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하는 아름다움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면 무조건 달래려 들것이 아니라, 울고 있는 까닭부터 파악하여, 울음을 그치도록 하는 것이 순리일 것입니다. 배가 고프다든지, 아프다든지 하는, 무슨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겁니다. 어릴 때부터 우리는 “울면 안 돼!” 하는 말들이 우리 귀에 굳어진 언어들입니다. 밝은 모습만을 강요받으며 자라난 것 같습니다. 대체로 슬픔이라는 감정을 숨기기에 분노하는 감정을 가두기에 바빴습니다. 울거나 슬퍼해서는 안 되는 양, 부끄러운 것인 양, 길들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줄 알아야, 다채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했습니다. 우리의 삶에 표현하는 감정은 원초적 본능이고 지극히 아름다운 것일진대 말입니다.

사람의 감정 표현은 기쁨, 슬픔, 아픔, 분노, 짜증, 두려움, 크게 여섯 가지일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하기에 신이 내리신 표현할 수 있는 선물입니다. 이 표현들이 어우러져 세상은 돌아갑니다. 세상에 아름다운 것을 보고도, 슬픈 일을 당하고도, 그리고 아프면서도 표현할 수 없다면, 이 얼마나 큰 비극일까요?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는 표현을 하며 사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위의 사람에게도 살며시 향기로운 말을 건네보세요.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멋져요, 예쁩니다 등, 이 단순한 표현들이 자신에게는 물론, 상대에게도 보약과도 같아, 삶의 기운을 북돋우어 줄 것입니다.

사람은 표현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좋으면 좋은 대로, 싫으면 싫은 표정을 지어야 의사소통이 물 흐르듯이 흐릅니다. 뜻했든 뜻하지 않았든 자신으로 인해, 상대의 감정이 격앙되었을 때, 한발 물러설 줄 아는 지혜, 그 또한 상대를 배려하는 표현 방법입니다. 미안하다는 말은 상대에게 자신의 미안한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유감 표시이자 사과의 시작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과는 용기입니다. 그리고 부끄러운 것이 절대 아닙니다. 상대의 감정이 조금 누그러뜨려 들 때를 기다려, 진솔한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 분쟁을 해결하는 수월한 방법입니다. 자신을 존중해주는 상대에게는 악감정을 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흐르지 않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사람의 마음에 담은 감정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섭섭한 일이 있으면, 그때그때 소통을 하며 풀어내야지, 만연 참고 있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의 표현, 미안해하는 마음의 표현은, 삶의 입맛을 맛깔스럽게 돋우는 양념 같은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기쁨은 함께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고 했습니다. 우리 한민족은 마음이 따스합니다. 우리 민족의 나누는 문화는 우아하고도 맛깔스럽습니다. 이웃의 대소사에 자기일 같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좋은 일에는 함께 기뻐하고, 슬픈 일에는 함께 슬퍼하던 문화는, 우리 조상들이 나누려는 삶의 표현이었습니다. 시대에 따라 차차 퇴색해 가는 것이 크나큰 아픔이지만, 아직도 그 아름다운 마음씨가 우레네 가슴속에 숨을 쉬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우리 곁에 힘든 이웃이 있다면, 이들의 마음을 돌보고, 이들의 고통을 나누려는, 따스한 사람들이 있어,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훈훈합니다. 나누려는 마음의 표현, 이 또한 사람에게서만 나는, 아름다운 향기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에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떠나 보내고, 지난 후에야 후회하지 말고, 소중한 사람이 옆에 머무를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슴에 묻어두었던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세요. 절대 묵혀두지 마시기 바랍니다. 작지만, 아름다운 행동의 표현들이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꿉니다. 행동하는 표현이 있어야 살맛 나는 세상이 됩니다. 표현하는 향기는 사람과 사람의 단절된 가슴에 소통의 다리를 놓습니다. 표현하는 아름다움이 있어 진정 우리네 삶은 윤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