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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한영택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한영택
ㆍ작성일 2021-02-21 09:17
ㆍIP: 110.xxx.186
‘코로나 19’로 빼앗긴 ‘카이로스의 시간’이 그립다

‘코로나 19’로 빼앗긴 ‘카이로스의 시간’이 그립다

한영택

2019년 겨울은 덜 추웠던 거로 기억하는데, 2020년 겨울은 강추위에 ‘코로나 19’ 한파를 더  탄 거 같다. 2020년 1월 18일 처음으로 평창올림픽플라자 일원에서 동호인들과 2020 Winte Run Pyongchang 5km 마라톤대회에 다녀왔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 둥실둥실 떠 있는 700m 고지 눈꽃축제장에는 밝은 햇살이 반사되는 하얀 눈 더미에서 일행들과 동심을 파고들어 흔들어 놓았다. 좀 더 멋진 한 해를 보낼 것이라 기대를 하고 미뤄왔던 수필작가 등단 등 계획한 일들이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했다. 하지만 1월 하순부터 중국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은 예감이 좋지 않았다. ‘코로나 19’로 불어 닥친 바람은 1년 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너무 힘겨운 속박의 시간을 안겨줬다. 이동의 자유, 마음껏 일할 자유, 언제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자유, 취미 활동(여행, 스포츠, 예술 등)의 자유를 빼앗긴 우리에게 절실한 ‘카이로스의 시간’이었다.    

20.2.19 대구에서 최초로 ‘코로나 19’ 슈퍼 전파자가 발생했고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확진자 집단 발생으로 급격히 확산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3월과 4월은 대구시민의 일상이 멈추어버렸다. 소중했던 일상을 뒤로 한 채 서로가 떨어지고, 멀어지고, 찾아가지도, 찾아오지도 않는 삭막한 도심의 풍경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다. 대구시와 방역당국의 강력한 사회적거리두기 조치로 안정세로 돌아서 5월 6일 생활속거리두기로 전환해 일상으로 돌아왔으나, 5월 황금연휴 이후 서울 이태원클럽 발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 집단감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이행 등 조심조심 아슬아슬 방역에 최선을 다하며 생활해야 했다. 일찍 찾아온 유독 긴 장마에(6.10~8.14(52일), 1974년과 2013년엔(46일), 폭염에 여름날을 힘겹게 보냈다. 8월 14일엔 광화문 집회와 연관하여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19’가 2차로 확산하기 시작하자 다시 강력한 방역조치로 안정을 찾아갔지만, ‘코로나 19’ 바이러스 활동이 왕성한 동절기에 들어서면서 11월부터는 미국의 폭발적인 확진자 증가와 유럽 등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 영국에서는 변종 코로나까지 발생해 심각성을 더해가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도 12월 들어 3차 대유행이 시작되었고 하루 1천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갈수록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갔다. 하여 정부는 20.12.8~12.28까지(3주간)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및 경남권(부산)은 2.5단계, 그 외 충청권(세종, 대전, 충남), 호남권(광주, 전북, 전남), 경남권(울산, 경남), 강원, 제주는 2단계로 하여 시행하였다. 갈수록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자 21.1.3까지(1주), 21.1.17까지(2주) 21.1.31까지(2주) 21.2.14까지(2주) 4번이나 연장(영업시간 밤 9시까지, 5명 이상 모임금지)하였다. 집합금지업종 및 소상공인들은 생계가 막막하여 여기저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확산방지를 위해 자신뿐만 아닌 우리 주변의 모든 이웃을 위해 어떤 경우에든 철저한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정부는 바라고 있다. 다행히 그 효과는 나타나 1천 명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2월에 들어서는 500명 이하로 줄어들어 심각한 위기의 상황은 넘겼다. 21.2.14까지 4번의 연장 후 21.2.15부터는 수도권 2.0단계 비수도권 1.5 단계(영업시간 해제, 집합제한업종은 밤 10시)로 완화해 다소 숨통을 트이게 하였지만, 산발적 집단감염이 지속되고 변종 코로나에 확진자 증감이 줄다리기하고 있어 재유행의 불씨는 여전하다.  

작년 12월부터 미국은 화이자 모더나,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중국은 시노 팜,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V 등, 백신을 공급하기 시작하였다. 12월 8일 영국 90세 할머니가 화이자 백신 최초 접종을 시작으로 12월 14일에는 ‘코로나 19’ 가장 피해국이자 강대국인 미국에서 뉴욕시 퀸스 롱아일랜드 주이지 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코로나 19’ 기세를 꺾기 위한 본격적인 예방접종에 들어가 집단면역체제가 어느 정도 형성되면 상황 반전이 올 것이라 기대를 하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 19’가 종식되고 소중한 일상을 되찾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 해를 훌쩍 넘기고 아직도 진행 중인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 19’와의 싸움에서 더 절실히 느끼는 것은 아주 특별한 행복보다 평범한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걸 새삼 느낀다. ‘카이로스의 시간’을 빼앗아가 버린 2020년은 무척이나 고통스러웠고 서로가 인내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2021년엔 평범한 일상에서 활기를 되찾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오듯, 올가을쯤이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 희망을 품는다. 좋은 생각과 건강한 생활로 기쁨과 행복이 함께하는 2021년이 되길 기도한다.  

2021.02.15.

카이로스(Kairos) : 기회 또는 특별한 시간을 의미하는 그리스어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기회의 신(남성) 이름이기도 하다. '기회의 신은 앞머리밖에 없다' 즉 '호기는 빨리 포착하지 않으면 나중에 파악할 수 없다'라는 의미이지만, 이 속담은 이 신에 유래하는 것이다고 생각된다. 그리스어에서는 '때'를 나타내는 말이 καιρός (카이로스)와 χρόνος (크로노스)의 2가 있다. 전자는 '시각'을, 후자는 '시간'을 가리키고 있다. 또, '크로노스 시간'으로서, 과거부터 미래로 일정 속도와 일정 방향으로 기계적으로 흐르는 연속한 시간을 표현해, '카이로스 시간'으로서, 일순간이나 인간의 주관적인 시간을 나타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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