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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2-01-12 19:11
ㆍIP: 58.xxx.42
나는 정조를 만나며 울었다
나는 정조를 만나며 울었다

            권영심 (2022 , 1 , 12 )

다른 사람들은 역사속의 인물들에게 어떤 방향으로 접근할까?
많은 방법들이 있을 테지만 나는 굉장히
세심하게 여러가지 길로 접근한다.
그 수많은 인물들에 다 공감하지 않지만
정말 특별한 공명으로 울림이 되어 만나
질 때 마다 아픈 인물들이 있다
정조대왕이 그렇다.
정조대왕을 만나게 해준 사람은 바로
아버지였는데, 국민학교 때 무슨 일로
수원에 가게 되었고 아버지는 화성이며
행궁에 나를 데려갔다.
어릴 때의 기억이어서 그럴까, 그 때의
수원 화성과 행궁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듯 했었다.
지금처럼 잘 정비되어 있지는 않았었다.
아버지는 내게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해주었고 정조를 말했다.
화성의 돌 하나 하나를 쓰다듬으면서,
마치 자신의 동무이야기를 하듯 정조를
말했는데 그 효와, 삶의 기구함이 마치
묵직한 돌 처럼 내 마음 깊이 깊이 가라
앉아 만날 때 마다 눈물이 되었다.

왕이 자신의 아들을 뒤주에 가두어 굶겨
죽였고, 그의 아들이 그 죽음을 직접 목격하며 기어이 살아나서 왕이 되었 으나, 끝까지 효와 선정을 다한 왕 정조.
그런 임금은 세계사에 정조가 유일하다.
고통을 겪고 권좌에 오르면 패륜을 일삼
는 폭군이 되기 십상이고 원수 갚기에
골몰하여 자신과 나라를 망친 예가 세계
사엔 수없이 많다.
아니면 향략과 여색에 빠져 무아지경에
빠진 채로 참혹하고 허무한 종말을
맞이하고 만다.
비참한 죽음의 아버지와 그 죽음에 일조
한 어머니를 동시에 위로하고 극진의
효로 생을 위대하게 만든 정조가 너무나
좋아서 수없이 공부하고 찾았다.
자신의 백성들을 만월의 달빛처럼 풍요
롭게 만들고 싶어했고, 그 원대한 목적 을 이루어 가다가 암살인지 독살인지 병사인지 모를 죽음을 맞았으니 이 후인 은 너무나 절통하다.
십 년만 더 살았더라면... 그렇게 애달픈
데 정조는 가정사마저 불행했다.

그럼에도 성군이었으니 그의 인격, 도량
군주적 자질의 출중함을 세계사 어느 왕
에게도 비할 수가 없다.
그는 자식복도 없었고 처복도 없었다.
그가 전 생애를 통해 유일하게 사랑했던
의빈 성씨와는 너무 늦게 맺어져서 불과
오년여에 그녀와 자식들을 모두 잃었다.
그 상실감이 오죽했으랴...
아무 상관없는 내가 생각만 해도 가슴 한 켠이 생으로 찢기는 듯이 날이 서도 록 아프다.
그 상실감과 절망을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정조는 백성을 위한 부국강병의
군주의 길로 매진했다.
그까이꺼, 쉬울 것 같은가?
결코 쉽지 않음을 우리는 세계사에서
보고 알고있다.
무소불위의 힘을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
는 도구로 사용한 군주들이 얼마나 많은
지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정조인 것이다.
왕과 종, 귀함과 천함이 모두 같은 사람
안에 있음이다.
왕은 자신의 속에 숨어있는 천골을 눌러
귀골을 드러내어 우뚝 서야 옳으며, 그
옳음으로 백성을 아우르는 것이다.

도랑물이 흘러 개울물이 되고 그 개울이
흘러 강물을 찾아가는 것이 순리인 것을
모두 알지만 세상사는 때로 그리 되지
않는다.
물은 거슬러 올라가지 않으나 인력으로
그렇게 만들며 그렇게 하고자하는 것이
권력의 아집이다.
군주가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아집을
휘둘러 모든 것을 망치는 일이 오늘날에
도 없다고 할수 있을까?
오늘날 군주는 사라졌어도 리더라는 이
름으로 존재하는데, 과연 리더가 필요할
까 싶을 만큼의 의아심이 들 때가 많다.
도를 통해야만 도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사가 하도 요지경이 되니 사람마다
나름의 도사가 되어갈 지경이다.
그럴 때 우리는 명경지수를 그리워하고
지나간 시절의 누군가를 그리워하게도
된다.
나는 그럴 때 정조를 생각하고 그리워
하며 ,그와 같은 지도자가 있었으면
간절히 소망한다.
소망으로 끝날지라도 말이다.

정조의 삶을 생각하고 그의 업적을 하나
하나 일깨우면서 나는 오늘의 삶에 힘을
더하며 조금이라도 배우고자 한다.
군주이기 이전에 그는 사람이었으며, 나는 그 사람의 생의 길을 조금이라도 걸어보고 싶은 것이다.
존귀한 세손으로 태어났어도 생애의 대
부분을 암살의 위험속에서 살다 간 군주
의 삶은 얼마나 처절한 것이었을까?
은애하고 연모하는 여인이 있어 위로받
고 마음 따사로이 살아갈 수 있었더라면
... 후인의 마음이 이리도 간절하여도
소용이 없다.
어쩌면 군주의 삶은, 평범한 이들과는 달리 깊은 절망의 탑 위에 선 위태로운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정조의 비범한 삶
과 마음을 사랑하고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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