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찬열
ㆍ작성일	2019-12-29 16:23

ㆍIP: 211.xxx.27

연명의료 거부 결정에 서명하다

연명의료 거부 결정에 서명하다

지난 2019년 12월 12일 광주 시내에 있는 동구 건강보험 공단을 찾은 것은 4년이 다 되어 가는 나의 장애 의수족 두 번째 의료보호장구를 맞춤하여 건강보험 공단에 “보장구 정부 보조금 신청”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갖추고 ‘의사의 처방전’이며 ‘보호 장구 검사서’ ‘보호 장구 구매 세금 계산서’ 등을 지참하고 우리 집에서 가까운 건강보험 공단을 방문하였다. 누구나 관공서나 공공기관을 찾아가 보면 예전과는 다르게 민원인이 들어가면 누군가가 나와 어떤 일로 오셨냐며 안내를 위해 직원의 친절함을 느꼈을 것이다. 곧바로 민원인이 담당 직원과 업무를 받을 수 없거나 대기를 해야 할 것 같으면 민원인이 대기할 수 있는 탁자와 의자가 마련된 곳에 대기하게 만들어 놓은 곳을 접하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예전에 불편하던 사항들이 참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이날도 가지고 간 서류를 담당 직원에게 건네니 몇 가지를 검토한 후 “빠진 것이 없다며 이곳에서 잠시 대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직원은 본연의 업무 들어가고 의자에 앉아 생소한 듯 이곳저곳을 살피고 있을 때 내 눈에 확 들어오는 문구가 눈에 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연명의료 신청 상담”이라는 문구 말이다. 몇 개월 전에 집사람과 함께 기회가 있으면 우리는 자식들이나 가족에 부담스럽지 않게 “연명치료 거부 신청서”를 제출하자고 논의한 바 있었다. 나는 본 업무를 끝마친 뒤 혹시 ‘연명치료 거부 사전 의향서’를 이곳에서 할 수 있나요? 하니 나를 담당한 여자분이 잠시 기다리시면 곧 안내해주실 분이 오실 거라고 한다. 채 2~3분도 되지 않아 나이가 듬직한 여자분이 서류 몇 장을 들고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에 마주한다. 그리고는 여명 치료 거부 의향서에 관한 자세한 안내를 한다.

2019년 3월부터 시행될 연명의료 결정법(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에 관한 법률)은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이 임종 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을 환자에게 할 때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인공호흡기 착용 등 4가지의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 환자 본인은 이 사안에 대해 직접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 또는 연명의료 계획서를 통해 연명의료를 원치 않는다는 분명한 의사를 표명해야 해야 하며 환자의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환자 가족 2인이 마찬가지로 연명의료에 관한 환자의 의사를 진술하거나, 환자 가족 전원이 합의함으로써 환자의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 상담, 작성, 등록은 광주광역시에는 4개 보험공단과 전남대학교 병원, 조선대학교 병원, 신창동에 내 딸아이가 근무하는 KS 병원, 그리고 보훈 병원에서 접수를 할 수 있다고 일러준다. 그러면 그것이 복잡합니까? 하고 물으니 아니요 간단합니다. 본인의 신분증을 확인 후 두 곳에 직접 본인이 사인하면 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피부로 느껴왔던 것은 작고하신 지 5년이 다 되어 음력 정월 열나흘이면 장모님 기일(忌日)이다. 돌아가신 장모님은 건강하셨는데 걷기 운동을 하신다고 집 앞 학교 운동장에서 모래가 많이 쌓인 곳에서 걷기를 하시다 뒤로 넘어지셔 큰 상처도 보이지 않았으나 효자인 장남의 권유로 처가댁에서 가까운 광주에 보훈 병원에 입원하셨다. 2남 2녀의 아들딸이며 사위인 우리까지 만사를 제쳐놓고 보훈병원으로 달려갔었는데 그곳 담당 주치의가 일주일 정도 입원하면 상태가 정상이 될 것이라는 진찰 결과를 받고 모두 본연의 업무로 돌아간 바 있었다.
그런데 그 결과는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인지 담당 의사의 오진이었는지 결국 광주 전남에서 유명한 전남대학교 병원으로 이송이 되었고 끝내는 집으로 돌아오시지 못한 채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전전하셨다. 그러나 끝내 결과는 호전되지 않아 6개월이 조금 넘어 겨우 사람만 알아볼 정도로 일어나시지도 못하고 끝내는 콧속으로 음식물을 넣어 유지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따른 간호사가 계속 상주하지 않으면 되지 않아 광주 수완지구에 규모가 큰 “청양 한방 병원”요양원으로 입원을 하였다.

