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8-06-2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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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즐거움
주는 즐거움 / 임정수

아직은 결혼을 못해서인지 무엇을 챙기려거나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한푼 두푼 저축하여 조금씩 살림이 늘어나는 즐거움과
통장 속의 저축액이 불어나는 것을 실감하며 함께 웃고 행복해 할 사람이 없다.
그래서인지 모으거나 불리는 것과는 인연이 먼 것같다.

홀로된 마음을 의지할 곳이 없어 언제나 주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간혹 '간도 쓸개도 다 떼줘라'는 말을 자주 듣는 편이다.
나도 자존심은 있다.
자존심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허수아비 같은 사람일런지도 모른다.
자존심이란 남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무엇을 견주거나 서로 경쟁할 때에야
비로소 자존심을 내세울만한 명분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저 나자신 스스로에게 남들처럼 멋지고 행복한 인생,
늘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으로인해 자존심도 없는 사람,
간도 쓸개도 없는 사람, 물에 물탄 듯 흐리멍텅한 사람으로 비춰졌을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나만의 꿈과 이상이 있기에 나름대로 추구하는 못표는 있다.
그 꿈과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오늘도 열심히 뛰어다니며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남들이 알아주든 그렇지 못하든 신경쓰지 않고...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더라도 주면서 금방 후회할 것 같은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내가 가진 걸 다 주더라도 조금도 아까운 줄 모르고
주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내면 속 깊숙한 곳에서 부터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무언가를 줄때에는 이것을 주면 내가 손해인데, 주고나면 남은 게 없고 나는 빈털털이가 되는데...
이런 식으로 앞, 뒤를 재거나 계산적으로 사람을 만나거나 주고 받지는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이 줄때에는 다시 되돌려 받을 것이란 기대는 전혀 하질 않는다.

정이가고 마음이 가는 사람들에겐 전생에 내가 받은 은혜를 갚는다는 생각으로
기분 좋게 주면서 뒷일을 생각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내 손에서 떠난 것에 대한 미련을 두질 않는 것이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는 말이 있다.
어딜가서 도둑질을 하거나 나쁜 짓을 하는 그런 삶이 아니라,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을 생활의 지표로 삼아
조금이라도 젊고 건강할 때에 뭐든 닥치는대로 열심히 일하고 벌어서
뜻깊고 보람되게 살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나의 삶, 바로 그자체이기도 하다.

조상님께 누가되질 않고, 부모님을 욕되게 하질 않고,
남들 앞에서 떳떳하며 나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인간으로써
열심히 땀흘리고 노력하며 나름대로의 알찬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직업의 특성상 주로 어류를 취급한다.
민물고기에서부터 바다고기와 해산물(건어물)까지 취급하는데,
본업은 민물고기 엑기스를 다루는 것이다.

오래 전에 식당(횟집)을 운영하면서 직접 잡아온 민물고기로 엑기스를 내어
손님들에게 서비스로 대접하다보니 엑기스도 함께 하게되었고,
지금은 자의든 타의든 바닷고기도 조금씩 주문받다 보니
바다고기와 해산물, 건어물 같은 것도 취급하게 되었다.

그래서 가끔씩 친하게 지내는 친구나 생각나는 지인들에게
엑기스나 건어물 종류를 선물로 보내곤 하는데,
그나마 받고서 잘먹었다는 인삿말이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쓰다 달단 말 한마디 없으면 괜히 먹기 싫은 걸 억지로 떠 맡긴 건 아닌지
택배로 발송하고 나서도 한동안은 고민을 하게 된다.

고맙다는 인삿말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어차피 내가 좋아서 보낸 것이니 굳이 그런 말을 듣고자 한 게 아니니까.
다만, 먹어본 소감이라도 알고 싶은 것이다.
먹기 싫은 걸 억지로 먹어라고 떠 맡긴 것이라면 다음엔 보낼 필요도 없고
정말 좋아하는데 잘 받았다거나 고맙다는 인삿말이라도 들으면
'좋아하는 걸 보내줘서 저렇게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에
다음에도 또 보내줄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나도 먹고 살아야 하겠기에 무작정 보내주는 건 아니다.
언제나 나누는 삶,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삶을 생각하다 보니
좋은 것이 있으면 내가 아는 사람들과 함께 맛보고 격식없이 편하게 살고픈 것이다.
그런 이유로 주는 걸 좋아하게 된 것일런지도 모른다.

내가 하고있는 일은 한가지가 아니라 여러가지를 동시에 하고 있다.
민물고기 엑기스를 내리는 일과, 살아있는 민물고기를 도,소매도 하며
바다고기와 해산물을 취급하는 일 뿐만 아니라
요즘은 귀농을 꿈꾸며 전국 방방곡곡을 돌면서 정착할 곳을 알아보기도 한다.

