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찬열
ㆍ작성일	2020-05-08 03:15

ㆍIP: 211.xxx.27

아내의 용기(勇氣)

아내의 용기(勇氣)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병처럼 번져 전 세계가 들썩이며 선진국이라는 미국에도 4월 말 현재 확진 환자가 100만 명이 넘어섰고 사망자가 56,376명 넘어섰다.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관리와 대처를 잘한 우리나라에는 5월 4일 현재 확진 환자 10,801명의 사망자가 252명으로 최근 들어 확진 환자가 한 자릿수 미만이다. 그것도 해외에 다녀온 유입환자가 많이 나올 정도의 신속한 대체로 전 세계의 이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2m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실정이라서 공휴일 날에나 부부가 함께하는 걷기 운동마저도 자유롭지가 않다.

그런 데다 5월 들어 갑자기 낮 온도가 25~26도를 오르내리는 초여름 기온이 되어 그늘이 많은 길이나 사람이 많이 오지 않은 곳을 찾아서 걷기 운동하기가 쉽지가 않다. 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이 낀 연휴 마지막 날인 5월 4일 일요일이다. 남부지방에 곳에 따라 5mm 미만의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마음에 두며 우리 부부는 “오늘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하며 아내가 묻는다.” 한참을 생각 끝에 ‘나주, 경현 리가 어때요?’ 하니 집사람 역시 그곳이 좋겠다고 한다. 그곳은 나주 시내에 인접해 있는 경현 저수지를 끼고 비포장 평탄지에 오늘처럼 무더위가 26도까지 오른다는데 그늘도 많고 적격일 것으로 생각되는 곳이다.

지난해 이맘때 생각을 머릿속에 세기며 11시 30분경 집을 나서 광주에서 그곳까지는 자동차로 불과 30분이 걸리지 않는다. 조금 더 일찍 출발하면 좋겠지만, 그제 채집해온 고사리도 오늘은 날이 좋아 삶아 햇볕에 말리고 빨래며 어제 늦게 내려와 늦잠을 서울에서 내려온 장남의 아침밥도 챙겨주고 하다 보는 아내를 보노라니 측은하다. 대체로 아침밥을 8시 전에 먹는 우리 부부는 이왕에 나주에 왔으니 좀 빠르긴 하지만 나주곰탕 원조 집을 찾아 점심을 먹고 걷는 운동을 하기로 했다. 무더위에 땀 냄새 풍기며 음식점에 가는 것이 싫어서였다. 그동안 음식점들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장사가 안된다며 대체로 한가할 줄만 알고 그곳에 도착하니 맛이 있다고 소문난 집 앞에는 50여 명도 넘게 긴 줄이 서 있다.

나주곰탕으로 명성이 나 있는 이곳 나주에는 여러 곳의 곰탕집이 있지만, 평소에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런데 이렇게 코로나 정국에 생각 이외의 많은 사람이 많아 그다음 명성이 난 N 곰탕집에는 한 20여 명 기다리는 손님이 있어 그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워낙 음식점들이 크기에 10여 분 기다리니 우리 차례가 돌아와 점심을 해결하고 그곳에서 불과 자동차로 7~8분 거리에 있는 경현 저수지 아래에 있는 주차장을 찾았다. 사람들의 마음은 대동소이(大同小異) 한 탓이라 주차장 역시 만원이어서 길가에 차를 주차하고 출발점 저수지 둑으로 올랐다. 하늘은 금방 비라도 올 듯 흐리지만, 저수지 둑으로 불어주는 상쾌한 바람은 시원하고도 반갑게 맞아 우리를 주었다.