아들은 물론이고 막내딸인 나의 처제 씨가 매일 출근하다시피 병원에 나가 고생하였으나 생명을 인위적으로 연장하기 위해서 기도에 인공호흡기가 삽입되고 이를 통해 수동적으로 호흡하게 되며, 코를 통해 소장에 이르는 관을 통해 유동식 음식이 제공되고, 삽입된 요도 관을 통해 소변을 보게 되며, 혈관을 통해 지속해서 각종 약물을 투여받게 되고, 간혹 손과 발이 침상에 묶이게 됨으로써 인간으 존엄성은 끝내는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한 채 요양 병원 입원 2여 년 만에 고생만 시키고 세상을 뜨셨다. 그동안을 지켜보는 온 가족의 심정은 효도가 아닌 불효를 한 것만 같아 가슴 아파했으나 그 무렵에는 연명치료 거부가 인권 존엄에 모독이 된다고 하여 오랜 기간 국회에 결의가 되지 않았다. 그때를 직접 당한 우리 부부는 기회가 있으면 우리는 살아 있을 때 그“연명치료 거부 요청서”를 작성하자는 사전 타협이 있어 나는 그만 즉석에서 결정하여 그분에게 신분증을 제시하여 본인임을 확인시켜 드리고 컴퓨터에 작성한 곳 두 곳에 사인하는 시간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죽음이 임박한 환자가 스스로 명확하게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을 때 환자를 위해 생명유지 장치나 특정 치료의 시행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법적으로 가족들에게 주어져 있지 않습니다. 가족은 환자의 사망으로 유산과 상속 등 이해관계가 얽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죽음을 맞이하는 나의 의견을 미리 밝혀 놓으면 이러한 무의미한 생명의 유지와 고통에서 자유스러워지며 중환자실이 아닌 곳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가족들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는 가운데 편안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2월 9일 오후 향년 83세. 숙환으로 별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아주대병원에서 통원·입원 치료를 받으며 투병 생활을 했다고 한다. 연명 치료는 본인(김 전 회장) 생각도 그렇고 추세도 그렇지 않으냐. 본인이 가족들에게 “연명 치료는”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밝혔었다"라고 뉴스를 통해 밝혀진 바 있었다. 그 후 수많은 사람이 연명치료 거부 의향서 작성을 서두른다고 들은 바 있다.

연명 의료거부 서명
글/정 찬 열

불귀의 객실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목숨
한쪽 팔 장애로
아등바등 살겠다며
건강보험공단 찾아 보장구 신청하던 날

구미를 당기는
벽체 한쪽에 내 눈이 고정되는 건
“사전 연명 의료 신청” 안내문

100세 시대를 살면서도
그것도 모자라
남은 가족한테도 불행이며
기적의 요행은 무의미한 연장이다.

선대부터 내려온 전통은
생명은 소중한 것이라지만
이래도 저래도 인생은 허무한 것
한 생명의 존엄은 환갑 나이였으리라

마음은 준비되어
내 생명 내가 결정한다는 마음에서
연명 의료 거부결정서에 서명하던
이천십구 년 십이월 십 일일 오후

註). 2019년 2월부터 시행 제도

20191213, 기(記)

김상화

2019-12-29 22:32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반갑습니다.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의수족 관계로 병원을 가셨군요
그곳에서 연명치료에 대하여 서명 날인을 해야 되었나 봅니다.
작가님께서는 단호히 거절을 하셨네요
저 역시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작가님께서 하시려는 의 수족이 고통 없이 무사히 잘 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되리라 저는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정찬열 작가님
己亥年이 활짝웃으며 온제가 어저께 같은데 벌써 수명을 다 한 듯
서산마루까지 왔습니다
돌아오는 庚子年 새해엔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고
무엇보다 건강 행복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정찬열	반갑습니다. 존경하는 루수 김상화 작가님~! 그간도 별고 없으셨는지요 귄발걸음 주신 흔적에 고마움을 가슴에 담아 갑니다 겨울 행사때 뵙지를 못하니 내심 아쉬움 입니다. 이틀후면 다사다난 했던 한해도 어둠속으로 잠기고 庚子年 새해 뜻하시는 소망 이루시고 축복이 충만하시길 손 모음니다.	12/30 00:34

