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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찬열 수필가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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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정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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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20-03-26 0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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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영산강, 어제와 오늘
추억의 영산강, 어제와 오늘 [鳳 岩/정 찬 열]
내가 기억되는 1960대의 어린 시절은 숭어가 뛰고 황실이 젓 배가 드나든 영산강이었다. 그 무렵 내 고향 봉황면 철천리(선동마을)에서는 우마차(牛馬 車)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17km 정도 되는 거리를 어머니를 따라 난생처음 영산포 구경을 나올 때는 내 나이 10살 무렵인 1960년도 무렵이다. 당연히 비포장도로를 걸어 어머님을 행여 놓칠세라 신이나 영산포 가시는 길을 따라나섰다. 어머님은 가장 먼저 영산포 선창으로 나를 데리고 왔다. 다리 난간이 높아 겨우 곧추 발을 딛고 강을 넘어다보니 울긋불긋 깃발을 단 배가 7~8척이 정박해 있다. 그리고 비린내가 진동하는 부둣가에 많은 사람이 배에서 고기 상자를 내리고 물건을 옮겨 싣기도 하는 장면에서 어린 나는 눈을 떼지 못했다. 푸른 물이 넘실대는 영산강은 왜 그리도 크고 넓게 보였는지 가슴이 설렌다.
한참을 넋이 나간 듯 넘어다보고 있을 때 강 건너 내 영산(內 榮山)으로 기차 구경을 가자고 하신다. 난생처음 건너본 영산포 대교다. 일제 강점기인 1922년에는 영산포에 유일한 내륙의 등대(현재도 있음) 옆에 '영산 구교'라는 나무다리가 있었다고 한다. 과거 개울에 많이 세웠던 삽 다리처럼 나무를 A자로 촘촘히 세워 영산강을 가로지른 모습이었단다. 영산포 선창에서 내 영산(現: 영강동) 쪽으로 굵은 나무 말뚝들이 강물 위로 비쭉 나온 다리 기둥들로 만들어진 다릿발이었다고 한다. 그때 내가 한참을 넋을 놓고 황실이 젓 배와 조기, 생선을 실은 배를 보느라 정신을 놓을 무렵 일이다.
영산강을 걸어서 건너던 다리는 일본 강점기 1930년대에, 근대적인 콘크리트 공법의 영산교가 세워져 영산포역과 선창을 연결하는 다리로써 영암, 강진, 해남, 완도 등을 연결하는 중요한 다리로 이 다리를 통해 많은 물산이 일제에 의해 수탈된 수난과 아픔에 다리었다고 한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영산포 역전에는 매 쾌한 석탄 냄새가 콧속을 후빈다. 얼마 후 부지런히 석탄을 삽으로 퍼 넣은 기차가 기적 소리를 울리며 역으로 들어온다. 많은 사람이 역무실에서 쏟아져 나온다. 하얀 연기를 뿜으며 칙칙 폭을 연발하며 기적 소리를 토하는 기차는 목포 방면으로 떠나는 것에 정신을 놓고 본다. 비록 시커먼 괴물 같은 기차가 기적을 울리며 움직이는 기억은 성년이 된 지금도 생생하다.
또 하나의 기억은 어머님을 따라나선 모래찜 도우미이다. 지금은 영산강 정비사업과 1981년에 영산포 강어귀 둑을 막으면서 물길이 막혀 바닷물이 영산포까지 들어오지를 못했다. 하지만 강어귀 둑을 막기 전 1975년도 무렵까지 바닷물이 밀물과 썰물에 따라 들고 나는 청정한 강이었던 곳이다. 그 때문이었을까 영산포에서 금천 제방 우측 상류 방면 들대(영산동과 관정동, 금천면 고동리와 신천리에 걸쳐 있는 영산강 뚝)로 기억된 곳이다. 하얀 모래섬이 강가에 퇴적층을 이루고 있었다.
날마다 김매기며 밭일 들일에 시달린 어머님은 소서(小暑)와 대서(大暑) 사이에 들어 있는 음력 유월 유두날 모래찜을 하신다며 나를 데리고 간 곳이다. 그곳에는 다른 어머님 대부분이 모래에 몸을 묻고 얼굴만 내놓고 수건으로 가리고 계셨다. 나는 어머님이 모래 구덩이를 파고 누우며 모래로 덮어 달라고 하셨다. 주위에 다른 아주머니들을 보지 않았다면 모래로 묻어 얼굴만 나오게 하는 것을 못했을 줄도 모른다. 어머님을 덮어드리고 신이 난 나는 영산강 바닷물에 신이 나게 물놀이하고 조개를 잡으며 놀던 기억 말이다.
