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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11-21 20:44
ㆍIP: 58.xxx.124
기적시리즈
#권영심의글
-기적  - 8-3

     권영심

-...고맙습니다..-
어느날 저녁 식탁에 둘이 남게 되자, 아내가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아무 말하지 않고 사과를 입에 집어 넣었습니다.
며칠 전 그는 아내에게 말하지 않고 베트남 처가에 돈을 보내 주었습니다.
오늘 장모가 전화를 해서 그것을 말했나 봅니다.
- 너무 큰 도움이 되어서... 고맙습니다 -
그는 갑자기 거칠게 아내의 손을 움켜 쥐었습니다.
-내가..마이 벌어서 고향에 매달 돈을 보내 줄끼라.
그라믄  니는 도망 안가제?
여기 있을꺼제? -
아내는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남편을 바라보았습니다.
아버지 보다 딱 한 살이 어린 ,이 늙은 남편의 눈에서 그녀는 간절한 그 무엇을 보았습니다.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 했었는데 이 마음 가득한 안쓰러움은 무엇일까요?

그녀는 일어서서 남편의 곁으로 가서 두 팔로 그의 머리를 가슴에 안았습니다.
남편은 첫 아내에게서도 느끼지 못했던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이 이국의 여인 에게서 느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 다.
아이들은 여전히 그녀를 엄마라고 부르 지 않았지요.
그런데 겨울 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오후에, 그녀는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습 니다.
남편은 농협의 일로 출타하고 없었고, 학교를 모르는 그녀는 고모의 집으로 달려 갔습니다.
큰 아이가 반에서 싸워 다쳤다는 말에 고모는, 고물 트럭에 그녀를 태워 학교 로 갔습니다.
큰 아이는 얼굴 여러 곳에 피멍이 들었 고 ,같이 싸웠다는 아이도 마찬가지의 모습 이었습니다.
싸운 원인은 그녀 때문 이었지요.
니 엄마는 계모고 베트남 여자라서 곧 도망갈거다라고, 놀린 친구와 큰아이는 피터지게 싸운 것입니다.

그녀는 먼저 친구의 손을 잡고 또박또박 말했습니다.
-맞아 . 나는 계모고  베트남 여자야.
그런데 틀린 말이 있어, 나는 도망 안 가.
ㅁㅅ인 내 아들이고 나는 ㅁㅅ일 사랑하
고, 나는 여기서 행복해.
여기서 ㅁㅅ이 동생들 많이 낳고 살거야
그러니까 앞으로 그렇게 말하면 안돼 -
남편에게서 밤마다 배우고 연습하고 복습한 그녀의 말은, 또렷해서 친구를 놀라게 했고 결국 큰아이에게 사과했 습니다.
고모는 트럭을 몰고 읍내 볼 일을 보러 갔고 ,두 사람은 집으로 가는 길을 함께 걸었지요.
그녀는 처음 걷는 길이었습니다.
얼마나 말없이 그렇게 걸었을까요?
갑자기 큰 아이가 길에 주저앉으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를 부르며 아이는 그렇게 목 놓아 울었습니다.

그 엄마가 자신이 아닌 줄 그녀는 알고, 아이 옆에 서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울다가 지친 아이의 어깨를 잡고 그녀는 쪼그리고 앉았습니다.
-ㅁㅅ아, 엄마는 하늘나라 가셨어.
네가 많이 슬퍼하면 엄마도 슬퍼해.
나는 네 엄마는 되어줄 수 없어.
그런데 마미는 되어줄 수 있어.
마미.  마미라고 불러 줘.
마미라고 불러주면 난 참 행복할거야 -
아이는 그녀의 얼굴을 한 참 바라보더니 입술을 달싹였습니다.
-마...미...-
-그래! 난 마미야 ! -
그녀는 아이에게 등을 보였습니다.
-마미가 업어줄께,베트남에 있는 내 동생들도 울고 나면 업어줬어 -
그 날 큰 아이는 마미의 등에 업혀 집까 지 왔습니다.
그녀의 등에서 잠든 아이를 보고 남편이 놀라서 소리 지르려는 것을 그녀는 말리 면서 아이를 방에 잘 뉘었습니다.
-난 이제부터 마미예요!
ㅁㅅ이 ,ㅇㅅ이 마미! -선언하듯 또렷한 한국어로 소리치는 이방인 아내를 남편 이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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