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찬열
ㆍ작성일	2020-03-19 10:39

ㆍIP: 1.xxx.99

이발소 문화

이발소 문화

2020년 02월 19일 우환에서 발병되었다고 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도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감염 율이 높아 대중들이 모이는 식당이며 노래방 오락실 심지어는 동네 이발소에 가기도 꺼려지는 분위기다. 그런데 23~4일이면 늦어도 25일 정도에 한 번씩 이발해야 하는 나에게도 어려움이 찾아 왔다. 지난 2월 2일 날 이발을 했으니 말일쯤에는 이발해야 했는데 단골로 다니는 동네 이발소마저 여러 사람이 애용하는 대중이발소이니 감염이 의심되어 차일피일 한 달을 넘겨 버렸다. 대부분 사람이 단골로 다니는 이발소를 애용하는 이유는 머리 특성을 살려 이발을 해주기 때문에 좀처럼 다른 이발소 이용을 꺼리는 현실이다.

그런 데다 오늘날 대중목욕탕에서나 목욕탕에 딸린 이용업소를 가야 대부분 이발을 하지만 우리 동네에는 가까운 목욕탕이 형제의 난으로, 결국 시끄러워져 문을 닫아 2년 전부터 별도 이발소가 생겨 많은 손님이 찾는 이발소가 되었다. 더는 미룰 수가 없어 한 달 5일 만에 덥수룩한 머리를 자르기 위해 이발소를 찾았다. 그날이 금요일이고 밖에는 이발소를 상징하는 삼색 네온등이 영업 중임을 안내하고 있다. 이발소 문을 밀고 들어가니 평소에는 보통 기다리기를 한 시간 정도 해야 하는 업소인데 내부에 불이 꺼지고 손님도 없고 조용하여 “실례합니다. 안 계십니까?” 하고 두어 차례 주인을 부르니 조그마한 대기실 방문이 열리며 이발소 사장님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실내 불을 켜고 이발사 사장님 마스크를 쓰면서 연속 기침을 해댄다. 두려움에서 “이발할 수 있어요?” 하고 물의니 또 기침을 심하게 하며 부근 “아파트 1동에서 확진 환자가⋯. 하고 말하니” 나를 두려움을 더 갖게 한다. 그래서 난 다음에 올게요. 하며 문을 열고 나와 버렸다.

내 나이 초등학교 어린 시절에는 일제 36년 아버지께서 일본 구주 탄광 모집에 일본을 가셨다가 어떻게 일본에서 나오셨는지는 내가 어린 때 일이니 알 수 없었다. 2년이 못되어 한국으로 오시며 유일하게 가져오신 두 손으로 머리를 깎는 이발 기계를 가지고 나 오시여 아버지께서 다섯 아들의 머리를 손수 깎아 주셨다. 가끔은 머리를 물어뜯기도 하면서 볼품없는 이발을 해주셨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좋았다. 1960년~ 1980년대 까지만 해도 조금 큰 마을이면 삼색 등이 돌아가는 이발소가 있었다. 연탄난로에 양은 물통을 올려놓고 이발을 한 다음 의자를 뉘이고 따뜻한 물수건을 얼굴에 덮어놓는다. 그리고는 이발사는 널따란 허리띠 같은 가죽 판에다 이발소 면도기를 기술적으로 앞뒤로 문질러 날을 세운 다음 비눗물을 묻은 둥근 솔을 연탄난로 몸통에 문질러 따뜻하게 만들어 얼굴에 비눗물을 묻혀 물수건을 걷어 가며 안면 면도를 해주곤 했다.

