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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한영택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한영택
ㆍ작성일 2021-05-29 06:48
ㆍIP: 110.xxx.186
남해 노량 앞바다 해안 길을 달리다

남해 노량 앞바다 해안 길을 달리다

한영택

매번 타지역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이른 새벽부터 서두른다. 오늘은 남해대교 인접 노량광장에서 열리는 ‘보물섬 남해 800리길 마라톤대회’에 간다. 각 도시마다 열리는 대회는 대부분이 아침 8시~9시 사이에 경기를 시작한다. 대구에서 남해 노량광장까지는 200km로 약 2시간 30분 걸린다. 경기 시작 30분 전까지 대회장에 도착해야 해서 새벽 6시에 출발한다. 먼 곳까지 가는 것은 꼭 마라톤만 하자고 가는 것이 아니다. 가보지 않은 곳을 찾아 주변 풍광도 보고 체험 관광을 하는 것이다.  

보물섬 남해 800리 길은 1968년 12월 31일 최초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총면적 535,676㎢에 거제 지심도에서 여수 오동도까지 걸쳐 수많은 유 무인도로 이뤄졌다. 난대성 식물과 산호 군락이 분포된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회장인 노량광장(경남 남해군 설전면)에서 남해대교는 150m 거리, 노량대교는 750m 거리에 있다. 1598년 왜구의 침입으로 노량해전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으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묻혔던 곳, 장군의 혼이 살아 숨 쉬는 충렬사가 있는 곳이다.

오늘은 노량앞바다를 배경으로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달리는 코스이다. 황사도 아랑곳없이 5월의 신록만큼이나 하늘도 푸르고 화창한 날씨에 남해의 관문인 이순신 장군의 얼이 깃든 남해대교 밑 설천면 노량광장에서 약 4,000여 명의 달리미들로 북적거린다. 경기 시작 전 흥겨운 노래와 춤으로 참가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치어리더의 공연과 응원하는 모습이 절로 흥을 돋우고 있다.

출발점은 설전면 노량리 거북선전시관(400m) 지나 남해충렬사 앞에서 출발한다. 설천로와 강진로, 선소로를 지나 남해읍 섬호방파제에서 반환(풀코스 기준 21km 지점)하는 코스로 수려한 강진만을 감싸는 해안선을 달리며 파란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향긋한 봄 내음이 어우러진 해안 길을 마라토너가 아니면 누가 두 발로 달려 볼 수 있을까? 정말 설레는 순간이다.

신호와 함께 10분 간격으로 풀코스, 하프 코스, 10km 순서대로 출발한다. 필자는 오늘 10km를 뛴다. 잠시 후 해안 길은 알록달록 길게 늘어져 꼬리에 꼬리를 문 행렬이 이어진다. 최초로 99%가 해안 길로 이뤄진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 호흡하며 마라톤의 즐거움을 최고로 만끽하는 것이다. 병풍처럼 둘러싸인 한려해상 남해 해안 길은 눈길이 닿는 곳 어디나 감동을 주고, 깨끗하고 맑은 공기는 폭발적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었다.

싱그러운 햇살에 녹음이 상쾌한 기분이지만. 오월의 햇볕이 따갑다. 한낮 기온이 28℃이라는데, 다행히 10km라 되돌아오는 길이 멀지 않아 가장 더운 시간은 피할 거 같다. 달리는 내내 평탄한 해안 길과는 달리 골인 점 500m 전에 약 100m의 오르막이 있어 막판에 좀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완주를 축하하는 사회자의 안내를 들으며 가뿐하게 들어온다. 10km 기록 50분 39초.

보물섬 남해 800리 길 전국마라톤대회 (17.05.07)

이어서 독일마을 관광

노량주차장 30km(35분) → 독일마을 40km(45분) → 초전마을 16km(20분), 되돌아오는 길 전도마을 38km(40분) → 초양대교이었다.

독일마을은 2001년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와 봉화리 일대에 조성된 마을로 독일 교포들이 직접 독일에서 건축 자재를 들여와 전통적인 독일 양식의 주택으로 건립한 곳이다. 지금은 실제 주거지도 있고 관광객을 위한 찻집, 술집, 민박집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는데, 게스트하우스에서 마셔 본 수제 생맥주는 살아 있는 맛, 카스나 하이트는 비교가 안 되었다.

초전마을(미조면 송정리) 항도방파제 바다전망대에서 보면 딸섬, 너불여가 보이는데, 멀리 딸섬 옆 너불여에는 배를 타고 들어가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이 어림 풋 하게 보였다. 전도마을을 다다르자 달리는 차창으로 썰물로 길게 민낮을 드러낸 넓은 갯벌체험장이 눈길을 끈다.  

초양대교에 다다르니 한려해상국립공원 전망대가 있다. 초양대교에서 바라본 삼천포화력발전소, 전망대에서 멀리 보이는 작은 섬이 즐비하다. 코섬, 씨앗섬, 추도, 신수도, 장구섬, 솔섬, 이두섬, 창선도(국시봉 219m), 학섬이 펼쳐져 있고, 가장 가까이 백로와 왜가리 서식지 백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보였다.

▶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22개 (20.05.17 현재)
산악형 국립공원(17개) 지리산, 계룡산, 설악산, 속리산, 한라산, 내장산, 가야산, 덕유산, 오대산, 주왕산, 북한산, 치악산, 월악산, 소백산, 월출산, 무등산, 태백산
해상·해안형 국립공원(4개) 다도해해상, 변산반도, 태안해안, 한려해상
사적형 국립공원(1개) 경주

한려해상국립공원인 보물섬 800리 길은 남해군의 해안을 일주하는 302km(해안선의 길이 약 800리)며 천혜의 해안 경관 뿐만 아니라 주요 관광지, 바래길 등과 연계된다. 좁게는 바래길이 10개 코스, 132km, 45시간이 소요되는 도보여행 길이라면 보물섬 800리 길은 차를 이용하는 경관 도로의 개념이다. 보물섬 800리 길이 남해군의 해안 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인 만큼 바래길 은 보물섬 800리 길의 일부 또는 연계된 길이라 할 수 있다.

바래: 물때에 맞춰 해산물을 채취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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