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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12-06 20:55
ㆍIP: 58.xxx.124
너무나 비인간적인 사랑
너무나 비인간적인 사랑

         권영심 ( 2021 , 12 , 6 )

그들이 만난 것은 대학교 교정에서였다.
그녀는 신입생, 그는 복학생으로 만났는
데 비극의 시작이었다.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첫 눈에 서로에게
반했고 서로를 간절히 원했다.
그러나 그녀는 부잣집의 외동딸이었고,
그는 가난해도 너무 가난한 청소부의
장남이었다.
인간의 실제 삶은 드라마보다 사실적이
고 가혹해서 해피엔딩은 거의 이루어지
지 않는다.
딸의 잘못 된 연애를 알게 된 부모와 오빠들의 반대는 가혹하고도 잔인했다.
학교까지 찾아와서 다른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폭행하기도 했고 ,집까지 찾아
가서 부모와 동생들에게 갖은 폭언을
퍼부었다.
그는 견딜 수가 없어 여자를 떠나기도
했으나 ,그녀는 그럴수록 더 그를 사랑
하고 매달렸다.
부모는 학교도 그만두게 하고 삭발을
해서 집에 가두었다.
그는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서 정원에서
무릎을 꿇고 이틀 밤을 지새웠다.

추운 겨울 날이었는데 ,그녀의 부모와
오빠들은 물까지 끼얹으며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차라리 여기서 죽어 버리라고
소리쳤다.
그는 사흘 째 되는 날 ,쓰러져서 정신을
잃었고 저체온증으로 사경을 헤메었다.
병원에서 살아난 그는 사람이 바뀌었다.
기어이 그녀를 아내로 삼고 그 부모와
오빠들을 몰락시킬 것이다...
양심바르고 따뜻했던 그는 죽었고 아무 도 모르는 그가 새로 태어났다.
인간의 가혹함은 한 사람을 파괴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그녀의 친구를꼬드겨서 그녀를 만나게 되었고 그 날로 그녀를 안았다.
그녀를 집에 돌려 보내지 않았고,방 두 칸의 지하 빌라에서 부모와 함께 살았으 나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딸을 찾으러 온 그녀의 부모는 경찰까
지 동원했으나 이미 상황 끝이었다.
그녀는 임신중이었고 그를 위해 가리지
않고 일을 하며 살고있었다.
그리고 부모 앞에 주저앉아 울면서 도와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그녀의 부모는 혈연을 끊겠다라
는 말을 남기며 돌아섰다.

그 소란 속에서 그는 방에서 움직이지 않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의 목표는 행정고시 패스였다.
가장 빨리 성공할 수 있고 가장 빠르게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은 고위직의 공무원이 되는 것이라고 그는 판단했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그런 목표를 밝혔
고 이루기 위해 도와달라고 했다.
그녀는 첫 아기를 유산하면서까지 일을
했고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 그 다음 해
행정고시에 우수한 성적으로 패스.
너무나 순조롭게 성공의 가도를 달렸다.
부모와 동생들과 함께 강남의 아파트에
입성했으며 결혼식도 호화롭게 올렸다.
그러나 그녀의 부모 형제들을 부르는 것
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의 성공은 그녀의 부모에게도 알려져
서 그들을 후회하게 만들었으나 이미 늦었다.
그는 병원에서 살아난 순간부터 그녀에
대한 사랑을 잃었고 그녀를 철저하게 자
신과 가족들을 위해 이용하겠다고 뼈에
새겼다.
그녀는 오직 일하고 아이를 낳고 그의
그늘에서 순종하며 살았다.
그녀는 오로지 사랑이었다.

그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해 모든
사람과 상황을 이용했고 그의 부는 가속
도가 붙었다.
직위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이용했다.
지위는 높아졌으며 그를 통하면 안 되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친정은 완전 몰락했다.
그의 작품이었고, 그는 그녀의 오빠들을
도박으로 이끄는 사람들을 접근하게 해
서 치밀하게 복수의 길을 걸어갔던 것
이다.
몇 년도 지나지 않아 그녀의 오빠 두 사
람은 카지노 노숙자가 되었고 아버지는
집까지 날리게 되어 그 충격으로 쓰러졌
으나 그녀는 한 걸음도 갈 수 없었다.
친정 이야기를 어렵게 꺼낸 그녀에게 그
가 내민 것은 이혼신고서였다.
도장을 찍고 나서 가라고 하면서 네 부모는 나를 죽인 살인자라고 싸늘하게
내뱉았다.
결국 그녀는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참석
하지 못 했다.
남편이 절대로 빈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님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녀는 갈 수
가 없었다.

아버지의 장례가 끝난 얼마 후 그녀의
큰 오빠가 자살했고 작은 오빠는 행방을
감추었다.
모든 가족이 해체되고 거리에 나 앉은
장모를 찾아 간 그는 이 모든 일들이 자신의 복수였음을 밝혔다.
차디차게 비웃는 사위를 바라보면서 장
모는 끝 없는 비명을 지르면서 마지막으 로 딸의 이름을 부르며 절명했다.
모든 가족을 잃은 뒤 그녀는 홀로 어머 니의 장례를 치르면서 알게 되었다.
자신의 지독한 사랑이 이 모든 결과를
만들어 내었음을.
어머니의 영전을 찾아 온 남편이 던지고
간 한 권의 노트에 모든 사실이 적혀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이룬 사랑이 바로, 부모 형제를 파멸로 이끈 것을 스스로 용서 하지 못 하고 이혼신고서에 도장을 찍고 깊은 산의 절로 들어갔다.
남편과 아이들이 찾아 왔으나 이번엔
그녀가 그들을 버렸다.
그리고 지금도 자신의 사랑에 끊임없는
모멸을 퍼부으며 부처님의 그늘에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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