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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2-01-05 17:16
ㆍIP: 58.xxx.121
기적시리즈
-기적  -   9-4

    권영심

그녀는 옆자리의 허전함을 느끼며 눈을 떴습니다.
황급히 머리맡의 전등을 켜고 보니 휠체어는 방 한 쪽에 그대로 있습니다.
그녀는 웬지 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 들면서,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불을 켜고 여기 저기 남편을 찾았습니다 .
딸도 아들도 잠들어 있고 어디에도 남편 은 없었습니다.
그녀는 욕실문을 노크하다가 잠긴 것을 알았습니다.
-여보  ! 여보...-
미친듯이 남편을 부르며 그녀는 주방으 로 뛰어가 열쇠 뭉치를 찾아들고 욕실 문에 열쇠를 밀어 넣었습니다.
드디어 찰칵!
문이 열리고 그녀가 본 것은...
그녀의 끝 없는 비명 소리에 딸이 깨어 나 뛰어 왔습니다.
완전히 넋이 나간 그녀는 딸에게 그 참혹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생각 조차 할수없이,  온 몸을 떨며 비명조차 잦아 들었습니다.

세상에는 있을수 없는  일도 있고 있을 것 같지않은 아이도 있나 봅니다.
딸은 아빠에게로 뛰어가 욕조에서 흐르 는 핏물이 발에 닿는 것도 개의치않고 아빠의 옷을 잡아 끌었습니다.
-아빠 !- 아빠  !! 정신차려!
엄마! 아빠가 다쳤어 !
119   119!!! -
딸의 목소리에 두 사람이 정신을 차렸습 니다.
죽고자 했던 그는 눈을 감은 채 의식을 잃어가는 중이었는데 딸의 목소리가 그를 불러 내었습니다.
아내는 울며 소리치며 집 전화로 119에 전화를 한 뒤, 남편에게로 뛰어와  딸과 함께 욕조에서 그를 끄집어 내었습니다.
-아빠가 팔을 다쳤어 !-
아이는 아직도 피가 흐르는 왼팔을 보더 니 욕실에 걸려있는 수건으로 아빠의 왼쪽 손목에 대었습니다.
의식이 혼미하던 그는 딸의 응급처치에 꼼짝도 못하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정신을 수습하면서 딸을 비껴나게 하고 수건으로 손목 부위를 강하게 눌렀습니다.
두 사람의 눈이 서로를 바라 보았습니다
-여...보...-
-아무말도   아무말도 하지...말아요,
ㅇㅅ는 당신이 다친줄 알아요...-
그러는 동안 119 대원들이 도착했고 문을 열고 그들을 아빠에게로 바로 인도 한 사람도 딸이었습니다.
아빠가 실려 나가고 그녀가 옷을 입고 뒤따라 나가자 딸은 문을 잠그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하나님,   우리 아빠 살려 주세요!
하나님이 주셨잖아요?
살려 주실거죠? -
울면서 무릎을 꿇고 두손을 모우며 기도 하는 딸의 두 손은 핏물로 약간 붉었습니다.

그는 살았습니다.
병원에서 여러날 있었지만 살아서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도망치고자 했던 육체의 감옥에서 벗어 나진 못했으나 집으로 돌아온 그는 딸과 아들의 눈물겨운 환대를 받으며 울었습니다.
네 식구는 행복에 가득 찬 마음으로 식사를 했고,과일을 먹을 때 그녀가 두 아이의 이름을 성을 붙여 불렀습니다.
엄마가 성을 붙여 부른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거나 ,화가 많이 났다는 표시이기에 두 아이의 표정이 긴장 되었습니다.
그는 웃음을 머금은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았지요.
그는 병원에서 아내에게 호되게 혼이 나고 협박도 당했습니다.
-잘들어요! 당신.
다시 한 번 이런 일을 만들면, 나는 두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따라 갈거예요.
당신이 앞으로 어떻게 되어도 우리는 당신과 함께 살거예요.
움직일 수 없어지면 당신은 많이 힘들고 고통스럽겠지안 우리를 위해 살아요.
우리 셋이 당신의 손발이 되고, 몸이 되어 어디든 함께 가고 함께 사랑하면서 그렇게 살거예요.
날 우습게 보지 말아요 -

아내가 그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차근 차근 아빠의 병에 대해 말했습니다.
조금의 숨김도 없이 그대로.
딸의 눈에서 눈물이 소리 없이 흘렀습니다.
-엄마 ,  그럼 아빠는 이제 못 움직이는 거야? -
-그래, 나중에는 누워서만 지낼 거고 나가야 될 때는 휠체어에 타야 하셔.
그래서 너희들이 이제부터 아빠를 도와 드려야 해.엄마랑 같이.-
딸은 아빠에게로 뛰어가서  품에 안겼습니다.
그는 두 팔로 딸을 안으려 했으나 이미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딸이 두 팔로 아빠의 목을 힘주어 굳게 껴안았습니다.
-아빠 , 내가 안아줄께.
이젠 내가 안아주고 세수도 해주고 손발 도 내가 닦아 줄께.아빠가 아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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