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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2-01-10 15:15
ㆍIP: 223.xxx.143
한 끝의 다른 선택
한 끗의 다른 선택

         권영심 (2022 , 1 , 10 )

ㅇ씨와 ㅁ씨가 지인의 생일 파티에 참석
했는데, 두 사람의 상황은 쌍둥이처럼
같았다.
50대 후반의 나이며, 혼자 살고, 경제적 인 수준도 비슷하고 성별도 같다.
딱 한 가지, 다른 것은 ㅇ씨는 매사에 긍
정적이고 ㅁ씨는 만사가 아니올시다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모르고 지인의 생일
파티에 초대되어서 만났다.
지인은 사회의 선배였고 다양한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이어서, 초대객들도 여러
계층의 다른 사람들이었다.
이 파티에서 ㅇㅆ와 ㅁ씨는 처음 만났고
의외로 비슷한 점이 많아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보는 관점과 생각이
너무 달랐다 .
ㅇ씨는 지인의 집과 파티와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ㅁ씨는 큰 정원과 석조 저택의 규모와
아름다움이 질투가 났고, 웃고 떠드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나마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ㅇ씨가
마음에 들었고 둘만 이야기하고 싶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ㅇ씨와 ㅁ씨의 태도와
행동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유쾌한 웃음을 터트리면서 누구와도 인
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하는 ㅇ씨의 옆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시큰둥한
얼굴로 혼자 술을 마시는 ㅁ씨의 옆엔
아무도 없었다.
지인이 몇 번이나 부르고 사람들과 함께
있게 해주려고 했으나 그 때 뿐, 그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빠져 나왔다.
ㅇ씨도 그를 열심히 챙겼으나 ,ㅁ씨는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그에게 이미
마음이 상해서 외면하기만 했다.
시간이 흘러 각자 집으로 돌아갔는데,
ㅇ씨는 집에 가서도 행복한 마음이 한결
같았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맛있는 것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하루가 행복하고
감사해서, 씻고 깊은 잠이 들어 잘 자고
아침에 깨어났다.

청소하고 식사를 만들고 세탁까지 마치
고 난 ㅇ씨는, 항상 하던 대로 헬스 클럽
에 가서 운동하고 다시 집에 돌아왔다.
그는 매일의 취미가 요일마다 달랐는데
그 날은 살사댄스 동호회에 가는 날이어
서 특별히 신경을 써서 옷차림을 하고
나섰다.
반면 ㅁ씨는 술이 너무 취해, 간신히 몸 을 가누고 겨우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는데, 아침에 깨어났을 때 그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비참했다.
그의 아파트 안은, 채 버리지 않은 쓰레 기들과 옷과 생활용품이 섞여, 난지도나
다름없었고 주방엔 설겆이가 산더미같
이 쌓여 있었다.
귀찮아서 치우지 않았더니 어느새 집 안
은 손 댈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가 없게 되었고, 도움을 주지않는 딸이 너무나 미웠다.

그는 그대로 널부러져 있다가 오후 늦게
해장국을 먹으러 갔고, 거기서 어제 만난 ㅇ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살사를 배우러 간다는 말이 대체 뭔지 몰랐지만 다음날 만나기로 약속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데 그렇게 즐거울
수 있는 비결을 알고싶었다.
다음날 만나서 밥과 술을 먹으면서 ㅁ씨는, ㅇ씨의 집에 가보고싶다고 했더 니 ㅇ씨는 바로 허락했다.
ㅇ씨의 아파트에 들어간 ㅁ씨는, 그만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너무나 밝고 깨끗하게 정리정돈이 잘 된
아파트는 구조는,그의 집과 비슷했으나 자신의 집과 완전히 달랐다.
목을 놓아 우는 그를 끝까지 울도록 놔
두고 ㅇ씨는 허덕이는 그에게 따뜻한 차
를 내주었다.
그리고 ㅁ씨의 길고 긴 이야기를 다 들어 주었다.
ㅇ씨는 ㅁ씨를 자신의 집에서 재우고,
아침까지 차려서 함께 먹은 두 사람은 ㅁ씨의 집으로 갔다.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선 ㅇ씨는 무조건
내버렸고, 100리터 재활용 봉투로 20 개의 쓰레기가 나왔다.
ㅁ씨는, ㅇ씨가 어떤 것을 내버려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함께 치우면서, 아내가 죽은 후 처음으로 삶의 의욕을 느꼈다.
거의 모든 것이 비워지고, 청소하고, 씻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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