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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11-24 17:30
ㆍIP: 58.xxx.124
참다운 가족
참다운 가족

        권영심  ( 2021 , 11 , 24 )

인류사가 시작된 이래, 인간에게 가장
큰 적은 바로 가족이자 형제였다.
가족이나 형제를 위해 목숨도 바치지만
그보다 권력이나 재물 때문에 가족과
형제를 죽이고 증오하는 일들이 더 많았다.
조선의 이방원이 잔혹하다고 하지만 그
는 충분히 잔혹해질 이유가 있었다.
이성계가 좀 더 현명했더라면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세계의 왕조사엔, 오로지 왕자로
태어난 죄로 계승자나 아버지에게 참혹
하게 죽는 일이 너무나 많았다.
왕자가 아니더라도 어딘가에 태어났다
는 것만으로 ,죽임을 당하는 일도 비일
비재했는데 죽이는 사람들은 바로 가족
이었다.
그것이 인간이었다.
그러나 그 인간이 바로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고 가문을 위해 기꺼
이 생명을 초개같이 여겼다.
동물 가운데 그렇게 할수있는 존재는
오로지 인간 뿐이다.

가족을 죽이느냐 ,가족을 위해 죽느냐,
그 한 끗의 차이가 인간을 위대한 존재 로, 또는 버러지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 시키고 만다.
왕조나 재벌이 아니더라도 너무나 평범
한 사람들도 작은 돈을 위해 부모도 죽이고 형제도 죽인다.
대체 가족이 뭐란 말인가?
심청이는 눈먼 아버지를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인신매매되어 인당수에 퐁당
몸을 바쳤다.
피죽 한 그릇 못 먹는 가난인데, 병든
어머니가 고깃국을 먹고싶어 하면 우리
의 효자 효부들은 허벅지 살을 베어 국
을 끓여 드린다.
옛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그런 효가
존재했었다.
이 시대에도 그 보다 더한 효가 존재하 기에 인간은 불가사의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란 따뜻한 드라마
에서, 몇 번이나 간 이식을 비롯해서 자신의 신체를 가족에게 주저없이 주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드라마이기에 그렇지 하지만 그 드라머
의 에피소드는 실제 의사들의 경험들이
라고 한다.
회생 가능성이 거의 없는 아이를 위해
온 몸과 마음을 다 바치는 부모도 있어
눈시울을 적셨다.
오늘 모임이 끝나고 몇 명이 모여 차를
마셨는데 회원 한 사람이 전화를 받더니
카페 안이었는데도 대성통곡을 했다.
그러나 내용이 너무 심상찮아서 우리들
은 숨을 죽인 채 듣기만 했다.
그녀가 겨우 울음을 그치고 처음 내뱉은
말이 대체 핏줄이란 뭔가요? 였다.
그녀의 이야기는 과연 대성통곡 할만
했다.
단 두 자매인데 언니의 큰 딸이 급성 간
암에 걸려 방법은 단 하나, 간이식 뿐이 라고 의사가 말했다.
그런데 온 식구가 나서서 검사를 했는데
이식이 가능한 사람이 없었다.
간이식이란 것이 굉장히 어려운 것이어
서 가족이래도 아무나 해줄 수 없다.
이제 겨우 스물 다섯의 딸이 죽게 생기
자 언니는 거의 미칠 지경이 되었으나
도리가 없었다.
도너가 나타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가운데 한 남자가 찾아 왔다.

그는 이복 오빠였는데 ,그녀는 복잡한
가족사를 울면서 털어 놓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말하자면, 아버지의 불
륜녀였고 그로 인해 본부인은 이혼한 뒤
아들을 데리고 친정이 있는 미국으로
가버렸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녀와 언니는 얼굴도 못 본
이복 오빠였고 ,한 번도 만나지 않았는 데 아버지가 돌아갔을 때 처음 만났다.
아버지는 재산의 대부분을 아들에게 남
겼고 유언장엔 그 아들에 대한 죄책감
과 그리움으로 가득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헤어져 서로 보지 않았는데
언니는 딸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연락을 했단다.
그런데 그 이복오빠는 듣자마자 병원으
로 달려 왔고 검사를 했는데 기막히게도
이식이 가능한 몸이라는 것이다.
그 전화를 받고 그녀가 그렇게 대성통곡
을 한 것이다.
그 오빠가, 내 조카가 죽게 생겼는데 해 줄 수 있는 것을 왜 못하겠느냐고 하면 서 당장 입원한다고 했다.
우리들은 모두 먹먹한 심정이 되어 눈시 울이 뜨거워졌다.
그것이 가능한 것일까?

오빠를 봐야 한다면서 일어서는 그녀를
따라 모두 헤어졌지만 긴 여운이 아직
까지 남아 있다.
어떤 인품의 소유자이면 그런 결정을
할수 있을까?
친 조카도 아니고 ,자신과 어머니를 먼
이국으로 쫒겨나게 만든 여자의 자식의
딸에게 간을 내어줄 수 있는 마음의 그 넓이를 도무지 헤아리지 못 하겠다.
결국은 핏줄의 작용일까?
한 아버지의 핏줄이고 그래서 가족이란
생각이 그를 수술대로 인도한 것일까?
그게 핏줄이라면 그렇게 할수있는  핏줄 의 끌림이 새삼 전율스럽다.
위험한 대수술이지만 반드시 성공하고
두 사람 다 건강하게 퇴원할 것을 굳게 믿는다.
그리하여 진정한 오빠와 동생, 가족을
새로이 만나는 경사가 될 것이며 피를
나누고 간을 나눈 가족의 결속력은 정말
그 누구도 허물지 못할 것이다.
그런 가족이 너무나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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