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한영택
ㆍ작성일	2021-05-29 06:50

ㆍIP: 110.xxx.186

남원 춘향전국마라톤대회

남원 춘향전국마라톤대회

한영택

한번은 가고 싶었던 곳. 초목이 갈색으로 변하고 나뭇잎 떨어져 겨울로 가는 길목이다. 아침 기온 12℃ 다소 쌀쌀한 날씨지만 마라톤 하기엔 적합한 날씨다. 민족의 명산 지리산의 정기를 받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곳, 춘향의 절개가 살아 숨 쉬는 사랑의 도시 남원 춘향골 체육공원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다.

매달 한 번은 공식 대회에 참가해 10km, 하프 코스를 뛰었고, 11월 5일에는 JTBC 서울국제마라톤대회 풀코스(기록 3:43‘31)를 뛰고 온 직후라 기량이 최고로 좋아진 상태에 있다. 오늘은 가뿐하게 뛰고 식도락에 광한루원 관광이나 하고 가야지 하며 그런 생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터라 일행과 대회장주차장 한쪽에 자리를 잡아놓고 경기를 마친 후 만나기로 하고는 각자의 행동에 들어갔다.

몸 풀려고 가벼운 달리기로 운동장을 한 바퀴 돌자니 웬걸 지난 4월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대회에서 만났던 부안초등학교 이윤록 교장선생님과 Seetly Sue(여), Adam Tomas(남), Jacques Louw(남)이 보이지 않은가? 아! 여기서? 너무 반가워 먼저 인사를 하자 정말 반갑다는 표정이다. ‘Nice to meet you’ 같이 온 처음 보는 외국인 동료와도 같이 인사를 나누고 일행 10명과 같이 인증사진도 찍었다.

09:00부터 5분 간격으로 풀, 하프, 10km, 5km 출발이다. 필자는 10km 코스를 뛰는데 체육공원운동장 Start → 오동초등학교(5km 반환) → 효기삼거리(10km 반환)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면 된다. 각자 신청코스가 달라 외국인 중 몇 명은 하프 코스를 뛰고, 나머지는 10km, 5km를 뛰는 거 같았다. Seetly Sue, Adam Tomas, Jacques Louw은 10km를 뛰어서 필자와 같이 출발점에서 기다리다 신호가 떨어지자 먼저 보내고 맨 나중에 출발했다.

1분 늦었지만, 곧바로 따라잡을 거라 했는데, Seetly Sue가 경기력이 많이 좋아진 거 같다. 2km쯤 달려서야 같이 뛰게 되었는데 자신감 있는 표정이다. ‘저랑 같이 잘 뛰어 볼까요?’ ‘Ok’ 스피드를 올려도 잘도 따라온다. Adam Tomas와 Jacques Louw도 나란히 페이스를 맞추며 반환점 5km까지 달렸다.

반환점 이후부터 좀 더 스피드를 올렸는데, Jacques Louw는 바짝 따라붙는다. 어느 운동이든 다 그렇겠지만 마라톤 또한 신체조건이 좋으면 유리하다. 거기다 훈련까지 잘된 사람이면 상대하기 버거울 것이다. Seetly Sue는 힘에 부치는지 조금씩 처진다. 필자는 스피드를 줄이고 보조를 맞추려 천천히 달려주었다. 7km 지점까지 달려가니 앞에 가는 사람이 별로 없다. 우리가 선두권에 속한 거 같다. 그렇게 8km 지점까지 달려가다 기록을 의식한 필자는 Seetly Sue와 Adam Tomas에게 먼저 가겠다며 앞서 뛰쳐나간다.

남은 2km를 강하게 밀어붙여 운동장으로 들어선다. 트랙을 한 바퀴 돌아 참가자들의 축하 소리를 들으며 힘차게 골인한다. 10km 45분 18초. 양호한 기록이다. 잠시 후 Adam Tomas 47분, Seetly Sue 48분, Jacques Louw 56분, 차례로 들어오니 5km를 뛰고 먼저 들어 온 외국인 일행이 이들을 맞는다. 필자는 Seetly Sue, Adam Tomas, Jacques Louw, 외국인 동료들과 인증 샷을 하고 또 만날 것을 약속하며 걸음을 돌렸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호흡을 같이하며 뛰어 본 즐거운 달림이었다.