저수지 둑에서 시작된 숲 속의 자동차 편도 1차로 넓이의 비포장 길가에는 가끔 눈에 띄는 꽃 양귀비꽃이며 이름 모를 꽃들이 방긋이 반기며 오가는 등반을 하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지난해 이맘때 처음 찾아왔을 때는 화단을 새롭게 만들어 제법 희귀한 꽃들이 많이 심어져 또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일 년 만에야 찾아온 것이다. 그 기억이 또렷한 것은 곳곳에 보라색 오동나무가 꽃을 피웠기 때문이다. 대체로 길 양쪽에는 소나무 숲이 많은 그리 경사가 심하지 않은 비포장 옛 숲길을 걷는 것 같다. 삼삼오오 짝을 지은 등반을 하는 사람이 제법 많이 운동 삼아 경치를 즐기며 걷는 팀이 여럿이다. 대부분이 그늘이진 숲이며 그 숲 속에서 구구대며 반기는 산비둘기 소리며 가끔 다람쥐가 인사를 나오기도 하며 걷기에 편하고 풍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대략 2Km 조금 넘어 중간마다 쉼터 의자가 있고 운동기구도 설치되어 나이 든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의 걷는 길이다.

두어 시간 넘게 걸려 거의 다 내려올 때쯤 목줄을 단 강아지 한 마리와 운동복이 아닌 쥐색 잠옷 처 럼 통치마 저고리 옷을 걸친 50대 정도의 아주머니 부부가 20여 m 앞쪽에서 뭔가를 캐서 쇼핑백에 넣은 것이 눈에 띈다. ‘저 부부는 염치도 없이 여러 사람이 보라는 꽃나무를 캐는 것 같아’ 하고 말을 하고 지나치다 보니 분홍색으로 예쁘게 핀 꽃 양귀비를 꽃송이가 위로 나와 나를 구해 달란 듯 꽃송이만 얼굴을 내밀고 있다. 조금 전의 내 말이 맞았다. 우리 부부는 참 “염치없는 사람들이구먼!” 둘이서만 말하면서 지나치고 내려와 땀도 식힐 겸 저수지 둑에 만들어놓은 의자에 앉아 있는데 좀 전에 꽃을 캔 부부가 내려온다. 그런데 더 위쪽에서 아주 예쁘다며 내가 휴대전화로 사진까지 찍었던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나무까지 두세 그루를 캐 담아 쇼핑백에 넣어서 즐겁게 우리가 쉬는 곳을 지나치고 있다.

그 광경을 본 우리 집사람이 “여러 사람이 보라고 심겨 있는 꽃을 캐오면 안 되는 것이지요?” 하고 그 부부를 향해 갑자기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꽃을 들고 가는 부인은 얼굴을 저수지 쪽으로 둘러 버리는데 그의 남편이 “저 산에서 캐왔어요”라고 대꾸를 한다. “뭘 그래요. 우리가 조금 전 화단에서 그 꽃이 심겨 있는 것을 본 것인데요.” 하니 더는 아랑곳하지 않고 지나쳐 가는 것이다. 평소에 남의 일에 간섭하거나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비위를 보고 나무란 것에 나 역시 깜짝 놀랐다. 그러면서도 내 속이 후련하다. 공동체 의식을 져버리는 이기주의 속내를 나무람에 가슴속까지 땀을 식히는 시원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간다.

한영택

2020-05-08 10:09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세요?
바람직한 노년 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이 좋지요
주말마다 틈틈이 사모님과 행복한 여행을 하시는군요
‘코로나19’ 로 사회 각 분야에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집중적인 방역으로 5월 들어 안정을 찾으니 좀 나아지는 듯합니다
공유해야 할 공간에서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지요?
나이 들면 남자보다 여자가 강해지는 모양입니다
‘아내의 용기’ 작가님의 멋진 글에 다녀갑니다
가정의 달 5월 행복하십시오.