전병일

2019-12-30 10:50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이사님 ~
불의의 사고로 현재까지 불편한 몸으로 생활해 오신
작가님 존경스럽습니다
의족수 2번재 마춤에 의료연명거부에 서명을 하셨다니
큰 용기를 내셨네요
거기에 詩까지 슬픈사연을 담의셨군요
편안한 의수족 고통없는 의수족이 되었으면 합니다

己亥年 의 끝자락입니다
남은시간 잘 마무리 하시고
다가오는 庚子年 새해에는 이루고자하는 모든일 이루시고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고 향필 하십시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정찬열	존경하는 전병일 작가님 ~! 귀한 발걸음 주신 흔적 고마움 간직 합니다. 경자년 새해 에는 더욱 뜻하시는 소망 이루시길 기원 합니다.^*^	1/3 06:39

김상훈

2020-01-02 18:30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좀 오래전이지만,
어머니 소천하실 때 정말 가족끼리 싸움까지 났던 기억이 납니다.
병원측에서야 당연히 법적인 문제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역력했지만
제도나 법적인 문제, 그리고 가족의 의견이 어떻든

누구나 가족에게 감춘 것이 있거나 숨긴 것이 있다면
미리 언질해 놓는 것이 좋다라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건강 잘 챙기십시오.


정찬열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김상훈 위원 장님~! 바쁘신중에도 배람해주신 응원에 고마움 저합니다. 올한해도 항상 건강 하시고 뜻하시는 소망 이루시길 기원 합니다. 임원 회위때 인사 올리겠습니다.	1/3 06:43

전병일

2020-01-02 13:14

이사님 안녕하세요.

2020 경자년 새해 첫업무시작입니다
경자년 새해 소원하시는“일” 모두이루시고
건강하시고 행복이 넘처나는 나날 되세요.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정찬열	반갑습니다 전병일 작가님! 작가님께서도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얼마 남지 않으신 직장생활에 높고 넓은 날깨를 활짝 펴시고 뜻하시는 소망 이루시길 기원 드립니다. 거듭 방문해 주시여 고맙습니다.^*^	1/3 06:45

김상화

2020-01-02 23:34

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작가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꿈이 이루어지시길 두 손 모아봅니다
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고 가정의 평화기 길이 머물길 기원합니다


정찬열	존경하는 루수 김상화 작가님 거듭 응원과 함께 새해방문에 고마움 전합니다. 경자년 새해에는 그동안 많은 산행에 좋은 글 남기셨는데 새해에는 너무 무리 하지 마시고 건강을 보살펴 너무 높고 험한 산행은 조심해야지 않을까 권합니다. 새해 건강 하시고 뜨ㅅ하시는 소망 이루시길 기원드립니다.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1/3 06:50

김정윤

2020-01-19 05:19

존경하는 정찬열 시인님!
안녕하세요
이른 새벽 시인님의 서재를 찾습니다
곱게 집필하신
- 연명의료 거부결정에 서명하여 제출하다 - 배독하고

시인님의 시향에 젖어 잠시 머물다 갑니다
새해들어 유난히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벌써 민족의 명절인 설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한 것 없이 그렇게 날만 보내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정찬열	존경하는 김정윤 작가님 찾아주신 서재에 글 고마움 간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1/25 06:12

김종덕 2020-01-19 15:44	정찬열 이사님, 안녕하십니까? 항상 앞서 가시면서 주위를 이끌어 가십니다. 필요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존엄하게 죽을 수 잇는 결정에는 용기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람으로서의 존엄은 그 어떤 생명체라도 거부 할 수 없을 거라ㅣ고 생각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정찬열 2020-01-25 06:14	새해복 많이 받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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