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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11-18 17:45
ㆍIP: 58.xxx.124
24시간 영업을 허하노라
24시간 영업을 허하노라

            권영심 ( 2021 , 11 , 18 )

위드코로나라는 명목으로 영업 시간
제한이 해제된 지 며칠이 지나갔다.
뉴스를 보면 홍대, 이태원 등 여러 곳의
자영업자들이 많이 기뻐하고 있다.
큰 가게는 크게 손실을 보았기에 밀려드
는 손님들이 많이 반갑고 기대가 많을
것이다.
그런 거리의 가게들은 임대료도 어마무
시하니까 버티고 지낸 시간들이 정말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내 가게가 있는 곳은 변함이 없다.
새벽 5시까지 문을 열어놓고 있으나,
10시 정도가 되면 거리는 무인지경이
된다.
10시가 통금이라고 설정되어 있는 듯,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그래도 새벽 5시까지 불을 켜 놓는다.
나는 무엇을 기다리는 걸까?

손님이 있거나 없거나 우선 가게에 있는
것이 좋다.
집에 있어도 잠을 안 자긴 마찬가지이니
바람도 쐬고 하늘도 보고, 이것저것 만질 수 있는 가게에 있을 수 있는 것이 좋다.
자유란 좋은 거구나...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 시간 제한이라고
해서 가게에 불을 켤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불을 켜 놓고 가게에 있는 것
자체가 너무나 불편했다.
간혹 장사하느냐고 문 열어 보는 사람도
있어 시간되기 전에 문을 닫고 나왔다.
지금은 무조건 새벽 5시까지 불을 켜고
있어 본다.
그러나 아직 단 한 명의 새벽 손님이 온
적이 없다.
주변의 가게들도 12시  즈음에 불을 끄는 추세다.
다니는 사람이 아예 없기에 그런 듯 하다.
코로나 이전엔 늦은 시간,새벽손님들이 오히려 많았다.

그런데 뉴스를 보면 복장이 터지다 못해
알수없는 분노가 생긴다.
이 나라의 상권이 모두 번화가에 있고
대로변에만 있는가?
거미줄같이 이어진 골목에 위치한 가게
들, 그리고 한적한 뒷길에 자리잡은 가게들이 더 많다.
그런 가게들은 기존의 손님들이 다시 돌
아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본다.
그런데 손님이 넘치는 가게들만 보여
주면서, 마치 무슨 축제 분위기라도 된
듯 하다.
금방 경제가 살아나고 경기 회복이라도
되는양 ,목소리까지 발랄한 것을 보면
내가 지금 무슨 사회에 살고있나를 진심
생각해보게 된다.
큰 손실을 보았건, 작은 손실을 보았건
가게 규모에 따른 차이일뿐, 고통의 시간은 같이 겪었다.
오히려 작은 가게에서 작은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완전 생계이기에 더
절박하고 매상이 절실할지도 모른다.
장사의 규모는 천층 만층이고 웃는 사람
이 있으면 우는 사람이 있는 것이 세상 의 법칙이다.
마치 일찍 터트린 샴페인처럼, 그렇게
북적이고 난리치는 곳만 조명하지 말았
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는 것이 잘못이
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먹고 사는 것까지 걱정하게 되는 날들이
오리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다들 힘들기에, 함께 힘들면서
그래도 이렇게 살수있는 것만이라도
행복이라고 매일 매일 스스로에게 기합
을 넣는다.
곧 나아지고 ,이제 손님들이 찾아 올 것
을 믿지 않는다면 이 기다림의 시간은
숨이 막힌다.

지금까지도 견뎌 왔으니 앞으로는 반드
시 더 나아질 것이다.
코로나에 걸리고 위중해져서 죽은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도리어 송구하다.
그럼에도 뉴스 시간에 보이는 광경은
마음이 아플 때가 많다.
저러다가 확진자가 많아져서 다시 사회
적 거리두기가 실행된다면 나와 같이
철저하게 지키는 사람들은 대체 뭐가
되는가?
마구 뒤엉키듯이 손님들로 가득한 가게
가 부러운 것이 아니라 무섭다.
좀 지켜주고 방역을 실행하고 다른 사람
들을 생각해주기를 바라면 안 되는
것일까?
매일 확진자는 많아지고 그 원인도 가지
각색이지만 너무나 몰리는 곳이 진원지
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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