그 후 세월이 가면서 도심에 이발소는 대부분이 대중목욕탕에서 업소에 따라 다르지만, 여탕에선 ‘커피 언니’ 같은 이름으로 커피나 각종 수제 음료, 감식초 등을 1,000원 안팎의 가격에 파는 상인이 있다. 반대로 남탕 안에는 이발소도 있고 때 미리 아저씨가 구두도 닦아주며 헤어드라이어도 무료로 쓸 수 있다고 하면은 여성목욕탕 이용객들은 놀란다. 게다가 남탕의 수건이 무료라는 점은 잘 알려졌지만, 비누 거품을 내서 몸을 닦는 샤워수건 역시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은 여성들이 잘 모른다. 여성 이용객 중 단골들은 아예 샴푸와 세정제, 샤워 수건은 물론 목욕용 방수 방석, 오이를 갈 때 필요한 강판까지 목욕 바구니에 넣어 목욕탕 사물함 주변에 보관하며 대중목욕탕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남녀에 따라 다른 문화의 차이는 지역에 따라서도 나타난다. 국내에서 ‘사우나’라는 표현이 한때 고급 목욕탕의 대명사로 쓰인 것은 1980년대 서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시작됐다고 한다. 온탕과 냉탕 그리고 몸에 끼얹을 물을 담아둔 작은 ‘바가지 탕’ 정도만 있던 이전까지와는 달리 핀란드식 한증막인 사우나를 갖춘 목욕탕이 이 시기부터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그보다는 조금 앞서지만, 속칭 ‘때밀이’라 불리던 목욕관리사가 등장한 것도 1970년대를 전후해 남탕, 특히 수요가 많은 고급 목욕탕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그런 이발소도 기피업종에 속해 이발을 배우는 사람들이 없어 대부분 이순이 넘는 이발사가 주류를 이루니 요즘에는 미용실에서 남자들의 이발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지난 시절의 이런 대중목욕탕에서의 이발소 이야기는 그만 접고 나는 마침 고향 봉황면에 내려갈 사정이 생겨 마침 30년 전 고향을 떠나오기 전부터 고향에서 단골로 10년 넘게 다니던 이발소가 생각났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도심에는 마땅하지가 않으니 그곳에 가서 이발할 것으로 생각하고 조금 일찍 서둘러 자동차 전용 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50분 정도 걸리는 거리가 광주에서 승용차로 20여 분 남짓 걸리는 고향에 내려가 먼저 이발소를 찾았다. 당연히 마스크를 쓰고 들어가니 나를 보고도 사장님은 무심코 어서 오십시오 하고만 대답한다. 마침 대기하고 앉아 계시는 나이가 든 한 분이 마스크를 썼지만 내가 태어난 마을 수철이 선배님 같아 “혹시 수철이 형님이 아니요? 하니 누구세요 하는 것이다” 나 찬열 이예요 하니 그 선배님도 이발소 사장님도 깜짝 놀란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10여 년 전 전기 감전사고로 다 죽었다는 소문 이후 갑자기 내가 나타났으니 말이다. 이발소 사장 역시 내사고 났을 때 오시는 손님마다 아까운 사람, 좋은 사람이 안 되었다며 이구동성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것을 자주 들었다며 그때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그곳 이발소는 젊은 부부가 아주머니는 면도를 도맡아 하고 사장님은 이발과 머리 감기를 맡아서 분업하는 친절하고 변함없이 45년째 고향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곳이니 시골 면 단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착실하고 이발을 잘하니 고향 봉황면 사람은 물론 이웃 다도면과 오늘날에는 혁신도시에서 불과 10여 분 조금 더 걸리는 거리이니 그곳에서도 많은 사람이 이발을 온다는 것이다. 오늘날에 모두가 나이가 든 이발사들이 하지만 그래도 거기 이발소는 이제 갓 환갑이 조금 넘은 젊은 축 이발소에 속하고 변함없기 때문이다. 내 차례의 이발을 하면서도 줄곧 내가 고향에서 광주로 올라오기 전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전파사며 농약 판매상회를 했던 이야기 등이 화재의 이야깃거리였다. 한마을 선배님께 고향 마을 안부를 살피니 그분 역시 7형 재중 3형제만 살았고 내가 광주로 이사 올 무렵에는 60여 호 동네가 지금은 5채의 빈집을 포함 35호만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우환 COVID-19 두려움이 안겨다 준 이렇게 이발하기도 어려워진 현실 이야기인데 그 후도 광주 집 근처의 이발소 삼색 등 네온간판 등은 아직 돌아가는 것을 보여주지를 않는다.

두려운 바이러스 [글/정 찬 열]

몇 날을 망설이다
더는 미룰 수가 없어 이발소를 갔다
요즘 대중 이용시설 출입이 난감해서다.

네온간판은 영업 중인데
문을 밀고 들어서니 내부에 불이 꺼졌다
잠시⋯. “계십니까?” 하고 찾으니
쉼터 방에서 한숨 잠들었다 나온 모습이다

실내조명을 켜고 소파에 앉은 이발사
마스크를 쓰면서 심한 기침을 한다
이발을 해도 됩니까? 하고 물어보니
“옆 아파트 1동에서 확진 환자가.” 하지 않은가

상의를 벗으려다 주춤하며
“한번 검사를 받아 보셔야 하지 않을까요?”
하고는 “다음에 올게요.” 하고는 뒤돌아서
차를 몰고 집으로 오면서 갖가지 상념이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에 비치된
손 소독제를 흠뻑 손에 묻혀 승용차 문
손잡이며 핸들, 버튼 key, 바꿈. 손잡이, 등
차를 탈 때 손이 닿는 곳마다 소독제로 닦았다

막상 내 앞에 행여나, 라는 생각이
순간, 나를 어지럽게 만들어 버린다.
국내 7천여 명을 웃도는 확진 환자 발생
우환 COVID-19는 내 마음마저 가두어 버린다.

20200306. 기(記)

장선희

2020-03-19 11:29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남자분들이 가시는 이발소 에도
마음 편히 가시지 못해서 모두가 삭막해 지네요
요즘은 감기 기운에 기침만 해도
눈치가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코로나의 심각함에 신경성이 되어
왠지 두통이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모두가 철저하게 조심하고 노력한다면
서서히 퇴치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개중에 조심하지 않고 곳곳에서
확진자가 자꾸 생기니 걱정입니다
건강 잘 챙기시길 기원합니다.


