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8-05-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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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추억 / 임정수

새벽부터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굵어진 빗줄기 때문에 제대로 운전을 할 수가 없어
고속도로의 휴게소에서 한참을 쉬다가 집으로 들어왔다.

비에 젖어 한기를 느껴서일까.
왠지 은은한 녹차보다는 진한 향기를 내뿜는 커피가 생각난다.
커피 포터에서 물이 끓을 동안 앨범을 꺼내어 보았다.

평소에 사진을 찍는걸 무척 좋아하지만,
모델이 별로이다 보니 증명 사진이나 <나>를 주제로 한 사진은 몇장 되질 않는 것 같다.

앨범을 넘기던 손길이 멈추고 나의 시선은 한장의 사진에 고정되었다.
몇 년이나 흘렀을까.
한동안 인터넷 상에서 만나 즐겁게 얘기하며 놀다가
막상, 부산에서 그것도 우리 동네에서 만났던 선혜씨의 사진을 뚫어지게 본다.

내마음은 이미 고백했었고 그녀만 원한다면 정말 행복하게 잘 살아갈 자신이 있는데...
그녀는 이나라 저나라를 돌며 외국에서의 오랜 생활로
나하곤 분위기 조차도 맞질 않는 것을 느꼈지만 그녀를 놓히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괜시리 김칫국을 들이키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를 놓아주는 일...
그것은 내가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전부였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인연이 되어 만날 수 있으면 좋고 그렇질 못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물론, 그녀를 그리워하는 내마음을 감출수가 없겠지.
그녀를 위한 길이라면 스스로 감수해야 하는 것이기에
더욱 그녀를 붙잡을 수 없는지도 모르지.

아니, 어쩌면 그녀에게 떳떳히 다가가서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 용기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더라면...
이미 떠나버린 버스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거라고 생각진 않는다.

우리가 정녕 인연이 된다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인연이 안된다면 하는 수 없질 않겠는가.

캐나다 벤쿠버에서 날아온 그녀.
지금은 아프리카의 케냐(?)에서 더위와 질병에 시달리며 살아갈지도 모를 그녀를 생각하면
당장에라도 달려가고픈 마음이 굴뚝같지만 참고 또 참는다.

그녀가 떠나기 전에 그녀의 블러그로 찾아 들어오면 그녀를 만날 수가 있다고 했었지만,
사실, 난 블러그를 찾아 들어갈 수가 없다.
어떻게 찾아들어가는지도 모르겠지만 블러그는 내가 찾기엔 정말 어려운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좀 더 솔직히 표현을 하자면 나자신이 이미 포기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그녀를 만나려고 한다면 그녀에게 메일로 내마음을 알려도 될텐데
내가 적극적으로 매달릴수록 나의 추한 면만 보여주게 되는 것 같아 싫다.

나는 지금도 그녀의 증명 사진을 내지갑 속에 소중히 넣어 다닌다.
그녀가 무척 예쁘기도 하지만 그녀를 놓히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간절하기에...

지금쯤 그녀는 나를 원망하고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매달려보지 그랬냐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그녀가 이런 내마음을 알아준다면 좋으련만
지금으로선 어떻게 해야할지 나자신도 모르겠다.

비록 우리의 만남이 추억속에서 서서히 잊혀져갈지라도
내마음 한 구석엔 그녀의 빈자리를 남겨놓는다.
요란한 빗소리에 진한 커피향을 담아서...

최 선경: 물건이나 장소, 때로는 그 비슷한 분위기 까지도 나를 추억속으로 이끌어 그리움이나 아쉬움을 유발 하기도 하지요. 더욱이 사진의 경우는 더 할 수 없이 기억을 이끌어내는 도구 라는 걸 가끔 사진 앨범을 보면서 경험하게 됩니다. 임 정수 작가님의 추억의 여인을 읽으며 현실적인 좋은 여인과의 만남을 기대해 봅니다. -[05/29-21:30]-

仁守/정용하: 오늘은 24시 퇴근이나 내일 아침 출근 걱정으로
사무실에서 잠을 자는데 잠이안와 수색을 해보는데
임작가님 서재에서 쌍 라이트가 반짝 거리네요
어떤 여인의 사진을 보며 추억을 더듬고 계시는
군요. 아쉼네요. ....좀더 적극적으로 대쉬하셨으면
좋았을 텐데 .....
그래도 소리없이 웃으면서 바라볼 수있는 추억이
어쩌면 인생의 본질적 의미는 아닐런지요
즐겁게 잘보고 갑니다. 편안한 밤되시길 빕니다 -[05/30-01:58]-

임정수: 벌써 이십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제가 춘천에서 근무를 할 때에 어딜 가기만 하면,
어느 장소, 어느 곳에서든 아무리 처음보는 여자들이라도
몇마디 말만하면 거의 90% 이상은 꼬시는데 성공했었거든요.

저의 실물은 제가 생각해봐도 폭탄 중에 폭탄이지만,
여자들이 유머스러운 남자를 좋아했는지는 몰라도
이상하리만치 몇마디, 그것도 10분에서 30분 안에
작업을 성공할 수 있었으니,
부대 내에서도 소문이 났으며
부대의 간부들이 뛰어 다니며 저를 말리곤 했었던게 기억납니다.
ㅎㅎㅎㅎㅎ

지금에 와서 생각을 해보면
그것도 한 때의 잊지못할 추억이지요.

그렇다고해서 여자 관계가 복잡하다거나
이상한 쪽은 아니었고요,
작업의 정석이랄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사람일지라도
저를 기억할 수 있게끔 만들고
때로는 친구로써 많은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자연히 그렇게 되더군요. -[05/30-10:06]-

임정수: 이젠 단 한명이라도 성공해볼려고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안되는 것을 보면
모든 게 한 순간의 허상이자 꿈같은 인연 만들기에
시간을 축내고 있는 이유 때문은 아닐까도 생각됩니다.

잠깐 스쳐 지나는 찰나의 바람일지라도
인연이 닿아서 스치는 것이기에
조용히 왔다가 소리없이 지나는 바람에게도 소중함을 느끼며
매사에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24시에 퇴근이셨는데, 아침에 출근하실걸 걱정하시느라
불편한 밤을 보내셨겠군요.
무척 피곤하시겠습니다.
너무 무리하시지 마시고요,
정용하 작가님의 건강한 하루를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05/30-10:11]-

임정수: 안녕하세요. 최선경 작가님! *^.^*
그동안 잘 지내시고 계시온지요?

참으로 오랫만에 들려주셨습니다.
가끔 작가님이 생각 날 때에
어떻게 잘 지내시고 계시는지 안부 전화라도 드릴려다
바쁜 시간에 전화를 드리는 건 아닐지,
늦은 저녁엔 밤늦게 실례가 될 것 같아 전화를 드리지도 못하고...
한가한 시간쯤엔 바쁜 일로인해 잊어버리곤 하다보니
시기를 놓히게 되더군요.

하지만, 작가님께서도 이해를 해주시리라 믿으며
제가 추진하고 있는 일에 매달릴 수 있는 가 봅니다.

나중에...
지금껏 못다한 얘기를 웃으며 나눌 수 있을 날이 있겠지요.

건강하시고요,
늘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 -[05/30-10:18]-

농협에 다니는 그녀

내 이름은 임정재(林正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