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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8-06-03 12:39

ㆍIP:

비오는 날의 축구시합
비오는 날의 축구시합 / 임정수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이면
군대에서 질퍽거리는 연병장을 뛰어다니며 축구를 하던 때가 생각나곤 한다.

맑은 날에 축구를 하지 왜 하필이면 비오는 날에 축구를 하느냐고들 하겠지만,
군대에서의 비오는 날에 축구를 하던 추억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추억거리가 아닐 수 없다.

군기가 생명인 군대에선 단결과 협동심을 배양하는데에도 좋으며
비오는 날의 축구는 그나름대로 재미가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던 것 같다.

나또한 비가 내리는 날에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제일 먼저 연병장에 나가 이리저리 축구공을 놀리는 자신을 떠올리곤 한다.

고인 빗물과 질퍽거리는 진흙 투성이의 연병장에서
조금만 뛰어도 금새 흙탕물로 변하고마는 운동복...

때론 그때의 추억들이 나에겐 생기있는 활력으로 변하기도 하고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걸 느낀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심심할 땐 심심초요, 식사후엔 소화초, 잠들기 전엔 불로장생초라며
연신 담배를 입에 물고 피워대던 일...

담배 예찬론자는 아니었지만 하루에 한보루(12갑)이상은 피워대었으며
고참의 말은 법이요, 진리요, 생명이니...어쩌구 하면서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고 했던가.

쫄병 땐 내가 고참이 되면 후임들에게 잘해주어야지 하면서
수없이 다짐을 하고 했건만 막상 고참이 되고보니 그생각은 온데간데없고,
허약하고 나약하기 그지없는 후임들을 보니 안타깝고 답답한 생각에
이리저리 뺑뺑이를 돌리며 체력을 단련 시켜 주었었는데,
비가 오는 날에도 예외가 있을 수 없으니 당연히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연병장에 집합.

동기들 뿐만 아니라 후임들도 내게 원망을 많이 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여러부대로 전출을 다니다가도 함께 근무했던 전우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내 덕분에 강인한 체력을 기를 수 있었다며 고마워하는 걸 보니
앞으로도 후임들에게 더욱 더 잘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사실, 축구를 좋아하고 공을 잘 차서 축구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사람은 누구나가 평등하고 똑 같기에,
힘들고 어려운 시기의 군대 생활을 보다 빠르게 적응해나가며
협동심과 단결심으로 멋진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도 좋을 듯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귀하고 곱게 자라온 후임들을 보면
너무나 약하디 약한 모습에 조금만 톡~하고 건드려도 푹~ 쓰러져 버리는...
그렇게 나약한 사람들이 자대 배치를 받고 들어오는 걸 보면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했었다.

요즘의 군대는 많이 달라졌을 것으로 안다.
물론 사고방식 또한 그때와는 다르겠지.
시대가 변하면 군대도 달라져야 하고 사고방식 또한 한차원 승화시켜가야 하겠지.

창밖에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니
다시 한번 그때의 추억 속으로 돌아가 축구를 하고싶다.

仁守/정용하: 우중의 축구..
묘한 감정이 들지요
뭐라 표현하긴 그렇지만
자신에게 강인함의 최면걸기
거기에서 오는 우월감,자부심이라 할까요
시작할땐 그렇지만 막상 시작되면
잘했다 싶은 생각도 들고...예 ,그러네요
모처럼 작가님 덕분에 젊은 날의
참신한 기분 한번 느껴봅니다.
건강하십시요
-[06/05-22:02]-

임정수: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가 한,두번 쯤은
비오는 날에 연병장에 나가서 축구를 했었던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처음엔 비를 맞는 게 싫긴 해도
막상 시작하면 흙탕물 속에서도 부딪히며
축구공을 향해 서로 엉키고 뒹구는 모습은
해 본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겠지요.

그런 가운데에서도 전우애를 꽃피울 수 있으니
군대는 정말 좋은 곳이라 생각합니다.

모처럼 화창한 날입니다.
오늘은 현충일이네요.

경건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해봅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 -[06/06-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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