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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한영택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한영택
ㆍ작성일 2021-05-27 22:48
ㆍIP: 110.xxx.186
명사 20리 고래불해수욕장 해안 길을 달리다

명사 20리 고래불해수욕장 해안 길을 달리다

한영택

마라톤은 봄, 가을로 운동하기 좋은 계절에만 할 줄 알았는데, 추울 때, 더울 때 가리지 않고  일 년 내내 대회가 있다. 7월 초 찜통더위가 시작되는 피서철이라 유명 해수욕장은 개장하기 시작하고 물놀이장에도 점차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고래불해수욕장은 올해 7월 14일 개장을 하는데 그보다 먼저 마라톤대회를 한다. 파도가 철썩거리는 탁 트인 해안 길을 달려가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 클럽회원 15명이 봉고 1대 승용차 1대를 나눠 타고 대구에서 아침 6시 출발 영덕 고래불해수욕장(경북 영덕군 병곡면 병곡리)으로 간다. 필자는 클럽 가입한지 1년 정도 지났기에 최근 새로 들어 온 회원도 있고 아직 충분한 교류의 시간을 갖지 않아 다소 서먹한 마음도 있다.  

대회 참가 인원은 5,000여 명이다. 해마다 대회 홍보를 위해 이봉주 선수가 참가하는 것도 이 대회의 특징이다. 09:00 풀코스를 시작으로 5분 간격 하프, 10km, 5km 순으로 출발한다. 필자는 오늘 10km를 뛰는데, 고래불해수욕장(캠핑장) Start → 영리해수욕장(영덕군 청소년 야영장) → 경북수산자원연구원 → 덕천해수욕장(캠핑장) → 고래불대교 → 대진1리(어촌체험마을 5km 지점)에서 되돌아오는 코스다.  

영덕 고래불해수욕장은 병곡면 6개 해안마을을 배경으로 장장 20리에 걸쳐 펼쳐지는 동해안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이다. ‘고래불’이란 이름은 이곳이 고향인 고려 대학자 이색 선생이 마을 뒷산 상대산에 올랐다가 고래가 물을 뿜는 것을 보고 ‘고래 뿔’이라 말한 것에서 유래된다. 해안 길이는 고래불해수욕장(3km) → 영리해수욕장(1.9km), 덕천해수욕장(3.1km) → 대진해수욕장까지 총 8km(20리)이다.

굵은 모래가 몸에 달라붙지 않아 이곳 백사장에서 찜질을 하면 심장과 순환기 계통에 큰 효험이 있다고 한다. 수심이 얕아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피서지로도 유명하다. 고래불해수욕장 입구에는 고래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비롯해 숲길 산책로에도 고래 떼로 보이는 조각물이 조성되어 있다.  

출발 신호와 함께 서서히 달려간다. 뛰다 보면 고래불해수욕장에서 영리, 덕천해수욕장까지 송림으로 이어지는 고래불로 해안 길을 따라 푸른 솔숲 사이로 보이는 길게 이어진 바닷가 풍경이 일품이다. 모래밭에 자라는 식물 번행초와 풀꽃, 영리해수욕장의 습지 갈대밭, 덕천해수욕장의 송림은 긴 백사장 따라 이어진다.  

솔숲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해풍이 따가운 햇볕에 달궈진 몸을 조금은 식혀주지만, 덥고 뜨거운 여름날이라 땀으로 몸의 과부하를 시킨다. 한 번씩 버거울 만큼의 운동으로 몸에 스트레스를 주는 것도 심신을 강하게 한다지만, 아마도 혼자서는 못 뛸 거 같다. 땡볕 폭염에 되돌아오는 길이 힘들었지만, 많은 사람이 경쟁적으로 뛰어가니 완주할 수 있었다. 기록은 10km 48분 38초다. 완주 후 골인 점 가까이 설치해놓은 샤워 시설에 그대로 찬물을 덮어쓰고 몸을 식히는데~~~ 으아~~~ 시원하다!

경기를 마친 후 참가자 중 희망자는 무료로 제트스키와 바나나보트 타기를 할 수 있었는데, 쪽빛 바다에 부서지는 파도 제트스키를 타고 물 위를 나르는 듯 포말을 일으키며 물살을 가르면 체감속도에 오감이 저리고 느껴지는 바람을 맞는 그 스릴은 짱이었다. 바다와 육지가 맞물려 끝없이 펼쳐지는 명사십리 고래불 바다를 누비며 물놀이와 해수욕을 즐긴 시간이었다.

제트스키는 수심 30m 이상에서 어디든 가능한데 기동력이 좋고 조작법이 간단해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레포츠다. 1972년 일본 ‘가와사키’가 최초로 생산하여 80년대에 돌풍을 일으켰는데,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선을 보였고, 최고속도는 110km (체감 200km)로 6종의 제트스키 가격은 1천 5백만 ~ 2천 7백만 정도이다.

일반조종면허를 취득해야 운행할 수 있고, 그 외는 1급 조종면허를 소지한 사람과 동반해야 운행할 수 있다. 개인은 2급 조종면허로 가능하다. 그 외에도 패러 세일링(제트스키에 낙하산 매달아 물 위로 올라감). 풀러 리 보트(물을 쏘아 물 위로 올라감). 바나나 보트(제트스키에 끌려 달려감) 등의 해상 놀이를 즐길 수 있다.

폭염 속 마라토너 / 한영택

뭉게구름이 몽실몽실 쪽빛 하늘이다
장마철에 타지방은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는데
고래불은 비는커녕 바람도 고요히 잠이 들고
햇볕만 따갑게 내리쬐는 무더운 날이다.

한낮 35℃ 폭염에서도 5,500여 명이 참가한
영덕 해변마라톤에서 명사 20리 바다를 품고
초록으로 탁 트인 들판 해안 길 따라 달려가는
달리미의 거침없는 질주는 시작되었다.

폭염에 짧은 코스도 아닌 풀코스를 완주하는  
뛰다가 구급차 신세를 지는 마라토너를 보노라면
뛰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물음표를 달겠지
폭염을 뚫고 완주한 그들은 희열이다.

제12회 영덕 로하스해변 전국마라톤대회 (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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