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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2-01-06 16:37
ㆍIP: 58.xxx.42
기적시리즈
-기적  -      9-5

      권영심

이 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는 대리점의 점장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보험 일을 했고 오히려 고객이 늘어났습니다.
밖의 일은 아내가 모두 맡아 했고, 그는 컴퓨터로 일 처리를 했습니다.
육체를 가둔 감옥은 날마다 조금씩 견고 해졌으나 그는 매일 웃었습니다.
그것도 큰 소리로 .
식구들은 그의 웃는 소리에 아침 잠을 깨었습니다.
딸이 가르쳐준 웃음 이었습니다.
딸은 아빠를 위해 인터넷을 통해 벼라별 검색을 다 했고 아빠의 병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지요 .
어떤 치료로도 아빠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딸은 이번에는 아빠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았습니다.
웃음 치료도 딸이 찾아 내었지요.
함께 컴퓨터를 보면서 강사가 하는대로 따라 하면서 웃었습니다.

그는 처음엔 딸을 위해서 웃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자신을 위해서 웃게 되었습니다.
웃음은 그의 고통을 줄여주고 활기를 느끼게 했습니다.
비록 이제 자신의 손으로 할수있는 것은 컴퓨터의 검색 뿐이었으나 그것을 놓치 지 않기 위해 신명을 걸었습니다.
이미 그의 병은 고객들에게 알려졌고 그에게 진정의 위로를 보내오는 사람들 의 메세지에서, 생의 심지가 치열하게 타올랐습니다.
그 심지가 다 타서 사그라질 때 까지 두 아이의 아빠로,  사랑하는 여인의 남편 으로 부끄럽지 않게 살아갈 것을 매일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네 사람의 웃음은 매일 그치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방만 내려놓고, 그 에게로 뛰어와 뺨에, 손에, 입 맞추며 쉴 새없이 조잘거리는 딸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언제나 촉촉히 젖어 들었습니다.

-아빠 울보 ! -
- 네가 너무 이뻐서,네가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나.
너같은 딸이 어디서 왔을까?-
이미 아빠의 말은 어눌해졌으나 딸은 누구보다 잘 알아 들었습니다.
- 나는 아빠의 선물이잖아!
아빠는 내 선물이고 !하나님이 주신 선물 .아주 아주 소중한 선물 -
딸의 한결같은 이 말은 아무리 들어도 싫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돌아오면 딸은 발레 학원에 다녀 와서 거실에서 아빠를 위해 춤추었습 니다.
보기에도 눈부신 딸이, 토슈즈를 신고 튀튀를 입은 모습으로 춤추는 것을 그는 보면서 조금의 고통도, 슬픔도 느끼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알기에 딸은 아빠만을 위한 발레 를 하루도 그치지 않았습니다.

딸은 재능이 있었는지 예중에 입학할 것 을 선생님이 권했습니다.
아내도 딸이 당연히 예중에 갈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학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내는 바로 학교로 가서 담임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ㅇㅅ가 쓴 글을 제가  백일장에 보내었 는데 최우수상을 받았어요.
정말 잘 썼지만 글의 내용이 모든 사람 들을 감동시킨 듯 합니다 -
아내는 선생님이 내민 종이를 받아 들었습니다.

- 아빠의 발레리나 -

나는 아빠의 발레리나입니다.
아빠는 내가 발레를 추는 것을 너무나 기쁘게 바라봅니다.
침대에 누워서
휠체어에 앉아서
아빠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나의 춤을 바라봅니다.
아빠는 루게릭이란 괴물에게 잡혀
이젠 손 발을 조금씩 움직일 뿐...

좀 더 시간이 흘러 아빠는 입도 눈도 움직이지 못하게 된답니다.
그래도 우리를 위해 날마다 웃고
날마다 컴퓨터를 통해 손님들을 만납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너무나 힘들어 신음하는 것도
나는 알고 있답니다.
우리 아빠는 세상에서 나를 제일 사랑하는 사람.
나도 아빠를 제일 사랑합니다.
아빠가 완전히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도
그 눈은 나를 볼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빠만을 위해 발레를 춥니다.
다른 사람은 내 춤을 보지못할 겁니다.
왜냐하면 나는 의사가 될거니까요.
루게릭이란 괴물을 무찌르는
의사가 되어
아빠를 구출할거예요.

나는 아빠만의 발레리나 입니다.
백조의 옷을 입고 아빠를 위해 날아 오릅니다.
아빠는 활짝 웃으면서 나를 바라봅니다.
아무리 괴물의 힘이 세어도
나를 보며 웃는 아빠의 웃음은 가져가지 못 합니다.
아빠는 움직이지 못하지만
날아오르는 내 모습 속에
함께 있으니까요.
사랑하는 나의 아빠.
하나님이 주신
이 세상의 가장 소중한 선물인
우리 아빠를 위해
나는 오늘도 활짝 웃으며 춤을 춥니다.

아내는 의자에 앉은 채로 흐느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선생님도 눈가에
이름아이콘 장선희
2022-01-08 12:32
회원사진 		권영심 작가님 오랫만에 작가방에 와서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네요
병이란 건 참 무섭지요
그래도 잘 이겨내는 건
가족 사랑이 있어 행복합니다
새해를 맞이해서 행복한 일만 있엇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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