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8-06-13 10:35

ㆍIP:

황소 개구리
황소 개구리 / 임정수

황소 개구리는 미국에서 들여온 개구리라 알고 있다.
생태계의 심각성은 고려하지도 않고
무작정 수입에만 눈이 먼 일부 업자들이 들여와서 퍼진 것이라고만 알고 있다.

황소 개구리는 말 그대로 엄청난 덩치를 지녔다.
어떤 것은 수박만한 것도 있는데
언젠가 그물에 걸린 황소 개구리를 보고 놀라서 뒤로 자빠진 적이 있었다.

새벽녘에 낙동강에 드리워 놓은 그물을 걷고 있는데
그물 속에서 사람 얼굴같은 형태로 보이는 게 나를 노려보고 있질 않는가.

요즘처럼 날이 훤하게 밝아오는 새벽도 아닌 춘삼월의 새벽이니
어두컴컴한 가운데 불쑥 떠오른 얼굴...
그것도 나를 노려보고 있는 사람 얼굴로 보였다면 얼마나 놀랐을까.

강심장으로 소문이 나있는 나이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까지도 심장이 벌렁벌렁한다.

20년 전.
강원도에서 근무를 할 때에 토종(식용) 개구리와 황소 개구리를 많이도 먹었었는데...
그때는 남자들 보다는 여자들이 더 잘 먹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나는 아직도 잘 만지질 못한다.
생긴 모습이 징그럽지도 하고...
흐이그...생각만해도 닭살이 돋는다.

그때 당시엔 겨울만 되면 깊은 산 속 곳곳에선
황소 개구리를 잡으려는 채포 업자들이 포크레인을 동원하여 계곡을 파헤치곤 했었다.

나도 가끔은 공휴일에 계곡으로 잡으러 가곤 했었지만
단 한번도 황소 개구리를 직접 잡아 본 적은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근성이랄지...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려는 습성 때문에
나같은 초짜들에겐 황소 개구리가 눈에 띄질 않는 것이었다.

대부분 여름에 잡은 황소 개구리를 어느 특정한 곳에다 가두어 놓고 키우곤 하는데,
여름에 잡은 것은 보통 한마리에 450원 했었다.
겨울에 잡은 것은 600원 가량 했었는데,
그것을 구입한 상인들은 소비자에게 천원에 판매를 하는 것이다.

그때가 20년 전이었으니 지금은 상당히 달라져 있으리라 본다.

매일 밤마다 공지천의 포장마차에 둘러앉아 황소 개구리를 먹곤 했었다.
포장 마차의 여주인은 징그럽다면서도
살아있는 황소 개구리를 비닐 봉지 속에 여러마리를 담아
봉지 입구를 꼭 움켜쥐곤 뜨거운 물 속에 슬쩍 담구곤 했다.

그러면 황소 개구리가 쉽게 죽게되는데,
어떤 곳에선 황소 개구리의 두다리를 잡아서 힘껏 내리치면
포장마차의 귀퉁이에 뒤통수를 부딪혀 개구리가 죽게되는 걸 종종 볼 수 있었다.

요즘은 밥을 잘 먹질 않고 편식을 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껍질을 벗긴 황소 개구리를 푹 고아서 주면 밥맛이 돌아오는
신기한 영약 중의 영약으로 쓰이기도 하고,
껍질을 벗긴 황소 개구리를 켄터키 치킨처럼 튀겨서 먹으면
꼭 닭고기 맛이 나는게 미식가들이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황소 개구리를 즐겨먹으며 나름대로 연구를 했었다.
그것은 황소 개구리가 자연산 개구리인지 양식 개구리인지를 알아맞히는 것이다.

일본의 노천 온천엘 가보면 남녀 공동탕이 있다.
그곳에선 눈을 감고도 남자가 물 속으로 들어오는지 여자가 들어오는지를
쉽게 알아맞히는 사람을 볼 수가 있는데,
조금만 집중하여 귀를 기울이면 알 수가 있는 게 아닐까싶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의 피부는 거칠고
특유의 튀어나온 부분에서 영향을 받는 것인지는 몰라도
물 속으로 들어가면 <풍덩...철퍼덕..>하는 소리가 난다.

