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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12-21 16:29
ㆍIP: 58.xxx.21
바람이 분다,살아야겠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권영심 ( 2021 , 12 ,21 )

바람이 온 몸을 휘어감듯이, 약간은 소슬하게, 그러면서도 춥지는 않고 마치 서늘한 실크자락이듯이 그렇게 느껴 지는 날이 있다.
바람... 이 지구별 그 어느 곳에도 갈 수
있고 ,그 어느 틈새에도 스며들 수 있는
이 바람은 호흡이며 대지의 숨결이다.
이 숨결이 내게, 그 어느 날에 심장의 틈
새로 파고 든다.
마치 데자뷰일까 ,아니면 내 전생의 어느 때에 스쳤던 바람이 기억을 가져와 서 나를 일깨우는 것일까?
순식간에 나는 사막의 모래 언덕 위에
서 있고 밤이다.
별이 , 너무나 빛나는 별빛이 쏟아지고
있으니 밤인 게다.
내 옆에 누군가가 있고 ,나는 너무 행복
해서 ,온 몸을 휘감는 바람결이 너무 좋
아서 눈물이 나올려고 한다.
누군가가 나의 허리를 껴안고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돌려 준다.
나는 웃음을 터트리며 그의 목을 껴안고
뭐라고 속삭인다.
노래같은 이국의 말들이 내 입에서 쏟아
져 나온다...

이 꿈을 수 백 번은 꾸었다.
꿈에서 깨어나면 나는 알수없는 그리움
에 쌓여 어쩔줄을 모른다.
나의 다른 생의 기억의 편린인가?
아니면 평행 우주의 어느 시공간에서의
내 모습인가?
그것이 무엇이든지 나는 어느 생에서는
사랑받고 사랑하며 여인으로 행복했었
음을 느낀다.
꿈에서 느꼈던 그 다정함과 완전한 기쁨
의 느낌은 ,내가 누군가의 정인으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았었던 것을
알게 한다.
그래서 이 삶에서 혼자여도 외로움속에
침잠하지 않는 것일까?
마치 영원의 정인이 언젠가는 찾아오기
라도 하듯 ,마음은 설레이며 타인은 절 대 알수없는 은밀한 기쁨으로 언제나 채워져 있다.
이 세상이 다가 아니며 잠시 머물다 가 는 곳임을 알기에 나는 기다린다.
그래서 다른 곳의 느낌과 소식을 일깨워
주는 바람이 너무나 고맙다.

바람은 나의 발퀴리이며 내 영혼의
친구이다.
깊은 새벽, 겨율의 바람이 싸늘하지만
나는 문을 열고 나가서 두 팔을 벌리고
온 몸으로 느낀다.
바람이 부는구나... 이 고마운 바람이
나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 주는구나.
고맙다 ,살아야겠다.
어렸을 때의 삽화 하나.
아버지와 함께 어딘가를 다녀 오는데 바
람이 불어와 내 몸을 휘감았다.
나는 맨 발의 이사도라처럼 빙글빙글 춤 추듯이 돌면서 소리쳤다.
아부지 !나는 바람이 너무 좋아! 바람
이 너무 좋아! 아부지... 바람이 좋다고
소리치며, 웃으며 ,빙글빙글 도는 딸을
아버지는 와락 끌어 안고 안타까운 목소
리로 귓가에 한탄했다.
어카네... 바람이 좋아서 어카네, 바람이
좋으면 평생이 외로울 꺼인데 어카네.
어린 딸은 그러나 그저 몸을 휘감는 바람이 좋아서 웃기만 했다.

아버지의 예감은 맞았다.
딸은 외로운 여인이 되었으나 바람을
더욱 좋아한다.
이젠 바람의 결이 들려주는 모든 이야기
와 전언을 알아 듣고 태풍 속에서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바람이 나를 온전히 감싸안고
저 먼 곳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육신은 영혼이 떠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 그릇일 뿐이니, 그 그릇은 부서 지고 흩어져 어느새 바람의 짝이 될
것이다.
그것을 슬퍼하랴?
아니다... 모든 것은 제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만물의 법칙이니 나는 기꺼이 바람
의 동반자가 될 것이다.

나는 한 순간을 살아간다.
지금 이 순간이 나의 화양연화이며 절정
인 것을 믿으며 살아간다.
언제나 그래 왔다.
언제나 바람이 멈추지 않은 것 처럼,
삶은 지속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삶은 슬프도록 아름다운 것이며, 가슴
시리도록 눈물겨운 것.
그래서 이름지어 사는 모든 것의 생은,
슬프고 그립고 시리다.
그럼에도 저마다의 바람을 안고 저마다 살아간다.
오늘도 바람이 분다.
그래서 살아야겠다.
이름아이콘 염규식
2021-12-22 00:07
회원사진 		작가님 건안하시죠
한해 마무리 잘 하시구요 새해에도 더욱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곱게 지피신 감동의 작품 배독합니다 더욱 정진하시구요
좋은 작품으로 서재의 인연 이어나가길 기원합니다
고운밤 되시구요 늘 향필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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