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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2-01-17 16:12
ㆍIP: 58.xxx.42
아! 그랬었구나 그거였구나
#권영심의글
아! 그랬었구나, 그거였구나  2- 82

        권영심 (2022 , 1 , 17 )

조선의 진기록을 세운 정승들  (1 )

오늘의 이야기는 지난 회의 연장이기는
하지만 다른 내용입니다.
조선조의 정승 판서들을 다 이야기하면
이 글은 끝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몇 몇의 특이한 이력의 사람들을
이야기하면 재미있을 듯 합니다.
조선조에 벼슬을 하려면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과거에 급제하거나,음서로 등용되거나,
아니면 뜻하지 않는 공을 세우거나,
이 방법이 아니면 등용되지 못 합니다.
그런데 과거에 전혀 응시조차 하지 않
았는데 정승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
있습니다.
음서도 아니요, 큰 공을 세우지도 않았
는데 자그마치 우의정까지 된 윤증이라 는 인물입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우의정이 되기
까지 왕을 한 번도 배알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윤증은 서인, 소론의 영수였으며 우암
송시열의 제자이기도 합니다.

1629년, 인조 7년에 태어나서 1714년,
숙종 40년에 사망했는데 그 시대의 인
물로서 무척 장수했습니다.
이 윤증은 조선사에 아주 특이한 이력을
남겼는데, 과거에 급제하지 않았어도
굉장히 많은 벼슬을 섭렵한 것 입니다.
우암 송시열의 제자였으며 극으로 치달 렸던 당쟁의 견고한 한 축을 지탱한
인물입니다.
정면에 드러나진 않았으나 재야의 막후
에 존재하는 진짜 실력자였습니다.
즉, 소론의 영수였습니다.
그가 벼슬을 처음 받은 나이가 36세 때
내시교관으로 시작해서 공조정랑,
사헌부 지평, 호조참의, 대사헌,우찬성, 좌찬성,  83세 때 판돈녕부사까지 계속 관작이 올랐으나 윤증은 모두 거절해
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왕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를
끊임없이 불렀으나 윤증은 왕의 신하되
기를 거부한 것이지요.
왜 그랬을까요?

서인은 소론과 노론으로 생태적인 분리 를 했는데 그 때 윤증은 영수로 추대되
었고 자연히 송시열과 대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늘날에도 그렇지만 작은 정쟁이 발생
하면 묻히거나 커지거나 둘 중의 하나인
데 커지면 이해와 득실이 상반되는 사람
들은 갈라설 수 밖에 없습니다.
윤증은 소론의 영수로 평생을 일관되게
살았습니다.
김집의 권유로 송시열에게서 주자대전
을 수학했으니 송시열은 그에게 스승이
나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나 뜻이 다르면 아들이라도 정적인
조선 시대에서 그 다름의 첨예함이 어떠
했을지 오늘의 후예들이 여실히 보여주
고 있습니다.
윤증은, 평생을 성리학을 공부하는 선비
로 살려고 했으나 행실과 학식이 도저한
그를 사람들은 가만두지 않았고 처음
조정에 천거된 것이 효종 말년이었 습니다.

그러나 윤증은 꿈쩍하지 않았고 현종
4년, 공경과 삼사가 모두 그를 천거해서
내시교관 ,공조랑,사헌부지평에 계속
제수되었으나 모두 거절, 요지부동으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심리는 묘해서 원하는 사람은
주지않고 거절하는 사람은 더 주려고
하는 데가 있습니다.
계속 고사함에도 불구하고 숙종 8년에
호조참의, 숙종 10년에 대사헌, 그 다음
에 우참찬, 그 후에 좌찬성.
드디어 1709년에 우의정 ,판돈녕부사 에까지 제수되었으나 모두 거절하고
자신의 뜻을 꺽지 않았습니다.
한 번이라도 움직일법 한데 고사한 사람
도 대단하고 끝까지 찾은 왕도 대단하다
고 생각합니다.
김수항, 민정중이 벼슬이 싫으면 경연에
라도 참여하기를 숙종에게 상주하여
숙종이 별유를 내렸으나 그것마저 사절
했으니 조선 선비의 고집의 끝판왕이라
고 하겠습니다.

윤증이 개인의 고집을 세워 그리했다면
그는 한 때 소론의 당수로 밖에 기억되
지 않을 겁니다.
그에게는 조정에 나아가지 않아야할 분
명한 명분이 있었는데 박세채의 국사
참여 권유를 거절할 때 밝혔습니다.
-내가 조정에 나간다면 송시열의 세도가
변해야 하고 서인과 남인의 원한이 풀어
져야 하고 김석주, 김만기 ,민정중의 가문이 닫혀야 한다.
그러나 내 힘으로는 그것을 해낼 수가
없음을 나는 알기에 나는 어떠한 명분으
로도 조정에 나갈 수가 없다 -
박세채를 비롯한 사람들은 윤증의 이 말에 더 이상 어떤 권유도 하지 못 했습
니다.
벼슬에 나아가서 해야할 것을 하지 못할
바에야 국록을 먹지 않겠다는 명쾌한 명
분 앞에 누구도 말을 할수 없었겠지요.
호는 명재이며, 시호는 문성이고, 저서 로는 명재유고, 명재유서,명재의례문답 이 남아있는 윤증,1714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늘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조상이
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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