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靑少年期)
회사의 동료 직원이 출근길에 고등학생 3명이 교복을 입고 많은 사람이 왕래하는 길에서, 담배를 아무 거리낌 없이 피우는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까도 하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 호통을 치면서 담배를 끄라고 나무랐단다. 그러자 이 녀석들이 순수히 받아들이기는커녕, 콧방귀를 뀌면서 아저씨가 뭔데 간섭하냐는 둥, 시비 투로 말하길래 한 대 쥐어박은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되어, 학생 세 명과 옥신각신하다 서로 치고받고 하는 사태에 이르렀단다. 학생들의 신고로 경찰서로 동행하게 되고, 경찰관에게 사건 경위를 여차여차 설명하였으나, 학생들에 의해 폭력으로 신고접수 되었다 한다. 학생 부모들이 와서는 자식인 학생을 나무라기보다는, 오히려 직원을 향해 아저씨가 뭔데, 자기도 안 때리는, 귀한 자기 자식을 때렸다고 난리 치더란다. 간신히 사과하고 합의하여 치료비 물어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뭔가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그 후로 법원에서 고지서가 날아와 벌금까지 냈다 한다.  

꿈 많고 혈기 왕성한 청소년기, 봄꽃처럼 향기롭고 새순처럼 보드라운 감성을 지닌,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의 시기 13세에서 18세까지를 대체로 청소년기로 칭한다. 사회의 적응기를 거치는 청소년기에는, 감정 기복이 극도로 심한 시기이다. 급속히 변하는 신체적 발달과 새로운 사고방식과 인지적 발달, 또래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사회적 발달 정서가 매우 강하고, 변화 기복이 심한 정서적 발달과 자아 정체감을 확립하는 예민한 시기이며, 인격체를 확립해가는 중요한 시기가 청소년기다.

예나 지금이나 남녀를 불문하고, 청소년기를 거치며 사회일원으로 살아간다. 시대가 변하면서 청소년 문화도 급속도로 변해 급격한 세대 차이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요즘 청소년은 몸집은 커졌지만, 홀로 서려는 의지와 생각의 깊이, 웃어른을 공경하는 마음가짐은 우리 때와는 사뭇 다르다. 시대 흐름이라 치부해 버리기엔, 커다란 아쉬움이 남는다. 시대적으로 사회적으로 개념도 많이 달라진 점은 인정한다. 문명의 혜택을 받으며 자라나 풍요로움이 주는 의식주 문제도 크게 달라졌다. 전통사회의 해체와 핵가족화로 어릴 때부터 함께 몸으로 부대끼는 정(情)을 느끼지 못하며 자라나고, 가부장적 권위 약화로 사회의 가치 규범이 사라지고, 개인주의 물질주의 저속한 서양 대중문화가, 대중매체를 타고 여과 없이 전달되기 때문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게 현실이다. 

요즘 들어 청소년들은 학교 폭력과 자살, 왕따, 인터넷 게임 중독, 스마트폰 중독, 게임 중독, 성범죄, 금품 갈취 등, 청소년 탈선행위와 비행의 유형이 예전과 비교하면 다양해졌다. 예전에도 청소년 비행의 문제는 늘 있었으나, 자금과 같이 개인주의 물질주의가 몸에 배지는 않았다. 학생이 선생님께 대들고, 학생이 선생님께 맞았다고 부모에게 이르면, 학교까지 극성맞은 학부모가 달려와, 많은 학생이 보는 앞에서 선생님 따귀를 때리는 차마 웃지 못할 희극이 빚어진다니, 이 어찌 선생님 권유가 서겠는가? 우리 세대 때에는 학교에서 선생님께 회초리를 맞으면 집에 와 숨기기에 바빴다. 혹여 맞은 자국을 부모님께 들키면, 무슨 잘못을 했길래 매를 맞았냐고 도리어 부모님께 혼났었다. 우리 세대 때는 여러 형제와 어울려 어릴 때부터 체계가 명확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자상함과 아버지 어머니의 엄함을 알고 자랐으며, 어른에 대한 공경을 몸소 느끼며 자랐었다. 온실의 화초처럼 어려움을 모르고 자라난, 요즘 세대와 전통 사회의 마지막 세대라 할 수 있는, 우리 세대와 비교하는 자체가 무리겠다. 이기주의 물질 만능주의 시대에 청소년들의 비행을 보고도, 우리 기성세대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지는 않은지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요즘같이 빠르게 빠르게 달려가는 초고속 디지털시대는 사람 간에도 너무 각박하고 삭막하다. 조금 느리더라도 함께 걸으면서 주위를 살펴 둘러보고, 인생사 여러 소리를 귀담아 주던 인정겨운 아날로그 시대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