니면 스포츠와 거리가 머니...., 머물다 갑니다. -[11/01-04:36]-

회혼례(回婚禮)

안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