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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8-06-14 12:37
ㆍIP:
황당한 휴대폰 요금
황당한 휴대폰 요금 / 임정수






휴대폰이 울린다.
시계를 보니 밤 12시가 훨씬 지났다.
"여보세요?"
"자기야~"
"응? 누구...신지?"
"나야, 나."
누군지 정말 모르겠다.
도대체 누구지?
"흐응~자갸~"
이번엔 심한 콧소리로 나를 부른다.
누구지? 정말 모르겠는데...미치고 환장하겠다.
"저기...니가 누구세요?"
"에이..나도 몰라? 일부러 그러는거지?"
"아닌데...정말로 누군지 모르겠는데...누구..세요?"
"저...혹시 김아무개씨 아니세요?"
"아..김 아무개씨요? 어제 미국 갔잖아요."
"네? 한 시간 전에 통화했는데...그럴리가 없을텐데요."
쳇, 한시간 전이랜다. 그러면 안되지.
"아..어제 미국 간 사람은 김 아무개씨 동생이었지. 나도 헷갈리네요."
"네...그런데 김 아무개씨와는 어떤 사이에요?"
"그건 저도 몰라요. 오늘 첨 듣는 사람이거든요."
"....."
조금 황당할거다. ㅋㅋㅋ
"이 폰 번호는 분명 맞는 것 같은데...혹시...이 아무개씨는 아시는지요?"
"예, 잘 알지요."
"이 아무개씨와는 어떤 사이세요?"
" 그 사람은 지금 바쁘거든요. 당신과 통화중이잖아요."
"네?"
흐흐흐, 다방에 전화를 해서 홍길동과 이순신을 찾다가 없으니
주전자씨를 찾는 꼴일거다. ㅋㅋㅋ
"그럼...박아름이라고...잘 아시겠네요?"
"예? 박아름이요? 잘 모르겠는데..."
"모른다구? 바로 니 고모다 이놈아."
그리곤 얼른 끊어버린다.
우와~ 제대로 한방 먹었네.

누굴까?
지금 이 시간에 어지간히도 할 일이 없는 사람인가 보다.
어쩜, 스팸 메일처럼 이상한 생각으로 전화를 걸었는지도 모르겠다.
곤히 잘 자는 사람을 깨워가지고 피곤하게스리..
이리저리 뒤척이다 억지로 잠을 청해본다.
가물거리는 정신이 흐트러지면서 스르르 잠이 드는데
또 다시 휴대폰의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려댄다.
으~짜증나..
뜨는 번호를 보니 좀 전의 바로 그 번호다.
미..친..*..
이번엔 한손으로 코를 꼭 집으며 다른 목소리를 내어서 받았다.
"네, 당감동 화장터입니다."
"네? 화..장..터..요?"
"예, 맞습니다. 누가 죽었나요?"
"아뇨, 아직..."
"그럼, 죽으면 다시 전화해주세요."
"저기요...아직 죽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죽을거거든요."
"예."
"미리 예약을 해두면 할인이 되나요?"
"할인요? 그럼, 일시불로 하실겁니까? 아님, 할부로?"
"계산도 미리 해야되나요?"
"네, 어차피 죽으면 못 받잖아요."
"그럼, 죽기 전에 돈 좀 벌어서 다시 전화할께요."
"네, 꼭 전화 주세요. 기다릴께요."
미친*...정신이 그렇게도 없나?
세상이 어수선하고 경제가 어려우니 별 희안한 사람도 다 있네, 나원참..

몇일 후 각종 세금 고지서와 함께 휴대폰 요금 청구서를 받았다.
오잉~이건 분명히 잘못된 거다. 이럴 리가 없는데...
귀신에 홀린 듯 부당한 청구 요금에 혀를 내두르며 고객 센터로 전화를 했다.
"네, 고객님! 얼마전 이러이러한 전화를 받으셨네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런 전화를 받은 것도 같다.
"네, 받긴 받았습니다만..."
"그러니까 요금이 많이 나오는거에요. 그런 전화는 받질 말아야 하는데..."
그러면서 앞으론 절대로 받질 말라고 한다.
내가 그런 전화인지 알게 뭐야. 보통의 전화처럼 알 수가 없는데...
그래, 이제부터라도 모르는 전화는 절대로 받질 말자.
어머니께서 어릴 적부터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다.
모르는 사람이 문을 열어 달라고 하면 절대로 열어주지말고,
어딜 따라가자고 하면 가지도 말고
집 전화라도 모르는 번호는 절대로 받질 말라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다.
그래, 이젠 안받을거다.

절~~때~로...


仁守/정용하: 하!하! 한참을 웃어봅니다
     당감동 화장터에 예약이라
     그것도 할인여부 질문에다
     죽으면 요금을 못 받으니...
     그런데 당감동 화장터 없어진 것은
     오래되어도 통화의 소재로는 사용가능
     한 것이 재미있네요
     한참을 웃고갑니다. 건강하시고 문운왕성
     하십시요  -[06/18-10:05]-
임정수: 가끔가다 밤늦게 장난 전화가 걸려오는 것을 받게되는데요,
     안그래도 몇시간 자질 못하는데,
     겨우 잠이 들만하면 이런 전화가 걸려와서 짜증이 말이아니랍니다.
     
     그래서 생각다 못해 위의 내용처럼 응대를 하거나
     어떨 땐,
     "예, (당감동) 화장터입니다."리고 하던지,
     "밤늦은 시각에 걸려올 때엔,
     "예, 공동 묘지입니다." 그러면서 목소리를 착 가라앉히면서
     조금은 으스스하게 분위기를 잡아보곤 한답니다.
     ㅎㅎㅎㅎㅎ
     
     그런데 무엇보다도 제일 조심해야될 것은
     일반 전화처럼 걸려오는 전화 번호나 낯선 휴대폰 번호는
     경우에 따라선 받질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국번(앞번호)이 050으로 나가거나 000으로 나가는 번호도 있고요,
     제가 모르는 여러가지의 지역 번호가 많이 나타나더군요.
     그럴 땐 무조건 스팸으로 등록하여 받질 않는답니다.  -[06/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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