하지만 여자들의 경우엔 다르다.
피부 자체가 연하고 매끄럽기도 하겠지만,
탕 속으로 들어가면 소리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풍덩...꼬르륵~>
뒤에 '꼬르륵'거리는 소리는 상상에 맡기겠다.

황소 개구리도 마찬가지이다.
자연산 황소 개구리의 경우엔 스스로 먹이를 찾아다니다 보니
비닐 봉지에 담아서 죽이든, 두다리를 잡고 힘껏 내리쳐서 죽이든
입을 꼭 다물고 죽는다는 것이다.

어릴 때 잡아서 키운 양식 개구리는 주는 먹이만 받아먹고 자랐기 때문에
입(주둥이?)에 힘이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죽으면 입을 쩍~ 벌리고 죽는다.

또한 숫컷인지 암컷인지를 알 수도 있는데,
수컷은 쫘악 뻗어서 죽더라도 기도를 하는 사람처럼
본드로 붙인것 마냥 앞다리를 합장한 채로 죽는다.

암컷은 큰대(大)자 마냥 앞다리를 넓게 벌리고 죽는 특성이 있다.

VJ특공대에서 보았던가..
동남아 지역에선 대량으로 양식을 하는 곳이 많다.

내부 시설을 약간 어둡게 하여 지붕은 양철 지붕으로 만들어 소리가 잘 나도록 했으며
밤에는 비가 내리는 것처럼 샤워기의 꼭지를 연결해서 물을 뿌리면서
일정 시간 간격으로 양철 지붕을 쇠막대기 같은 걸로 마구 두드려 준다.

그러면 개구리들이 비가 오는 줄로 착각하여 서로 뒤엉켜 교미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개구리들이 교미를 하는 시기가 일년에 한번(?) 정도로 일정하지만
열대 지방인 그곳에선 교미 시기란 일정하게 정해진 게 없다.

매일 밤마다 양철 지붕을 두드리며 샤워기의 밸브를 털어서 물을 뿌려준다.
그리곤 번개가 치는 것처럼 랜턴을 이리저리 비추어주면 개구리들이 곧바로 교미에 들어가니
밤으로 물을 뿌리고 지붕을 두드리면 그때가 바로 교미를 하는 시기인 것이다.

한 때는 황소 개구리의 사육에도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지금으로선 비젼이 보이질 않는 것 같다.

전주엔 비빔밥이 유명하고 충무엔 김밥이 유명하며,
춘천엔 닭갈비가 유명하듯 황소 개구리를 먹는 곳이 많질 않다보니
그런 사업엔 별로 관심이 가질 않는다.

하지만, 개구리를 튀겨서 먹는 것은 괜찮을 것 같다.
아직은 잘 알려져 있질 않아도 앞으론 전망있는 사업임에는 틀림없다.

나는 함부로 살생을 하는 게 싫다.
물론, 주문을 받았을 때엔 하는 수 없이 직접적으로 만지진 못해도
어느정도 손질한 것을 중탕기에다 넣고 한약과 함께 푹 고아서 택배로 보내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살생을 하진 않는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엔 황소 개구리를 어떻게 해서 먹었는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仁守/정용하: 임정수 작가님
개구리에 대하여는 전문가
이시네요. 언제 그렇게 연구를 하셨는지요
그리고 황소 개구리의 역사가 국내에 들어온지
벌써20년이나 되었다니 세월은 정말 빨리
지나가는 듯합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빕니다 -[06/13-15:37]-

임정수: 저도 개구리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춘천에서 군 근무를 할 때에
해마다 겨울이면 포장마차에서 튀긴 황소 개구리를 먹다 보니
눈썰미 있게 보면서 먹었던 영향이 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대충 아는 정도이죠.
ㅎㅎㅎ

과학적인 근거라던지 책자에서 보아 온 그런 것은 없습니다.
원래 꼼꼼한 성격이라 누군가와 마주치더라도
시간이 지나서도 기억할만큼 유심히 보는 편이고
무엇을 먹든, 뭔가를 만들든 항상 연구하는 자세로 임하다 보니
나름대로 파악해 본 것이죠.

요즘 날씨가 정말 덥습니다.
더운 주말 건강히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 -[06/14-12:43]-

황당한 휴대폰 요금

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