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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12-09 18:18
ㆍIP: 58.xxx.124
니들이 끝까지 책임지는지 보자
니들이 끝까지 책임지나 보자

        권영심 (2021 , 12 , 9 )

지근거리에 사는 지인이 결국 재혼을
파토내고 깊은 밤에 나를 찾아 왔다.
착하고 성실하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살
아가는 여인인데 재혼은 성사되지 못
했다.
3년 사귀면서 서로가 신중하게 많은 생
각을 하고 결정했는데 남자의 아이들이
걸림돌이 되었다.
지인은 아이를 못 낳아서 남편과 헤어졌
다고 할수있다.
아이를 얻겠다는 핑계로 남편의 외도가
묵인되는 수모를 참지 못 하고 ,이혼을 한 경우였기에 그녀는 아이들을 싫어하
지 않았다.
중 2, 초 6 학년의 두 딸이 있는 남자와
사랑했고 그 아이들을 사랑하고 넷이
행복한 가정을 꾸릴 것을 설레면서 기대
한 것을 나는 알고있다.
아이들과 만난 것은 몇 달 전이었고 그
후 몇 번 만나고 남자의 집에도 갔었는 데 집안이 너무 엉망이어서 살짝 실망했
었다고도 했다.

딸아이 2명이 있는데 그야말로 엉망진 창이어서 치우다가 돌아왔단다.
그래도 요즘 아이들이 다 그렇지 , 뭐 내
가 엄마가 되어서 이쁘게 살면 되지, 이렇게 마음먹은 것은 두 아이가 별반 나쁘게 대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그런데 오늘 큰 딸에게서 전화가 왔고
점심 때 롯데리아에서 만났는데 작은
아이도 나와 있었다.
살짝 기분이 쌔했는데 큰 얘가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하기를,절대로 결혼을 하지말라고 하면서 그렇게 독한 눈빛으 로 쏘아 보더란다.
그냥 아빠의 애인으로 살면서 지내는 것
은 용납하겠지만, 엄마의 자리에 들어오
면 둘 다 가출하겠다는 말에 지인은 하 도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왔다고 했다.
이제 불과 중학생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 너무 드라마적이어서 소름이 쫙
끼쳐서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그래, 고맙다 .결혼 후에 가출해서 문제있는 새엄마를 안 만들어주어서 고맙고, 낳지 않은 아이들의 좋은 엄마 가 되겠다는 착각에서 깨어나게 해서 고맙고, 너희들같이 예의없는 아이들의 엄마로 안 만들어주어서 고맙다.
너희들때문에 결혼을 못 한다는 것을 네
아빠에게 반드시 밝힐 건데 또, 다른 애먼 여자 잡지 말고 혼자 살아라는 뜻에서야 .그게 너희들의 바램이잖니?
부디 네 아빠를 너희들이 끝까지 책임지
기 바란다 .왜냐하면 이제 십여년의 시간이 흐르면 너희들이 아빠를 돌봐야 하니까 말이야 .그리고 애인은 절대로 사절하겠다-
맨붕에 빠진 아이들을 놔 둔 채, 나온 지
인은 남자에게 바로 전화했고 당연히
남자는 난리가 났으나 수신 차단해버리
고 톡도 모두 지웠다고 했다.
사랑하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간단히 정리가 되느냐고 물었더니 그녀
는 쓸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두 아이의 당돌함이 모든 꿈과 미련을
확 깨버렸다고 말이다.

내일 전번을 바꾸고 이사할 것이라고
하면서 앞으로도 아이들의 좋은 엄마가
되겠다는 환상은 절대 안 가질 것이라고
했다.
그녀가 돌아간 뒤 문득 예전에 보았던
드라마가 생각이 났다.
상처한 어느 교사가 화가를 만나서 재혼
할려고 하다가 외동딸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접었다.
그 화가는 남자를 몹시 사랑하는 설정이
어서 딸에게 많이 매달렸지만 요지부동
기어이 헤어지게 만들었다.
완전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 화가가, 남 자의 딸에게 훗날 네가 아빠를 끝까지 책임지나 두고보자고 말했던 것 같다.
딸은 그렇게 할거라고 소리질렀고 세월
이 흘러 그 딸은 시집살이를 하면서 치매에 걸린 친정아버지를 허덕이며 돌
봐주고 있었다.
어느 더운 여름 날, 아기까지 등에 업고 친정집에 갔다가 그만두겠다는 간병인 을 간신히 달래 놓고 완전 파김치가 되 어 집으로 돌아오던 딸은 근사한 화랑
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옛날의 그
화가를 만나며 절망에 몸을 떨며 우는 모습이 떠올랐다.

오늘 아버지의 좋은 반려자, 자신들의
착한 새엄마가 되었을 지인을 놓친 그
딸들은 장차 어떤 효녀들이 될까?
남자는 아마 돌아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 여인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집에 있는 아이들은 한 짓이 있으니 아무리 맹랑해도 불안에 떨고 있
을 것이다.
그녀는 남자와 마주치게 될 것이고 과연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녀는 결코 그 남자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착하지만 실리적이고 똑똑한 그녀는 오
랜 시간 혼자 평안히 살아온 편이어서
소모적인 갈등을 못 견디는 성격이다.
그러니 아무리 아이들이 잘못했다고
해보았자 그것이 결코 진심이 아닌 것을
알기에 그녀는 남자를 택하지 않을 것을
나는 안다.
엄마는 안되고 애인은 용납하겠다는 이
당돌한 아이들은 어쩌면 평생 동안 오늘
의 일을 곱씹게 될지도 모른다.
이름아이콘 염규식
2021-12-11 00:56
회원사진 		작가님의 상당항 습작수준에 감동으로 배독하고갑니다.
항상 좋은 작품으로 좋은 교분 쌓기 원합니다
건안 건필하시구요 행복한 밤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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