귀농!
흔히들 생각하는 일반적인 농사를 하기위해 귀농을 하려는 건 아니다.
남들이 하면서도 잘 하지 않는 조금은 특이한 방식으로 귀농을 하고픈 것이다.

가령, 논을 조금 깊게 파서 모를 심어놓고
그 속에 붕어와 잉어, 메기, 가물치, 장어, 참게, 우렁이...등을 넣어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무공해 농법으로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려는 거다.

그렇게해서 친환경 무공해 농법으로 탄생된 쌀은 쌀대로 판매를 하고,
함께 양식한 민물 고기는 엑기스로 내리거나 매운탕을 병행하여 소비를 시킬 생각을 가지고 있다.

때론 찌들고 오염된 도시에서의 탈출을 꿈꾸며
물 좋고 공기 좋은 산 속에서 자연을 느끼며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볼거리, 즐길거리도 많이 연구할 것이다.

물론 어떻게 꾸밀 것인지 기본 계획은 다 되어 있다.
최대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질 않도록 자연과 조화롭게 하여
자연을 맘껏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꾸며나갈 계획이다.

친환경 농산물이라 하여 무조건 판매를 목적으로 하진 않는다.
내가 먹을 양식만 어느정도 확보가 되면
내가 아는 모든 분들이 잠시 머리도 식힐겸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배려 할 것이며
돌아들 갈 때엔 친정이나 시골집에 다녀가는 기분을 느끼도록 이것저것 챙겨서 보낼 것이다.

나는 직장에서 맡은 바 임무를 부여받고 열심히 일을 하여 월급을 받거나
다람쥐 채바퀴 돌 듯 각본에 짜여진대로 주어진 삶을 살면서
그저 앞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이익에만 치우쳐 살아가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 볼 수가 없다.

때론 손해를 보며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내가 가진 것 중에서 여유가 있는 것은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것, 나눌 줄 아는 삶을 생각한다.

비록 나혼자서 열심히 일을 하여 가꾸어 놓은 것이지만,
조금씩 나누고 베푸는 것으로 나로인해 다른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 할 수만 있다면
결국엔 그것이 재산으로 남는 것이라고도 생각을 해본다.

돈으로 살 수도 없는 것,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인간적인 삶을 통해 대인 관계를 넓히다 보면
결국엔 그들이 나의 재산인 것이다.

내가 가진 게 많고 풍족한 가운데 나눔을 얘기한다면 몰라도
현재 처해있는 상황에서 이런 얘기를 하면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나를 비웃겠지.
'쥐뿔도 없는 게 건방만 들었다'면서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을 그렇게 오래 살은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살아오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있을때, 가진 게 많을 때에
주위를 돌아보고 이웃을 돕고 살아야지 없을 때에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일까.
나는 단지 콩 한쪽이라도 아끼고 나누어 먹는 걸 말하고
작은 힘이나마 도움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기꺼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삶으로
비록 가진 것은 없으나 적게 먹고 적게 쓴다는 생각으로
나보다도 더 못한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일 뿐이었는데...

사람의 욕심이란 건 끝이 없어서 무엇을 가지면 더 가지고 싶고
한층씩 오르고 또 오르다 보면 나중엔 정상까지 오르고 싶으며
나중에...내가 정말 잘 되었을 때에 남을 돌볼 수 있는 것이지 지금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너무나 무관심하고 소홀하는 것 같다.

내가 좋아서 직업 군인으로 근무를 하다 전역을 한지도 오래되었다.
전역 후에도 미련이 남아서인지 나름대로 봉사를 한답시고 예비군 소대장으로써
십여년이 넘도록 자원해서 활동을 하며 크고 작은 상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어차피 무엇을 바라고 지원한 것도 아니기에 후회는 없다.
다만, 내 딴엔 순수하게 봉사 정신으로 활동을 한 것이지만
주위에선 조금 모자라는 사람으로 나를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아무런 이익도 없이 늘 손해만 보면서 살아간다고 말이다.
그런 이유도 있지만 나는 그런게 싫다.
그래서 잘하던 예비군 소대장도 그만 두었다.

어딜가든 약삭빠르게 실속을 차린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그렇지만 이익이 되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그렇지 못하면 매정하게 뿌리칠려는 그런 게 싫다.
안그래도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이기에 무정하고 매정한 삶은 정말 싫은 것이다.

