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론을박(甲論乙駁)

요즘 국민은 먹고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을 지르는데, 높은 곳에 계시는 분들은 보이지 들리지 않는가 봅니다. 국론은 사분오열되어 설 자리를 찾지 못해 헤맵니다. 선거철이 되면 국민의 머슴이 되겠다고, 민심을 대변하겠다고 자처하던 분들은 무엇 하는지, 그 약속은 어디로 갔는지, 도무지 찾을 수가 없습니다. 하루속히 민심을 하나로 묶어,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할 때 인대 말입니다. 신은 인간에게 괴롭고 슬픈 따위의 일을 당했을 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행히 잊을 수 있는, 망각의 늪을 허용해 안 좋은 일은, 기억 저편 너머로 잠시 보내게 합니다.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모두를 안고 살아가라 한다면, 그 또한, 가혹한 형벌일 것입니다. 사람은 행복할 때 어려울 때를 생각하지 못하고, 불행을 겪어도, 현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습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기는 그렇지 않은데 꼭 남에 의해 이렇게 되었다는 둥, 토를 달며 남 탓을 하며 언성을 높여가며,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사람은 새길 건 새기고 인정할 건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이, 여러모로 현명한 인생길을 걷는 지름길인데 말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님비현상으로 사회적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사안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면서도 지역이기주의를 앞세워 자기 지역만은, 절대 혐오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고 강경합니다. 유해물질로 인한 환경오염과 인체의 부정적인 영향, 재산 가치의 하락, 지역 발전의 후퇴 등의 이유로, 송전탑, 쓰레기 소각장, 장례 승화원, 등과 같은, 혐오 시설에 대해 반대가 극심합니다. 근간에는 국가안보와 직결된, 사드 배치 문제로도 사회적으로 갈등이 사분오열이 되어 혼란스럽습니다. 조정 역할을 해야 할 정치권마저, 한술 더 떠서 은근히 부추기는 추세입니다. 옳고 그름 따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정치적 수단에 함몰되어, 국민을 위한척하지만, 실은 국민을 볼모로 정치적 이합 집단인, 자기네 입맛에 따라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하는 실정입니다. 길은 분명 하나인데도, 한쪽은 서쪽으로 가자고 하고, 한쪽은 동쪽으로 가자고 하며, 갑론을박하며 대혈투를 벌입니다.

정치권은 번지르르하게 자기 말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통합 시키려 앞장서서 님비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설물에 대한 안전성과 친환경 등의 대책을 마련하여, 적극적으로 알리고, 부정적인 편견을 개선할 수 있도록, 국민과 주민을 설득해야 합니다. 대화와 타협, 그리고 양보는,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입니다. 불편함을 편리함으로, 느린 것을 빠르게,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정치권이 할 일입니다. 현시대는 오늘보다는 내일을 내다볼 수 있는 안목 있는 정치인을, 국민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자기 희생정신을 가진 사람을 원합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옵니다. 겨울 언 땅이 녹으면 좋은 꽃씨를 골라 심어, 향기로운 봄꽃이 피어나는 우리나라 되기를, 모든 국민이 농군의 심정으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좋은 품종의 꽃씨를 눈여겨 둘러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