영산강 유역은 중생대 말 백악기에 속하는 화강암과 쥐라기에 속하는 편성 화강암으로 덮여 있다고 한다. 유역 하류부인 함평천, 고막천의 일부 지역에는 자갈, 사암이, 중상류 유역의 본류와 황룡강 중, 하류 및 지석천 하류 부근에 경상계 불국사 층에 속하는 화강암과 쥐라기의 편 상 화강암이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성립된 마한(馬韓) 남부는 예로부터 땅이 기름지고 바다와 통하는 교통의 요지로 청동기시대의 지석묘군이 영암군과 나주 반남 일대에서, 백제 시대의 고분군이 영암군 시종면과 나주시 반남면 일대에서 발견되어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했음을 알 수 있다. 예로부터 이 강은 나주까지 조수가 밀려오는 감조 하천(减潮 河川)으로 바닷물의 피해가 크고, 홍수의 위험성도 매우 높았다. 황룡강 상류부에는 안산암, 유문암 등이 주로 분포되어 있어 일반적으로 화성암류가 널리 분포한단다.
영산강은 사방팔방에서 흘러온 물들이 이룬 강이다. 동쪽으로는 담양군 무정면 동강리 동쪽 봉래산과 동북쪽으로는 담양군 용면 용연리 용추봉에서 에서 시작한다. 서쪽에서는 목포 옥암동 부주산에서 흘러내린다. 남쪽으로는 영암군 학산면 하계리 흑석산에서 발원한다. 북쪽의 시원은 장성군 북하면 신성리 임암 산이다. 영산강은 3개의 큰 물줄기인 극락강, 황룡강, 지석강 만나면서 모습을 갖춘다. 대략 1,400여 개의 크고 작은 물줄기가 남도 구석구석에서 실핏줄처럼 흘러내린다. 총연장은 2,740km에 이른다. [ 정동진 문학박사 시인 글] 2017.09.11. 무등일보 인용
영산강의 옛날 이름은 나주의 옛날 명칭이 금성(錦城)이었기 때문에 금강(錦江)이라 했고 나루터를 금강 진(錦江 津)이라고 했다고 전해온다. 영산포(榮山浦) 또한 고려 때 신안군 흑산면에 속한 영산도(永山島) 사람들이 왜구를 피해 이곳에 마을을 개척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조선 초기에 내륙 깊숙이 드나든 강을 이용한 교통망 때문에 영산포가 크게 번창하여 강 이름도 영산강으로 바뀌게 되었단다. 예로부터 수운이 발달해 목포-영산강(지금의 나주시 영산동) 간에 배가 왕래했다. 영산포는 농산물의 집산지로서 이 지역 경제의 중심지역으로 부상해 목포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급성장했다. 8·15 해방 후에는 수운이 이루어져 20~30t급 어선이 20~40척 정박할 수 있었으나, 그러나 1976년에 나주댐, 담양댐, 장성댐이 완공되었고 1970년대 상류의 댐 건설 이후에는 하상의 변동과 수량의 감소 및 영산강 하굿둑의 건설로 하류부의 수위가 낮아져 지금은 얕은 여울이 되었다. 1977년 10월 마지막 배가 떠남으로써 수운(水運) 기능이 완전히 중단되었다.
1981년 12월에 목포시 옥암동과 영암군 삼호면 나불리 사이에 영산강 하굿둑이 완공됨으로써 이 일대는 가뭄과 홍수, 염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영산강 지구 농업 종합개발사업 목적으로 영산강 하굿둑의 완공은 남해만, 영암만, 도포만 등의 바다는 영산강 유역으로 편입되었다, 지면이 높은 갯벌은 농경 지화 되었으며, 물은 바닷물에서 담수로 바뀌었다. 이렇게 생태 환경이 바뀐 영산강은 숭어, 장어, 낙지 등의 어장이 형성(形成)되어 어업을 생계로 살아왔던 영산강 주변의 많은 어민은 생업의 터전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바다로 흘러들었던 독립된 하천인 삼포 강(三浦 江: 23.5㎞), 영암 천(靈巖 川: 14㎞), 도갑천(道岬川: 18㎞) 등의 하천이 모두 영산강의 한 지류가 되었다. 길이 138.75㎞, 유역면적 3,371㎢이다. 담양군 월산면 용흥리 병풍산(屛風 山: 822m) 북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장성호(長城 湖)를 이룬 후, 황룡강(黃龍江)이라 불리다가 장성읍 북서쪽에서 월계 천(月桂川)을 합류한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박호동에서 평림천(平林川)을, 송대동 부근에서 극락강을, 나주시 금천면 북쪽에서 지석 천(드들강)을 합해 남서쪽으로 흐른다.
그렇게 댐을 만들고 홍수를 조절한다는 목포 하굿둑 제방이 만들어졌지만 1989년 폭우로 영산동 쪽에 제방이 무너져 영산동 일대는 물바다가 되면서 1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그 후 이명박 정부가 한국형 녹색 뉴딜을 내세워 ‘4대 강 살리기 사업’이라고 이름 붙인 4대 강 사업은 2008년 12월 29일 낙동강 지구 착공식을 시작으로 2012년 4월 22일까지 22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추진한 대 하천 정비 사업이었다. 그러나 사전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고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투입한 영산강의 2개소를 막아서 짧은 기간 내에 졸속으로 만든 보는 물의 흐름의 방해가 되어 녹조가 급격히 끼는 현상을 가져왔다.