한가지 예를 들면 내가 술과 담배를 끊은지도 벌써 십오년이 넘었다.
전역후엔 술값, 담배값이라 생각하고 따로 떼어서 모아 두었다가
직업의 특성상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게 되었는데,
고아원이든 양로원이든 지나가다가 기분이 내키는대로 쌀이라도 한포대 사가지고
들어가서 건네 주곤 나와버리곤 했다.

주위에선 이름이라도 알려주고 나오지 왜 그냥 오냐고들 하면서
도와줘도 표시가 나질 않으니 보람이 없다고들 했다.
사실, 이름을 알려주면 편지를 하고, 전화를 해서 귀찮게 도와달라고 하기 때문에
어딜 가든 소리, 소문없이 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가는 게 맞는 것 같았다.

세상은 둥글고 서로 어울리며 살아가는 것이지,
지금은 내가 좀 살만하고 잘되었노라고 큰소리치며 살아가고들 있겠지만
사람의 일이란 하루 아침에 어떻게 될런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도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꼭 그때를 대비해서 저축을 한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고 주위를 둘러 볼 수 있을 때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우리가 함께 어울리며 공생하는 이유이기 때문기도 하다.

누군가를 도운다는 생각보다는 넘어진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우려는 자세로
자신을 낮추는 것은 절대로 나자신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생각한다.
나눌 줄 모르는 사람들은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기분, 이 마음은 도저히 이해를 못할 것이다.
주는 즐거움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말이다.

최 평균: 사실 베푼다는 것은 어려운 가운데 조금 덜어서 하는 것이지
펑펑 쓰고도 남아서 도와 주는것은 적선이라 생각 되어 집니다.
임정수 작가님 잘 계시지요?
저도 우리 아이들에게 '베풀며 즐기며 살자!'란 다소 엉뚱한
가훈을 심어 줬지만 잘 베풀기도 욕먹지 않고 즐기기도 힘든 세상입니다.
추측컨데 아까운걸 베풀고도 욕을 먹는일도 종종 있으시겠다 생각 되어 집니다.
작가님의 진심을 모르는 한심스런 인사들의 말에 가슴 다치시는 그런 일들......
저도 주제 넘게 힘들여 번돈으로 베풀고 손가락질 받는 일이 다소 있어
조금은 자제 하려 생각하는데 모든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격상 오버 하기를
곧잘 합니다. 이곳 협회에도 좋아하는 글을 쓰고자 가입했는데 사람사는
단체인지라 조금 더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하니 안좋은 일도 생기나봅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 가서 열심히 글만 쓰고자 다짐을 해 봅니다.
오직 글에만 맹진 맹진 맹진을.......ㅎㅎㅎ
작가님도 하시려는 일 잘 풀어 가시고 제가 경제적으로는 돕기 힘들고
시간이 허락 되는 범위 내에서 튼 -[06/20-15:15]-

임정수: 맞습니다.
베푼다는 것은 표시를 내거나 광고를 하기 위함이 아니라
어렵고 힘든 가운데에서도 조금 덜어서 나누어 먹고 쓰자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종의 투자이고 저축이라고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편할 것도 같습니다.
사람의 일이란 앞날을 내다 볼 수가 없으니
있을 때에 아껴쓰고 나눠쓰면서 훗날을 기약하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말처럼
남에게 베풀 수 있을 때에 베풀고 나면
나중엔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 돌아오지 않을까요?
-[06/20-21:26]-

임정수: 저는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저주하거나 악담하는 말,
남에게 해꼬지가 되는 말을 하면...

제가 누군가에게 침을 뱉거나 돌을 던졌을 때에
그것은 지구를 돌고 돌아서 눈덩이처럼 크게 부풀려서 돌아와
저의 뒤통수를 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조심하곤 하지만,
욱~하는 성질, 급한 성격 탓에
아직은 열심히 공부해서 그릇을 키워야 하겠다고 느끼며
자신을 채찍질 하곤 한답니다.
-[06/20-21:31]-

임정수: 근데...
협의회에서 안좋은 일이라도 있으신지요?
마음 상하신 일이라도 생긴 듯 하여 걱정되는군요.

적은 인원이 오가는 곳이 아니라
각계 각층의 수많은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마음 상하는 일은 생기기 마련입니다.

저마다 내맘처럼 다 똑같을 수는 없으니까요.
기분 나쁘신 일을 당하셨다면 마음을 푸시고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마음을 비워보시면 어떨런지요?

우기로 인해 잦은 비와 후덥지근한 기온으로
짜증이 더해가는 때입니다.

고르지 못한 날시로인해 몸 상하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건강한 여름을 나시길 빕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요,
건안/건필하세요. *^.^*
-[06/20-21:40]-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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