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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한영택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한영택
ㆍ작성일 2024-02-20 21:22
ㆍIP: 1.xxx.79
길 위의 인생 11

길 위의 인생 11 (비싸도 잘만 놀아요)

한영택

여름 한철 대부분의 사람은 계곡이나 바닷가를 찾지만, 시원한 물놀이장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 가창 스파밸리(물놀이장)다. 이곳은 지역 사람뿐만 아니라 타지역에서도 많이 찾아온다. 구미, 영천, 경주와 바닷가 인접한 포항, 울산, 부산에서도 오는데 주로 학생이거나 젊은 층 사람들이다. 손님이 없는 탓에 오늘은 스파밸리에서 역과 터미널로만 왔다 갔다 반복하는데, 최소 10km 이상 거리이고 탔다 하면 요금이 1만 원 이상이라 괜찮은 편이다.  

첫 번째 콜은 어린 학생 3명이 “서부정류장요”한다. 가는 중 “서부정류장에서 또 어디로 가려고?” “거창 요” “학교는?” “중 1요“ “아따 중학생이 멀리서 왔네. 집에서 보내 주더나?” “예” “입장료 얼마 주고 갔나?” “35,000요” “학생은 29,000으로 아는데(학생증 지참 시)?” “인터넷으로 할인 구매 했는데요” “비싼 돈 주고 멀리까지 왔는데, 폐장(저녁 6시)까지 더 놀다 가지?” “아침 9시에 와서 실컷 놀았어요. 힘이 달려서 더 못 놀겠어요.” “재미있게 놀았냐?” “예” 다들 엄마에게 용돈 받아서 왔다는데, 교통비(택시, 버스), 식사비, 입장료 감안하면 한사람 10만 원 이상은 들었겠다. 암튼 부모는 자식이 원하는 걸 웬만하면 다 들어준다.

두 번째 콜은 아가씨 3명이 “동대구역 갑니다.” 가면서 저들끼리 조잘거린다. “대학생이요?” 묻자 “학생은 아니고 직장에 다녀요” “아 그래요 어디서 왔는데요?” “경주에서 왔어요.” “경주 어디요?” “성건동이요” “아 제가 학창 시절 경주에서 좀 살았거든요” “같은 고향 사람이라 물어봤죠. 경주 정말 좋은 곳이죠. 여기 입장료가 비싼 편인데 본전 뺐어요?” “사람이 많아 고루 못 해보고 좀 아깝지만 멀리 와서 놀고 가는 재미도 있잖아요.” 하긴 그렇지 젊을 땐 친구들과 멀리 낯선 곳으로 다니며 노는 재미 솔솔 하니까

세 번째 콜은 젊은 남녀 2명이 “복합환승터미널요” “터미널에서 어디로 또 갈라고요?” “부산요” “바다가 가까운데 해운대로 가실 걸?” “땡볕은 싫고 실내 수영장이 좋아요” “잘 놀았어요?” “별로요” “입장료가 너무 비싸요. 성인 58,000원, 학생 25,000(학생증 지참)인데 인터넷 구매해서 35,000원 주고 들어갔는데, 그래도 비싸요” 멀리까지 와서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모양이다. 필자도 물놀이 좋아하고 수영에도 자신 있지만, 느낌으로 비싼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만족도에 따라 다르고 주로 젊은이들 층이라 필자는 틈새에 끼여 안 놀아봐서 잘 모르겠다.

옛날얘기지만 어릴 적 시절을 떠올려 본다. 시골에 살았던 필자는 강가나 개울가 바닷가에서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멱 감고 잘도 놀았다. 수심이 깊은 곳에서 몇 번이나 물을 먹고 나서야 수영도 자연스레 익혔다. 없는 게 많았던 시절이라 부모님께 용돈 타 쓴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고 무비용으로 해결했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경제 수준도 높아지고 생활문화도 달라지니 자녀에 대한 부모님의 애착이 더 큰 것일까? 아이들의 욕구가 더 강해서일까? 편하게 즐기는 걸 선호해서일까?    

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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