1998년부터 2011년까지 영산강 수질 개선을 위하여 1조 8천억 원을 투입했지만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해 2017년도에도 1천59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영산강 녹조는 2014년 3회에 걸쳐 18일, 2015년에는 4회에 걸쳐 52일, 2016년에는 4회에 걸쳐 99일간에 녹조가 기승을 부렸다고 한다. 또한, 승촌보와 죽산보 구간에는 수질 자료 클로로필 수치가 25.8mg/㎥ 에서 67.7mg/㎥로 악화하여있으니 수계관리 위원회는 선구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호남의 젖줄 영산강의 수질 개선을 위해 말뿐이 아니라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고 환경 연합은 떠들었다.
이 사업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 강을 파내고 친환경 보(洑)를 설치해 하천의 저수량을 대폭 늘려서 하천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것을 주된 사업 명분으로 하고, 그 밖에 노후 제방 보강, 중소 규모 댐 및 홍수 조절지 건설, 하천 주변 자전거길 조성 등을 부수적 사업 내용으로 하였으나, 실제로는 한반도 대운하 재추진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 사업이었음이 감사원의 조사 결과 밝혀졌다. 감사원이 2013년 7월 10일 공개한 ‘4대 강 살리기 사업 설계, 시공 일괄 입찰 등 주요 계약 집행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2008년 6월에 여론 악화 등으로 대운하 계획이 중단되자 같은 해 10월부터 ‘4대 강 종합정비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에 대한 준설 보 설치 계획이 확정됐고 이듬해 6월 ‘4대 강 종합계획’이란 이름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청와대는 대운하 계획을 중단하지 않았다. 4대 강 계획을 수립하는 국토부에 ‘대운하 재추진’을 염두에 두라고 요청하는 등 언제든지 이를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6월 특별 기자회견에서 “대선 공약이었던 대운하 사업도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같은 해 10월 국토부가 국가균형발전 의 ‘4대 강 종합정비방안’을 보고할 때는 “수심이 5~6m가 되도록 뚫을 것을 반영해 재작성,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감사원 최*해 제1 사무차장은 “여러 정황상 이 전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생각은 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4대 강 복원 범국민 대책위원회는 "4대 강 살리기 추진본부에 대한 초기 압수 수색 등을 통해 증거 확보를 하지 않으면 사실상 범죄를 봐주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라며 "박근혜 당선인과 인수위가 오는 31일 이전에 4대 강 살리기 추진본부의 모든 자료와 정보를 철저하게 보관하도록 조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2017년 5월 연일 30도를 웃도는 때 이른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녹조 관심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영산강 곳곳이 녹조로 뒤덮여가고 있다. 나주 영산강 중류 지점인 영산포 선착장 강기슭이 녹색 페인트를 칠한 듯 길게 녹조로 물들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4대 강 살리기에 대한 정책감사를 지시한 가운데 영산강 녹조 발생 일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환경운동연합은 22일 “녹조 해소를 위해 우선 수문을 열기로 한 데 동의한다.
그리하여 극심한 물 부족을 고려하여 2017년 06월 01일 오후에 죽산보 수문 일부를 개방 10%의 물을 흘러 보냈다. 생태계 복원을 위해 장기적으로는 영산강의 죽산보와 승촌보는 철거돼야 한다.” 고 환경 단체는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곳은 애초 물을 가두지 않아도 농업용수, 지하수 이용에 지장이 없어 보가 굳이 필요하지 않았다.”라며 “퇴적물 누적 등으로 녹조와 수질오염만 심각해졌다.”라고 지적했다. 4대 강 사업 실패를 인식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보 해체에 따른 환경 변화나 영향을 조사해 단계적으로 철거해 흐르는 강으로서 자연 상태를 회복하게 해야 한다.”라고 요망하고 있다.
영산강(榮山江) 뱃길 [鳳 岩/정 찬 열]
태곳적부터
무등산을 삼각대 삼아
담양군 가마골과 용추골이 발원하여
담양군을 흐른 본류는 광주천과 합류하여
화순군 동남쪽 봉화산에 발원한 지류
능주천(綾州 川)을 흘러서 지석천을 만들고
하얀 억새가 씨름하는
본류와 지류는 금천면 신가리 앞뜰에서
2011년 4대 강 사업으로 만들진 역사는
광주 남구에 자리 잡은 승촌보에 쉬어 간다.
고요히 흐르는 역사의 한줄기
풍요로운 나주평야 젖줄이 되고
황룡강 푸른 물은 영산포로 흘러들고
서남해로 흘러가는 64km의 영산강 뱃길
부족 수(水)를 채우려고 고막원천이 합류하여
태조 왕건(王建)의 909년 나주 해전을 이룬
도도한 물줄기로 공을 세운 남포 강(南浦江)
지금은 영산강에 황포돛배를 띄워 놓고
기류를 부여잡은 죽산보가 위상이 되어
하구언(河口堰) 150km 장구한 영산강 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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