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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8-06-16 10:56
ㆍIP:
소금
소금 / 임정수





해마다 김장철이면 배추 김치를 많이 담근다.
보통 120~200포기 정도 담그는데 작년에는 예년에 비해 적게 담았다.

평소에 붕어찜이나 매운탕...등, 김치 찌개를 즐겨먹어서 다른 집들보단 많이 먹는 편에 속하는데
작년엔 김장 김치를 75포기 담구었다.

그런데 김장 김치를 담그는 걸 다른해와 똑같은 재료와 똑같은 실력으로 담구었지만,
일주일도 안되어서 먹어보니 맛이 형편 없었다.
분명 들어갈 재료는 다 들어갔는데 맛이 없어서 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워
차마 버리질 못하고 지금까지 놔두었는데,
알고보니 김장을 담글 때에 사용한 소금에서 문제가 있었다.

수입산 소금이었을까 내심 걱정을 하였지만 그렇진 않았다.
분명 믿음이 가는 국산 소금을 산지에서 직배송으로 주문하여 사용하였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항상 소금을 일찌감치 구입하여 두었다가 해금을 빼고서 사용해야 하지만,
김장철이라 밀려드는 주문량에 산지에서 급하게 보내어 온 것을 급하게 사용했으니
미처 해금이 빠질 새가 없었던 것이다.

요즘에 와서 김치가 먹고싶어 김치 냉장고에서 일반 냉장고로 조금씩 옮겨다 놓고 먹는데,
이제서야 김치 맛이 제대로 들려고 하는 것 같아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소금에서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올해 김장 철에 사용할 소금을 산지로 직접 가서 구입하려고 미루고만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단체로 주문을 하여 미리 해금을 빼놓으려고 해서 이참에 같이 주문을 했다.
조만간 소금이 도착하면 먼지가 앉지않고 소금물이 잘 빠지도록 해서 미리미리 준비를 잘 해둬야겠다.

그나저나 75포기의 김장 김치 가운데 몇 번 먹어보지도 않은 것 같은데 거의 다 먹고
남아있는 거라곤 30포기도 안되는 것 같다.
올 김장 때까지 어떻게 견딜지 걱정이다.

여름 배추는 김치를 담궈봐야 맛이 없어서 쌈이나 배추찌짐(전)으로만 해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씩 아껴먹고 어떻게든 버텨봐야겠다.

김치를 아낄려고 매운탕을 즐겨 먹다보니 고추장 감당을 못하겠다.
고추가 비싼데다 고추를 빻는 삯도 만만치가 않고,
두달 전에 40근을 빻아서 매운탕을 해먹다 보니 지금 남아 있는 게 10근도 안된다.
나 혼자서만 먹는 건 아니지만 식성이 좋은 건지, 인심이 좋은 건지...
암튼, 여러모로 아껴 먹어야 할 것 같다.

소금을 많이 먹어도 해롭고, 적게 먹어도 좋을 리야 없겠지만,
제대로 된 소금을 맛있게 먹으려면 일찌감치 주문하여 준비를 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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