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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12-12 13:50
ㆍIP: 119.xxx.38
부모되고 자식된다는 것
부모되고 자식된다는 것   2

         권영심 ( 2021 , 12 , 12 , )

부부는 그런 선비가 여기서 자고 갔노
라고 ,다음 날 아침 일찍 한양으로 길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쓸쩍 말하기를 선비가 아예
조선을 떠나 청나라에 가서 살고싶다라
는 말을 했노라고 했다.
그것은 실제 선비가 한 말이었고 선비의
동생은, 그것은 형의 꿈이었다고 말하면
서 통곡을 했다.
선비가 청나라로 갔을 수도 있다라고 생
각하게 만든 부부는 이젠 되었다고 안도 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날 밤, 아내는 선비의 아내와 함께 잤는데 남편은 봉놋방에서 잤다.
새벽에 눈을 뜬 아내는 옆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깨닫고 불길한 예감에, 선비 의 동생이 잠든 손님방으로 소리없이 다가갔다.
선비의 아내와 시동생의 말소리가 들렸
는데 너무나 놀라운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 아니 그럼 형수님은 이 주막집 주인
내외가 형님을 어찌했다는 말입니까? -
- 그렇지 않다면 왜 형님의 이 옷 끈이 제 눈에 보였겠습니까?
이것은 속곳 끈으로 잡아 뜯지 않으면
절대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형님의 억울한 원혼이 이것을 저에게
보여주었음이 분명합니다.
빨리 이 곳을 벗어나서 관가에 알려야
합니다  -

아내가 남편을 깨워 다시 손님방으로 왔
을 때 그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그러나 산 속을 손살피같이 아는 그들은
금새 따라잡았고 참혹하게 죽여 나무 밑
에 깊이 묻고 말았다.
일 년이 지난 후, 그들은 자신들을 모르 는 먼 곳의 민촌으로 가서 집과 땅을 사
서 행세하며 살았는데 아내는 금상첨화 로 아기까지 가져 놀랍게도 아들 쌍둥이
에 ,다음 해엔 옥같이 예쁜 딸도 낳았다.
거금을 들여 족보까지 사서 양반 행세
를 하고, 세 아이와 함께 부부는 근동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두 아들의 총명함과 효성은 말로 다 할
수 없었고 딸의 어여쁨과 요조함은 소문
이 나서 자라기도 전에 매파가 드나들어
부부는 행복에 허우적 댈 지경이었다.
두 아들은 진사시에 일등으로 합격하고
17세가 되는 다음 해에 과거를 보러 갔
는데 둘 다 장원급제를 했다는 소식이
날아 들었다.
그와 함께 16세가 된 딸은 참판댁 며느 리로 낙점되어 근동에서 처음 보는 큰
잔치가 벌어졌다.

사흘 밤낮의 잔치에, 동네 개도 전 조각 을 입에 물고 다니고 아이들은 둥근 배
를 두드리며 놀았다.
어사화를 꽂은 두 아들이 마을 어귀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버선발로 마중나가
면서 부부는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노라
고 했다.
더 이상 좋을 수가 없었다.
어찌하여 이런 복록이 우리에게 생겼는
가?...그들은 18년 전 자신들이 무참하
게 죽인 세 사람은 까마득이 잊었다.
그저 이 다 할수 없는 복이 너무나 행복
해서 그 자리에서 죽어도 여한이 없지
싶었다.
온 마을 사람들이 다 나오고 마을의 사
또까지 나온 그 자리에 말을 타고 관복
에 어사화를 꽂은, 너무나 잘 생긴 두 아
들이 나란히 나타났다.
마치 천상의 신인인 듯 그 모습은 늠름
하고 아름다워서 사람들은 침이 마르도
록 칭송이 늘어졌다.
두 아들을 태운 말들이 부부의 곁으로 다가왔다.
아들들의 이름을 부르며 부부는 눈물을
흘리며 손을 내밀었다.

두 아들이 동시에 물었다.
- 아버님, 어머님, 행복하오십니까? -
- 아! 지금 죽어도 좋을 만큼 행복하구나
너무나 좋구나, 얼씨구 절씨구  -
부부가 어깨춤을 둥실둥실 추는 그 순간
갑자기 두 아들이 동시에 검은 피를 토하면서 말 위에서 꼬꾸라져 떨어졌다.
누가 뭐라고 할 틈도 없이 두 아들은 절
명했고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듯 그 자리에서 굳어졌다.
부부는 입을 벌린 채 아들을 겨우 껴안 고 말도 하지 못 했다.
그런데 마님! 마님! 다급한 목소리와 함
께 하인들이 구르듯이 뛰어와 소리치며
말했다.
아기씨가 방 안에서 수를 놓다가 그 자리에서 엎어져 피를 토하고 죽었다는
것이다.
이 기가 막힌 절통한 일을 당한 부부는
땅 끝의 염라대왕을 찾아가서 아들 딸을 살려내라고 패악을 부렸다.
염라대왕은 혀를 차며 염라경을 보라고
했고 거기엔 부부가 살인을 저지르는 모
든 광경이 그대로 나왔다.
그리고 아들딸들이 피를 토하며 죽을 때 의 모습,그대로 나타나서 말했다.

-아직도 모르겠느냐?
우리는 그 때 네 놈들이 죽인 부부와 동
생이다 .우리는 너무나 원통 절통하여
염라대왕께 아뢰어서 너의 자식들로 태
어났다 .그래서 가장 큰 기쁨의 절정일 때 네 눈앞에서 절명하여 원수를 갚고자
했느니라   -
이번에는 원수가 자식으로 환생하여 가
장 끔찍한 보복으로 전생의 원한을 갚은 것이다.
이것에 대입하면 자식은 두 종류이다.
빚을 갚으려고 태어나는 자식과 빚을 받
기 위해 태어나는 자식말이다.
과연 자식은 그런 존재인가?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또 누군가의 부모
된 우리는 어떨까?
저 웬수라고 치를 떠는 부모들이 모두
그럴만한 죄를 지어 원수가 자식으로
태아났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불편한 자식이 내게
온 단 하나의 이유는 내가 그런 자식을
사랑하고 또 사랑할 마음 그릇이기 때문
임을 나는 알고있다.
그 마음 안에 담겨 온전히 사랑받으며
살아가게 하는 신의 뜻, 유전자의 불가
사의 또한 신의 의지이다.
이름아이콘 염규식
2021-12-13 19:50
회원사진 		" 몸과 마음이 불편한 자식이 내게
온 단 하나의 이유는 내가 그런 자식을
사랑하고 또 사랑할 마음 그릇이기 때문
임을 나는 알고있다.
그 마음 안에 담겨 온전히 사랑받으며
살아가게 하는 신의 뜻, 유전자의 불가
사의 또한 신의 의지이다. " 귀한 말씀 배워갑니다
즐거운 월요일 저녁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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