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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2-01-09 14:56
ㆍIP: 58.xxx.42
사람에 대한 연민이 없는 권유
사람에 대한 연민이 없는 권유

          권영심 ( 2022 , 1 , 9 )

내가 만약 홈페이지나 메일에 능숙하게
글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정말
통렬한 비난을 해당 보험사나 관계 기관
에 보냈을 것이다.
언제부턴가 일정한 전화를 받고 나면
치가 떨리거나 비참함을 느끼면서 몸이
아파온다.
보험 권유 전화이다.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는데 보험사가
뜨거나 ,010 전번은 받게 된다.
상투적인 감사 인사가 이어지고 보험을
잘 유지해줘서 고맙다는 치하까지 하면
나는 스톱하면서 말한다.
나는 현재 몸이 너무 아프고 총 8개 과 의 병원을 다니는 사람이다, 그래서 보험은 들지 못 한다라고 정말 정중하게 말하면 반응이 세 가지이다.
첫 번 째는 아주 소수인데, 정말 죄송하
다면서 병원 치료 잘 받고 꼭 회복되라
면서 서둘러 통화를 끝내는 사람이다.

마음까지 따뜻해지면서 나는 아들의 보
험을 새로 들었고 다른 사람도 소개해
주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이 8개 과의 치료를 받
는다고 말하는데 ,이유를 달 것도 없이
통화를 끝내려는 그들은 진정한 보험
플래너들이다.
자신의 벌이보다, 전화를 받는 아픈 사람의 심정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사람 들이라고 나는 단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너무나 적다.
두 번 째는 어디가 그렇게 많이 아프냐
고 되묻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일 년 안에 입원만 하지 않았으 면 아무 문제 없다고 집요하게 묻는다.
어떻게 해서라도 맞춤을 해주겠다고,
열성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조금 과하
지만 그래도 직업에 대한 긍정적인 자부
심이 보이기에 잘 설명하고 끝낸다.
그냥 끊으면 또 전화가 오니까 응대해
주면서 나를 이해시키는 것이 낫다.

나는 이름을 적어 두는데 세 번 째부터
는 이름만 듣고 그냥 끊어 버린다.
세 번 째의 유형이 가장 악랄한데 오늘
그런 사람을 만났다.
보험사의 이름이 뜨고 8월에 통화가
있었음이 표시가 되었기에 전화를 받았
는데 처음부터 낌새가 아주 고약했다.
내 이름을 대면서 8월에 통화할 때 내가
보험을 넣기로 약속했기에 전화를
기다렸단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어서 나는 몸이
아픈 사람이라고 말했을텐데 어떻게 보
험을 넣겠다고 했겠느냐고 되물었다.
나는 그런 보험은 들지 않는다고, 끊겠 다고 말했더니 어디가 아픈지 또 말해보 라는 것이었다.
확 성질이 솟구쳐서, 내가 왜 당신에게
나의 병력을 말해야 하느냐고, 아픈 것 을 거짓말 하겠느냐고, 또 나는 이미 보험을 충분히 들었다고 했더니 대꾸가 가관이었다.

아무리 많이 들어도 보험은 충분하지
않다면서 어떤 방법으로든 보험은 들어
두면 좋은 것이라고 했다.
하도 기가 막혀서 그렇게 보험을 들어서
만약 정작 그럴 일이 생기면 순조롭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날카롭게
쏘아 붙였다.
그러나 그녀는 무적이었고 대답이 준비
되어 있었다.
이미 승인된 보험이기 때문에 만약 보험
금이 나오지 않으면 금융감독원에 신고
하거나 재판을 하면 된다고 말하면서
집요하게 말꼬리를 붙였다.
내가 왜 그런 짓을 해야 하느냐고, 보험
사기를 칠 목적이 아니라면 이런 몸으로
또 보험을 들라고 권유하는 당신은 대체
뭐냐고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인간이 아니었고 보험을
권유하는 로봇이었다.

막강 무적이었다.
나는 내가 직접 보험사에 전화해서 이 일을 고지하겠다고 쏘아 붙였더니 그제
서야 빨리 나으세요, 말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전화로 겪은 권유 중에 가장 악랄하고
비열한 경우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어떤 심성이면 상대방이 그렇게 힘들어
하는데 목소리의 톤이 하나도 변함없이
권유만 줄기차게 할수 있을까?
놀랍기도 하고 그것이 직업 정신이라면
감탄을 해야 하나?
그러나 말이다.
보험 권유가 그렇게 살벌하고 비정해서
는 안 된다.
인간에 대한 연민이 바탕이 되지않으면
보험은 사기가 되기 십상이다.
일 인은 만 인을 위하여, 만 인은 일 인을
위하여 조금씩 돈을 내어 예비하는 것이
보험이다.
그 권유함에 있어 대상자에 대해 조금은
예의를 갖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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