정찬열	어서오십시요 장선희 작가님 일착을 빨리도 달려 오셨군요 우리들의 문학 서재가 대부분 COVID-19문제가 대두되군요 시기가 시기가 시기이며 중요성이 강조되니 어쩔수 없나 봅니다. 부족한글 배람해주심에 고마움 전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3/19 23:11

한영택

2020-03-19 19:42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잘 계시지요?
머리는 깎아야 하는데 이발소 가기도 겁이 나는군요
대중목욕탕도 그렇고 사람이 많이 가는 공용 시설에는 휴업 중이라
편의시설 이용 등 여러 가지로 생활에 불편함이 참 큽니다
혼자 집에서 해결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데 말입니다

떠난 지 30년이나 된 고향 이발소를 찾으셨군요.
부부가 45년이나 된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으시다니 놀랍습니다
제가 어릴 적 생활했던 시골 이발소는 빈 건물만 있었습니다
지금의 현실이 참 답답하고 우울합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평안하십시오
파이팅입니다~~~!!!


정찬열	반갑습니다. 존경하는 한영택 작가님~ 부족함이 많은 拙作品 배람해주시여 고맙습니다. 요즘 생활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중성이 있는 곳은 우리 스스로가 조심하지 않으면 않되겠지요 항상 건강하시고 편안 하시길 기원 합니다.^*^	3/19 23:16

전병일 2020-03-19 21:53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코로나 강풍에 여러곳 산불까지 겹쳐 어려운 난국입니다 저도 이발소를 가야 하는데 갈까 말까 머리는 덥수룩하고 흰머리는 삐죽삐죽 보이고 휴일에 가볼까 생각중입니다 저도 단골로 다니는 이발소가 있는데 과거에는 7일 17일 27일 휴일이었는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영업하고 일요일은 무조건 쉰답니다 직장을 다니다 보니 주말(토)요일에 가야하는데 쉽지만은 않네요 그래서 가끔은 대중목욕탕 이발소 한번씩 갑니다. 코로나19 전국, 건강관리 잘 하세요

정찬열 2020-03-19 23:22	동분서주하시는 존경하는 전병일 작가님 젊음이 뒷받침하니 가능하다하지만 참 부지런 하시는 작가님이구나 내심 생각해봅니다. 달려와주시여 응원에글 고마움 전합니다. 태풍급 봄바람이 마음을 심란하게 할뿐더러 요즘 코로나 임시 가포장 건물들때문에 앞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께 또한가지 어려움이 생겼나 봅니다. 희생과 봉사로 애쓰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들이 안전한 바탕의 터전인가보는데 걱정이 앞섭니다. 부디 건강에 유념하시여 편한나날 되시길 기원 합니다.

정대수

2020-03-20 14:05

전찬열 작가님 안녕하세요.
저도 지금 이발을 못하고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리고 있답니다.
이발땜에 그렇게 또 좋은 분들을 만나는 계기가 되시니 참 좋았겠습니다.
하여튼 코로나19가 물러나야 어디든 마음대로 다닐 수 있겠는데
모쪼록 잘 극복하시고요.
좋은 작품에 머물고 흐뭇한 마음으로 가면서 인사드립니다.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정찬열	반갑습니다. 정대수작가님~ 다중이용시설을 언제 어떻게 감염이 있을줄 모르니 조심에조심을 기울여야 겠지요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고 보람찬 한주가 되시길 바랍니다.	3/22 09:47

김상화 2020-03-20 21:06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작가님께서는 기억력도 대다하십니다. 우리나라 6~70년대 이발소의 형태와 발전 상을 낱낱이 소상하게 적으셨네요 어쩜 그렇게 기억을 더듬어 쓰셨는지 대단하시다는 말씀 밖엔 할 말이 없습니다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 19가 나라를 쑥밭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난리니 전쟁 보다도 무섭네요 늘 코로나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작가님 건강 행복 행운이 항상 함께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정찬열 2020-03-22 09:59	반갑습니다. 존경하는 루수 김상화 작가님 귀한 발걸음 주신 흔적 고마움 전합니다. 요즘 단체 모임도 자재해야 함에 애로가 많으시겠습니다. 항상 건강을 제일로 하시고 한주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민만규 2020-09-02 14:12	이발소 문화를 어떻게 이렇게 잼있게 리얼하게 글을 쓰셨는지 깊은 감명을 받습니다. 이발소 가기가 두렵습니다. 한달에 한 번 가던 이발소 두 세달에 한번 가게 됩니다. 60년대 장발장 시대로 회귀한 것 같습니다. 제 단골 이발소 사장님 왈 "여기는 코로나 없어" 뭔 마스크를 써 이러는 겁니다. 그라고 부터는 가기가 싫어졌답니다. 이발소 앞에 서성이며 사장님 마스크 착용했나 안 했나 보고 들어 간답니다.^^ 참으로 웃지 못할 일입니다. 멋지게 집필하신 이발소 문화 감명깊게 배람했습니다. 늘 건강 관리 잘하셔서 아픈 인대 파열도 하루 속히 나으셔서 멋진 글 많이 집필하시기를 응원합니다. 잠시 머물렀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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