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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2-01-20 18:16
ㆍIP: 58.xxx.42
아! 그랬었구나 그거였구나
아! 그랬었구나, 그거였구나  2 -85

          권영심 ( 2022 , 1 , 20 )

조선의 진기록을 세운 정승들 ( 4 )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만둔다는 말이나
행동을 얼마나 하게 될까요?
상황에 따라 수없이 많겠지만 특히 직장
인들은 마음속으로 매일 사표를 쓰고
다닌다고 합니다.
그러나 가족들이며 여러가지 상황에
처해서 사직서를 쉽게 던지지 못합니다.
조선 시대에도 그런 일들이 있었겠지만
반상이 뚜렷했고, 관직을 얻기란 매우
힘든 일이어서 함부로 그만두지 못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사직서를 딴 곳도 아닌,
임금의 면전에 한 번도 아니고 수없이
날린 사람이 있습니다.
보통의 벼슬이 아닌 영의정을 하기 싫다
고 자그마치 37회나 사직 상소를 올려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사람은 바로
정태화입니다.
 본관이 동래인 정태화는 선조 35년에
태어나서 현종 14년에 죽었는데 정굉필
의 5대 손이기도 합니다.
정굉필도 영의정이었고 아버지는 형조
판서 정광성이었으니 명문중의 명문
집안 출신입니다.

인조 2년에 진사시에 합격, 4년 후에 별
시문과에 병과에 급제해서 승문원정자
로 관직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인조 5년에 세자시강원의 보덕직을 받아 소현세자와 함께 심양으로 가기도
했습니다.
홍문관,사간원,사헌부,성균관의 벼슬을
두루 거치고 세자시강원, 설서, 사서, 필서를 지냈으니 그의 관직은 정말 다양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행정부서의 요직을 두루
거쳤으니 예조좌랑, 이조정랑, 의정부 사인, 예빈시제용감, 장악원까지 안 맡은 직위가 없을 정도입니다.
1638년에 충청도 감찰사가 되었고 반
년 뒤에 승정원동부승지가 되어 고위직
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육조의 참의, 참판, 한성부윤, 대사간, 평안도경상도의 관찰사,도승지를 지내
다가 1644년 부터 육조의 판서와 대사 헌을 전부 다시 한 번 되풀이해서 역임 하니 참 대단합니다.
요즘같으면 자술서를 몇 장이나 써야할
지 모를 정도입니다.

48세가 되었을 때 우의정에 올라 정승
의 반열에 올랐으니 조선에서도 드문
관직의 이력을 지녔습니다.
그 무렵 소헌세자의 죽음으로 인한 후계 문제로 임금과 조신들 모두 엄청난 불화 에 쌓여, 날이면 날마다 시끄러워 관료
로서의 처신이 몹시 힘들 때였습니다.
그러나 정태화는 어떤 부침도 없이 온화
하고 공정한 성품으로 흔들림없이 자신
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세간에서는 조선에서 벼슬살이를 가장
잘 하는 사람은 정태화 뿐이다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곧음을 내세우는 선비들은, 그를
임기응변에 능하고 처신만 꾸리기에
바쁘며 나라 일은 건성으로 한다라는
평으로 돌려 세우기도 했습니다.
북벌정책으로 인한 신하들의 반목이 심
한 시기이기도 했고 ,또 그의 가문의 사람들이 정계의 요직에 두루 올라 있어
정가들이 다 해먹는다 말을 들으면서
정태화는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어느 당색에도 기울지 않았으
며 그와 그의 일가들은 청나라와의 어려
운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공을 세웠
습니다.

그와 그의 일가들은 청나라의 귀족들과
의 오랜 교분이 있었고 ,그로 인해 외교
상의 곤란한 일이 생길 때 마다 움직이
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실제 정태화는 노구의 몸으 로 1662년 에 진주사가 되어 연경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이미 영의정이 된 몸으로 얼마든지 호위
호식하며 편안히 지낼 수 있는 신분으로
그렇게 할수있는 것은 충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아유와 세찬 비평 속에서도 그는 이십여
년 동안 영의정을 다섯 번이나 지내면서
효종과 현종에게 충의를 다했습니다.
건강이 악화되면서 수 십 차례의 사직
상소를 올려 그만 둘 것을 요청했으나,
임금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니 정태화의
능력이 그만큼 뛰어났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중풍이 심해져서 거의 반신불수의 몸이 된 현종 14년에야 겨우 사직이 허락되
었습니다.

사직한지 불과 반 년 후 72세로 사망하
니 현종의 애통해 함은 비할 데가 없었
다고 합니다.
사후 3년 동안 늠록과 제수를 내리도록
했고 현종의 묘정에 배향되었으니 어질
고 그 충을 다한 신하를 임금은 예우했
다고 보여집니다.
자는 유춘이며 호는 양파, 시호는 익헌 과 충익입니다.
아무 부침없이 관직을 이어나가는 공무
원들이 오늘날에도 많습니다.
그러나 결코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타인의 능력과 운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적절하게 운용하
는 것을 삶의 길에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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