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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2-02-14 16:43
ㆍIP: 58.xxx.42
수수께끼 놀이를 하면서
수수께끼놀이를 하면서

        권영심  ( 2022 , 2 , 14 )

옛날 일을 이야기하면 노인이라고 하는
데 나는 자꾸 옛날 일을 생각하게 된다.
지인의 집에 잠시 들렀는데 그녀는 손자
와 손녀를 낮 동안 돌보아주고 있었다.
두 아이는 내게 인사를 하더니 바로 거
실에 잇대어 있는 작은 방으로 들어가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유치원에 가고 밥 먹고 볼일보는 시간외에는 컴퓨터 앞에 서 떠날줄을 모른다고 지인은 푸념을 했다.두 아이를 이기지 못하고 그냥 놔 두는데 저래도 될까하는 걱정이 늘어졌 다.살짝 방문으로 가서 보니 뭔가 게임 에 열중해 있었는데 누가 보거나말거나
아랑곳이 없었다.지인이 걱정할만한 모습이었으나 할머니가 무슨 힘이 있어 말릴 수 있으랴? 돌아와서 지금까지 내 내 생각한 것은 나는 어릴 때 뭘 하고 놀 았지? 였다.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온전 히 집에 있었는데 심심했다거나 하는 기억은 없다.아버지와 논 기억이 제일 많은데 뭘 하고 놀았을까?

나 혼자만이 아니라 여러 아이들과 웃으
며, 손 들며 그랬었는데 가장 많이 한 것
이 수수께끼 놀이였다.이 놀이는 언제 어디서나 했고 학교에서도 몇 명의 아이 들이 모이면 둘러 앉마서 하곤 했다.
둘이 길을 걸으면서도 했고 겨울 밤에,
여름 밤에도 했었다.수수께끼를 많이 아 는 것이 그렇게 으쓱거릴 만한 재주였고 맞히나, 못 맞히나 웃음보가 터졌다.
나는 아버지와 겨룸으로 제법 수수께끼
를 많이 알고 이겼는데 세상에... 지금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누가 문제 100개 를 들고 와서 시험을 치면 10개도 맞출 자신이 없다.지금 생각해보니 누가 그 많은 수수께끼들을 만들었을까?
엉뚱한 것 같지만 정답을 들으면 아하!
하게 되는 수수께끼 놀이를 오늘날 하는
아이들이 있을까 싶다

어떤 도구도, 장난감도 필요없이 그저
두 명 이상 모이기만 하면 되는 이 놀이
를 하면서 그렇게 많이 웃었다.
할머니부터 손자 손녀들까지 모여서
전원일기의 풍경을 만들어내는 집도 많
았고, 누구든지 더 끼어도 아무 상관 없
었다.나는 아버지가 가게에 있을 때 옆 에 붙어 앉아서 많이 했었다.
손님들이 들어와서 - 마리야 쟈는 저거
아버지캉 뭔 이바구를 저래 해 쌓노?-
그럴 만큼 말이다.정말 오지게 재미있었 던 것은 수수께끼의 정답에 이어진 이야 기였다.당신이 낸 문제를 못 풀고 끙끙 거리면 그것을 재밋어 하면서, 아버지는 조금씩 힌트를 주었고 정답을 맞히면 이야기로 이어졌다.귀신이야기에서 우 주의 별까지 내용이 맞거나 안 맞거나 그것을 풀어내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너 무 재미져서 나는 홀릭이 되었다.

또 하나가 더 있는데 스무고개였다.
수수께끼 만큼이나 재미가 오글오글한
스무고개는 그 대상이 너무너무 많고
다양했다.스무고개는 둘 보다 셋, 셋보 다 넷이 더 나은 놀이여서 많이들 한 것 으로 기억한다.쉬는 시간에도 아이들이 모여 스무고개를 많이 하고 놀았다.
그게 뭐라고 그렇게 치열했을까?
나무토막 하나 없이 놀면서도 하루종일
재미있었고 흩어졌다 또 모여서 계속하
기도 했다.나는 아버지를 이겨보고 싶어 서 스무고개 문제를 열심히 만들곤 했는 데 한 번도 이겨 본 적이 없는 듯 하다.
열 번도 가지 못해 정답이 나오는 것이
대부분인 것은 왜였는지 모르겠다.
아버지가 내는 문제를 맞힌 것도 많지 않은데 그건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
내가 상상치도 못한 문제를 제시했고,
결국 못 맞추고 정답이 밝혀지면 아버지
는 내가 전혀 모르는 것을 말해 주었다.
그것은 너무나 재미난 이야기였다.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나는 다른 이야
기를 해달라고 하지않고 등장한 인물이
나 사건이나 물건이나 무언가라도 집어
내어 묻곤 했다.그러면 다른 이야기가 또 이어지고 부산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어느새 유럽의 어느 도시에까지 가 있었 다.그러니 내가 어찌 이야기꾼이 되지 않을 수 있으랴?대추 한 알에서 시작해 서 수정과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의 전개 는 오리무중, 주유천하인 아버지에게 이야기꾼 내력을 물려 받았다는 것을 나이들수록 느낀다.그러니까 지식이 많 고 아는 것이 천지여서 이야기를 이어나 가는 것이 아니라 연산이 잘 되어 이야 기가 끊이지 않게 되는 것임을 깨달았 다.오늘날의 아이들은 수수께끼놀이도, 스무고개 문답 놀이도 하지 않지만 훨씬
많은 이야기와 지식을 인터넷을 통해
얻는다.좋은 세상일까?
이름아이콘 염규식
2022-02-15 10:42
회원사진 		비 낭만적이죠 현실은 애들을 추억이 없도록 만드는
세상이 됐나봅니다 배독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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