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사람은 태어나면서 세상을 향해 울음을 터뜨립니다. 태어났으니 잘 보살펴 달라는 원초적 본능일까요? 아니면 태어나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첫인사를 건네는 것일까요? 아무튼,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울음을 터트리며 자기를 세상에 알립니다. 사람이 흘리는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눈물은 사람의 순수한 감정표현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눈물로 자기 심정을 이야기하라신다면 쏟아 내고픈 눈물은 서너 말은 될 듯합니다. 그렇지만 눈물을 흘린다고 해서 복잡하게 뒤엉켜 사는 현대 사회의 굴레에서 일일이 그 눈물들을 닦아주기란 쉽지 않습니다. 개개인의 다양한 삶에는 속 눈물을 삼키며 살아가는 사람도, 피눈물을 흘리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눈물의 의미도 사람마다 다양합니다. 기뻐서 울고, 슬퍼서 울고, 그리고 감격해서, 아파서 울기도 합니다. 때로는 슬픈 영화나 그리운 사람이 보고 싶을 때 눈물이 납니다. 때때로 눈물을 흘리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눈물로 홍수 졌다는 말이 있습니다. 내 가슴에도 영원히 마르지 않는 눈물이 있습니다. 내 어릴 적 어머니께서 흘리시던 눈물입니다. 서울의 큰 병원에서 간 경화로 사망선고를 받으시고 마지막 생을 함께한 서너 달, 막내인 내 걱정으로 틈만 나시면 눈물로 말씀하시던, 어머니의 눈물을 잊을 수 없습니다. 어린 나이에 그런 말들이 듣기 싫어서 자리를 피하고 하였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가슴이 저립니다. 살아가면서 가끔 당신의 말이 생각날 거라 시던 어머니의 애달픈 눈물을 평생 잊을 수 없답니다. 내 가슴을 더욱이 아프게 하는 눈물은, 어머니 임종 시, 내 손을 잡으시며 흘리시던 어머니의 가여운 눈물은 아직도 내 가슴에 담겨 찰랑찰랑 물결칩니다. 이별의 슬픔만큼이나 무덥던 그해 여름날은 어머니의 눈물 속에 저물었지만, 어린 눈망울에 맺힌 눈물은 지천명이 지난 지금에서야 흘리고 있습니다. 사노라면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나 주위에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을 대했을 때, 눈물이 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이 일 겁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이별은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어머니 모습이 불현듯 떠오를 때면 두 눈에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울어도 울어도 슬픔은 쉽사리 가시지 않지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눈물이 생과 사를 가르는 이별의 눈물이 아닐까 합니다. 누구나 살면서 잊으려야 잊을 수 없어 가슴에 담아 놓은 눈물이 항아리에 가득할 것입니다.

삶을 살면서 때때로 소리 내어 한 번쯤, 엉엉 울고 싶다는 생각을 누구나 했으리라 여겨집니다. 속 시원하도록 눈물을 쏟아내는 것도 건강에 도움을 준다 하네요. 눈물과 건강과의 상관 관계도 있다고 합니다. 감정이 작용해서 흘리는 눈물은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약이기도 하답니다. 스트레스는 성인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지요. 또한, 눈물은 우리 몸의 독성 물질을 제거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준다고도 합니다. 때에 따라서 흘리는 눈물은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고 하니, 먼 추억 속에 담아둔 그리운 얼굴을 불러내 가끔은 눈물을 흘려봄직도 합니다. 단, 너무 자주 울거나 이유 없이 울거나 하는 것은, 우울증 등의 병이니 병원에 가서 문의하는 게 좋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눈물은 필요 요소라는 건 이견이 없을 줄 압니다. 눈물은 감정의 표출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흘리는 저마다의 눈물 속에는, 수많은 사연의 이야기가 농축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