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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2-02-10 18:41
ㆍIP: 58.xxx.42
모멘토모리
#권영심의글
모멘토 모리

              권영심  ( 2022 , 2 , 10 )

모멘토 모리.
또는 메멘토모리라고도 한다.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
아직 신년의 느낌이 다 가시지도 않은  2월의 저녁에 죽음을 입에 담는 것이
어쩌면 기분 나쁠지도 모른다.그러나 나는 사십 대에 들어서면서 부터 이 말 을 잊어본 적이 별로 없는 듯 하다.
용암처럼 끓어오르던 분노도, 터질 것
같은 고통도,죽여버리고 싶은 원망도 잠 재워준 이 주문.  -모멘토모리-
나도 죽고 ,나에게 이런 아픔을 준 너도 결국 죽는다...옛날 로마의 장군들은 승리를 거두고 개선할때, 북 치고 소라 나팔을 불며 거리 행진을 하는 행렬의 뒤에서 수 백명의 노예들을 시켜 우렁차 게 큰 목소리로 -모멘토모리-를 외치게 했다.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내일은 죽을 수도 있는 목숨이니 승리에 취해 기세 등등하지마라..

절대 겸손할 것을, 자신과 모든 군사에 게 각인시키는 이 행동이 어쩌면 로마 제국을 만들었던 힘의 근원이 되었을지 도 모른다.메맨토 호모 쿠비아 풀 비스 에스 에트 인 풀베렘 레테르 테리스.
-인간이여,너는 흙이며 흙으로 다시 돌 아갈 것임을 기억하라-
우리가 이 말을 가끔이라도 생각한다면
삶이 달라질 것을 믿는다.마치 천 년이 라도 사는 것 처럼 탐욕부리고 그악하게 삶을 사는 사람들 보다 -모멘토모리-를 기억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의 삶은  다를 수 밖에 없다.지나간 시대의 위대한 성 현들의 말 한 마디라도 좌우명으로 붙잡 고 사는 사람들의 삶은 그래도 조금은 달라야하지 않겠는가?생각해보면 신의 자비는 누구에게나 언제나 공평했다.
죽음이라는 절대 가치를 누구에게나
베푼 신은 자비로울 수 밖에 없다.

유럽의 많은 화가들이 모멘토모리를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세상의 수 많은 그림의 주제를 놔 두고 죽음을 형상화 하는 작업은 작가에게도 많은 고뇌와 고통을 주었을 것이다.그럼에도 예술은 절대선에 가까울수록 숭고한 것이라고 할수있으니, 화가는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의 선을 찾고자 했으리라.
오늘 나는 기도문을 외듯, 모멘트모리를
작은 목소리로 외운다.
죽음이 있는 것을 알기에 오늘의 모든 것을 전심으로 즐기고, 기뻐하고, 행복 해하며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미루지도 않고 게으름을 피우지도 않 겠다.내일은 죽음이 올지도 모르니까 말이다.서양의 화가들이 끊임없이 죽음 을 그려 경계한 것은, 삶의 축복을 살아 가는 동안 마음껏 누리라고 하는 메세지 이다.그러니 오늘 진정으로 행복하라.

고통스런 삶이라고, 힘들고 지겨운 시간 들이라고, 왜 나만 이렇게 사느냐고 한 탄하지 말고 오늘의 나의 시간을 진정 으로 돌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어쩌면 내일은 다시는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다.
내게 온 이 시간...온전히 행복하라.
눈물도,한숨도,비탄도 내가 가지는 행복 속에 녹아들게 스스로를 축복하라.
그것이 -모멘토모리-가 전하는 진정한 메세지임을 깨닫는다면, 그대는 이미
생을 이룬 인간이다.고통과 고뇌로 생의 길이 너덜너덜해질지라도, 걸어가는 발걸음마다 핏방울이 흐를지라도, 완성된 삶을 이룬 인간. 그 인간이 되기
위하여 나는 할수있는 한의 노력을 다
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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