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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8-05-31 11:14
ㆍIP:
화선 침투시의 추억
화선 침투시의 추억 / 임정수





오음리 특공 부대에서 야간 훈련을 할 때가 생각난다.
지금은 위장 크림이 잘 보급되지만,
그 당시엔 위장 크림 같은게 없어서 신문지를 태운 재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두손으로 비벼서 그것을 얼굴에 발라 위장했다.

밤이라해도 달빛에 비춰진 얼굴이 드러날 수도 있을 것이고
달빛이 없어도 피부 특유의 번질거림으로 인해
자신의 위치가 노출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꼭 위장을 해야만 했다.

소총 사격장이 가까워지면서 멀리서부터 개짖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외딴 민가에서 키우는 개가 인기척에 경계를 하느라 짖어 대었다.

우리 소대는 앞사람의 뒷꽁무니만 보면서 일렬로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이동을 했다.

전방엔 첨병조가 길을 안내하며 걸었고,
그 뒤로 본대가 따랐으며
후미엔 두어명이 우리의 지나온 흔적을 제거하는 임무를 맡아 충실이 이행하고 있었다.

소총 사격장에 다다랐을 무렵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매어놓지 않은 개는 왼딴집에서 뛰쳐나와 우리가 있는 곳으로 달려와 사납게 짖어댔다.

우린 안주거리로 탄입대 깊숙히 숨겨두었던 쥐포를 꺼내어
조금씩 이동을 할 때마다 개에게 던져 주었다.

그렇게 이동하기를 몇분이 지났을까.
우리 수중엔 가지고 있던 쥐포가 이미 다 떨어져 버렸고
개는 더 달라고 목청껏 짖어대기 시작했다.

생각다 못한 후미조의 한명이 자신이 알아서 처리를 할테니 먼저들 가라고 한다.
어떻게 처리를 하겠다는 것인가?
이런저런 생각으로 호기심있게 지켜 보았다.

우린 그자리에서 이동을 하였고,
사납게 짖어대던 개의 소리는 점차 이성을 되찾았는지 사그라 들었다.

그때 누군가가 밤의 정적을 깨뜨리며 한마디 했다.
"그놈 하도 시끄럽게 짖어 대니까 자신의 허벅지 살이라도 떼어주고 오는 모양이지?"
"하하하하.."

어느정도 이동을 한 후에 약속 장소에서 후미조를 기다렸다.
한참후에 도착한 후미조.
"어떻게 되었어?"
"예, 비상용으로 숨겨둔 쥐포를 꺼내어 조금씩 이동하면서 던져 주었습니다."
"....."
"나중엔 쥐포가 다 떨어져 마지막 남은 쥐포를 개가 먹을 때에
재빨리 소총 개머리 판으로 내리쳐서 기절을 시키고 왔습니다."
"뭐?"
"하하하..."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소총 개머리 판으로 내리쳤다는 건 순전히 거짓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린 임무의 특성상 M-16소총이 아닌
K-1소총을 지니고 다녔기에 그럴 수도 없었지만,
왼딴집의 개는 우리가 자주 그곳으로 지나다니다 보니
우릴 안다고 반가워서 짖어대었던 것이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고,
라면집 삼년이면 라면을 끓인다는 말처럼
그 개는 이번에도 우리가 쥐포를 던져줄 것을 미리 알고 큰소리로 짖었을 것이다.

뭐, 후각이 뛰어난 개니까
멀리서부터 우리가 오는 걸 미리 알고 기다렸다가
조금이라도 더 얻어먹을려고 제딴엔 일부러 짖었는지도 모르겠다.

알아서 처리를 하겠다던 후미조는
그개를 데리고 외딴집으로 조용히 들어가 개를 묶어놓았다.
그리곤 쥐포를 있는대로 던져주곤 얼른 뛰어 왔다고 한다.

새벽에 삼천포 수협엘 갔다가
남해 청정지역의 쥐포라며 권하는 상인의 손길을 뿌리치질 못해
쥐포를 한아름 사와서 은은한 불위에 올려놓고 굽는다.

가늘게 연기를 내뿜으며 뿜어져 나오는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오래 전 특공 부대에서 화선 침투시의 새록새록 떠오르는 추억을 주워 담아본다.


仁守/정용하: 동절기 야간위장은 씻어 낼때  그귀찮음....
     어떤땐 대충 닦기만하고 세면 생략도..ㅎㅎ
     야간정숙보행이니 하는 것들이 생각납니다
     동네 개,  버르장 머리 잘못 길들인 듯합니다
     고기맛을 알았으니 말입니다
     지금은 양산 서창에 근무하는데 작년1년은
     삼천포 근무를 했던 관계로 수협 잘 알고 있습니다
     쥐포를 죄다 사오셨군요
     쥐포 드시면서 문운 왕성하시어 큰 뜻을 펼치시길
     빕니다  -[05/31-19:58]-
임정수: 직업이 직업인지라
     주로 민물고기와 바닷 고기 등을 취급하다 보니
     어딜 가나 직업에 대한 색깔은 감출 수 없는가 봅니다.
     
     천천히 귀농에 대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나가면서
     아직은 떨칠 수 없는 직업에 매달립니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많은 일들을 하면서
     준비할 것 또한 많다보니
     좀처럼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언젠가 정용하 작가님을 뵈오면
     지금껏 못다한 얘기를 많이 나룰 수 있을 것 같아
     잔뜩 기대감에 도취해봅니다.
     
     늘 건강하시고요,
     즐겁고 행복한 6월요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06/0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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