2017 남원 춘향전국마라톤대회 (17.11.26)

이어서 광한루원(전라북도 남원시 천거동 233) 관광

경기 후 남원시 길남한정식에서 거하게 식사를 했다, 남원의 5 味라 할 수 있는 추어탕, 흑돼지, 산채백반, 향토 술(황진이주, 주몽주, 남원막걸리), 남원한과가 있다지만, 오늘은 산채백반에 향토 술(남원막걸리)로 만족한다. 식도락을 끝내고 남원 광한루로 갔다.

먼저 월매집을 구경했다. 입구에 청사초롱이 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남원부사의 아들 이몽룡이 광한루 구경 길을 가던 중 그네를 뛰고 있던 성춘향에게 반해 사랑에 빠졌다. 월매집은 당시의 부용당과 행랑채를 재현해 놓았는데, 행랑채엔 몸종 향단이 방이 있고, 본채에는 월매방, 옷방, 춘향이방, 부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몽룡과 성춘향이 백년가약을 맺은 부용당, 장독대 옆 소원을 빈 장원급제 기원단, 연못 안 복항아리 동전 던지기, 사랑을 싹트게 한 그네가 있었는데, 연인 또는 부부와 같이 그네를 타보는 재미도 솔솔 하겠다.

이어서 춘향관으로 갔는데 ‘1992년 완성했다는 춘향관은 멋스러운 그림이 디지털로 표현되어있었고 유물과 서화, 장신구, 국내와 출간된 춘향전 관련 자료들이 채워져 있었다. ‘나비’를 따라 걸어가며 춘향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세로로 긴 화면에 그려진 멋스러운 그림을 따라 나비가 폴폴 날아간다.

하늘나라 월궁을 광한루라 했나? 옛 시인 묵객들은 한양 궁궐의 경회루가 있고, 지방에는 남원의 광한루, 평양의 부벽루,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를 4대 누각으로 꼽았는데, 그 중 광한루가 그 중 으뜸이다. 경회루는 궁궐의 건물로 황실에서 지은 곳이고 평양의 부벽루는 가볼 수 없는 곳이다. 진주 촉석루는 6ㆍ25 때 불에 타 지금의 건물은 1960년 5월경 복원해 복원 역사가 짧고, 밀양의 영남루는 1844년에 지어 복원 역사가 길지 않다. 광한루는 1419년에 지어 1597년 정유재란 때 불탔으나 1626년에 복원한 건물로 복원 역사 면에서도 으뜸이다.

광한루원을 고루고루 둘러본 시간이다. 광한루, 오작교, 영주각, 안월정 등 연못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데, 연인과 부부가 함께 지나면 금실이 좋아진다는 오작교를 거니는 객들의 풍경이 투명한 물빛에 아름답게 비친다. 벚꽃이 활짝 피는 봄날이면 최고의 코스가 될 것 같다. 봄날에 피어나는 꽃처럼 사랑도 곱게 피었으면 좋겠다.

정대수 2021-07-13 11:23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한영택 작가님 안녕하세요. 마라톤과 관광을 겸해서 하셨군요. 그렇죠. 남원하면 춘향이와 관련된 지역 관광을 뺄수가 없지요. 아무튼 작가님의 마라톤 사랑은 대단하십니다. 저는 조금만 뛰어도 숨이 턱까지 차서 어질어질 한데...ㅎ 초복이 지나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데 코로나19는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되어 많이 힘든 시기입니다. 모쪼록 건강관리 잘 하셔서 행복한 여름나기가 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한영택 2021-07-15 18:59	《Re》정대수 님 , 정대수 작가님 안녕하세요? 2017년 열심히 마라톤대회 찾아 다닐 때의 글 한꺼번에 몇 편 올렸습니다. 당시엔 마라톤 클럽 멤버도 좋고 여러 여건이 잘 맞아 매월 각 지역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가고 싶은 곳을 골라 다녔습니다.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서 운동도 하고 관광도 하고 일거양득으로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 19’ 발생 시점인 작년 2월부터 전국적으로 공식대회는 모두 취소가 되고 지금까지 열리지 못하고 할 수가 없었기에 당시의 멤버도 흩어지고 각자 개별운동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나이도 있고 공백 기간이 너무 길어버렸기에 화려했던 그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옛 그리움이 되어버렸습니다. 모든 것은 한때이고 그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면 다시는 그런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이제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겠죠?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고 놀 수 있을 때 놀자 입니다 인생은 짧고 세월은 금방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날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금오산 산행

낙조가 아름다운 사천 해안 길을 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