정찬열	반갑습니다. 한영택 작가님~ 그간도 별고 없이 잘계시겠지요 어쩌면 아내를 자랑하는것 같아 머슥하기도 하지만 좀채로 남으일에 좋은것으로만 봐주던 사람이 나도 깝짝 놀라게 하여 그런 용기도 이꾸나 하고 .... 5월들어 코로나에 조금은 느슨해진 분위기인데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고 편안 하시길 빕니다.	5/9 20:38

정대수

2020-05-08 12:59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세요?
나주하면 좋은 곳과 먹거리들이 많이 있죠.
사모님께서 용기가 대단하시네요.
대부분 그냥 지나치는데 따끔하게 혼내셨군요.
저도 속이 다 시원합니다.ㅎㅎ
코로나19가 아직은 불안합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좋은 시간들 되시기 바랍니다.^^


정찬열	어서 오십시요 존ㄱ셩하는 정대수작가님~ 귀한 발걸음 주신흔적에 고마움 전합니다. 언제 나주를 다녀가시고 잘 아시는 모양입니다. 뭐 크게 자랑 할바는 아니지만 고려와 조선시대에 천녁 목사골이 였기에 볼거리와 전국적 유명한 나주 곰탕과 홍어 가 유명한편이지요 주말 저녁 입니다. 건강에 유념하시고 편안한 한주가 되시길 바랍니다.	5/9 20:44

김종덕 2020-05-08 16:56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이사님, 안녕하십니까? 좋은 곳은 항상 찾아 다니시는 것 같으시네요. 사모님과 같이 말입니다. 나주에 그런 호수가 잇는 지는 몰랐습니다. 며칠 전에도 나주 식품센터에 다녀왔는데 알았으면 가 볼 것 하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곳일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정찬열 2020-05-09 20:47	《Re》김종덕 님 , 물길 작가님 안녕하세요 평소에 혼자서 가면 제가 어려움이 많기에 집사람에게 많은 것을 의지 하며 다녀야 하기에 불가피한 결점입니다. 오월도 중반으로 접어들려 하는 때에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전병일

2020-05-09 20:48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세요
사모님과 나들이 유명하다는 곰탕집도 다니시고
아름다운 동행길 보기 좋습니다
가끔은 그런 사람이 있더라구요
꽃이, 꽃나무가 예쁘면 몰래 캐가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한포기 사다 심으면 될것을~~
잘하셨습니다
다시는 그런짖 하지말아야 할뗀디
비오는 주말 저녁 입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


정찬열	반갑습니다. 존경하는 전병일 작가님~! 그어떤 분보다 나무와 꽃에 깊은 관심이 많으시기에 가끔 불미스런 현장을 목격할것입이다. 사람들의 의식이 좀더 깨어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COVID-19사태가 이태원 룸사건으로 먹칠이 됬습니다.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고 건강하시기;ㄹ 기원드립니다.^*^	5/13 06:23

김상화 2020-05-11 08:03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주말이면 부부 동반해 명소를 찾아다니며 힐링을 하시니 얼마나 행복하십니까? 축하드립니다. 나이 들어서는 부부 함께 여행다니는 것이 제일 큰 행복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 행복을 작가님께서는 실행하고 계시니 한편 부럽기까지 합니다 극성을 부리던 코로나 19도 이젠 서서히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정부의 노력과 의료진의 목숨을 건 적극적인 봉사 활동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분들께 박수를 보내야 합니다 사모님께서 용기 내시어 모르는 분께 훈계 겸 교육을 하시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앞으로도 금술 좋은 부부로 아름다운 산천을 다니시며 힐링하시길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며 잘 배 독하고 갑니다.

정찬열 2020-05-13 06:28	존경하는 팔도 를기행하시는 루수작가님 찾아주싱려 고마움 간직합니다. 작가님께서 도 사모님의 건강이 받쳐주신다면 저보다 더하실 분이시지요 저야 불가피 보호자가 항상 곁에 있지 않으면 가끔 불편이 초래되어 말년을 그렇게 보내라는 팔자인듯 합니다. 조용해지던 COVID-19가 이태원 룸싸롱 사태가 정국을 혼란을 야기시키나 봅니다.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고 더욱 알찬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아파트에 살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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