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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2-08-16 18:24
ㆍIP: 211.xxx.37
커피와 차의 오글오글한 이야기
커피와 차의 오글오글한 이야기  38


홍차... 뜨거운 물에 우려낸 홍차의 붉은 색과 독특한 풍미는, 아름답고 섬세한 도자기 잔과 함께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홍차가 만들어진 일화  는 많지만, 차를 만들 시기를 놓쳐서 버릴려다가 아까워서 만들었더니 뛰어 난 맛을 가진 홍차가 되었다 등등...
모든 것은 탄생되어진 일화가 있으나 어느 것이 정확한지 모릅니다.
홍차의 이름 또한 그렇습니다.
유럽에서는 홍차라고 부르는 차가 따로 있었고 실은 흑차라고 불렀습니다.
찻잎이 검었으니까요.   서양에서는 일 찌기 허브의 일종인 루이보스를 우려낸 차를 홍차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홍차 하면 영국을 떠올리는데, 영국은 홍차로 인해 많은 것을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한 나라입니다.   영국의 티 타임하면 하나의 문화로까지 격상되어 있는데 홍차가 지대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홍차의 가장 큰 소비국은 인도이며, 전 세계 홍차 생산량의 70% 이상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또 홍차 생산의 거의 절반이 인도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원산지이긴 하나 중국 사람들은 홍차를 그리 즐기지 않습니다.   홍차의 기원이 구구하지만 일부, 차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홍차가 원래 있었다고 합니다.
중국 푸첸성 우이산의 명차 대홍포라는 우롱차가 있는데, 그 맛이 우롱차라기 보다 홍차의 맛과 색에 더 가깝습니다.
실제 푸첸 이남의 사람들은 지금의 홍차 라고 할만한 색과 맛의 차를 즐겼다고 하니 아리송하지요.  영국하면 홍차를 떠올릴 만큼 홍차는 영국인들이 사랑하 는 음료입니다.   그러나 영국을 비롯한 유럽인들이 처음부터 홍차를 마신 것은 아니었지요.   처음에 흑차 종류인 오룡 차가 주종을 이루었는데,입맛이 정착되 어 가면서 지금의 홍차로 굳어졌습니다. 그럼 이 홍차는 언제 영국에  들어 왔을 까요?   영국인들은 친척이나 지인들의 결혼에 차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는데, 그것은 차가 영국에 전해진 일화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포르투칼의 왕녀, 카타리나 디 브라긴사 공주가 찰스 2세 와 결혼할 때 결혼 예물의 하나로 가져 온 것이 바로 홍차였습니다.  

이렇게 17세기에 영국 황실에 전해진 홍차는, 단번에 상류층 귀부인들을 사로 잡았는데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커피 때문이었습니다.   그 당시 커피를 판매 하는 커피하우스엔 남자들만 드나들 수 있었고,아이들과 여자들은 몸에 해롭다 는 이유로 커피는 금지식품 이었습니다.
그런 차에 전해진 홍차는 그야말로 선풍 적인 인기를 끌 수 밖에요.  아름답고 우아한 거실에서 오후에 모여, 긴 시간 을 군것질과 이야기로 보내기의 매개체 로 자리잡은 홍차는 상류층 여성들의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자신들이 모은 귀한 도자기류를 자랑하며 내놓기에 이만한 음료가 없었습니다. 섬세하고 정교한 손길로  다루어지면서 경쟁적으 로 각 가문마다의 홍차 마시는 법이 생 기고, 여성들이 모여 담소하는 살롱이나 티타임에 남자들도 기웃거리게 되며 홍차를 접합니다.   영국인들과 일본인 들의 공통점이 꽤 많은데 그중 하나가 도자기에 탐닉하는 습성입니다.
홍차의 신비로운 붉은 색은, 도자기의 새하얀 색에 기막히게 어울리며 사람들 을 사로잡았습니다.  

무언가에 빠지면 정신없이 홀려 버리는 것은 여자보다 남자가 더합니다.   커피하우스엔 선원이나 하류 계층이 드나든다는 소문이 날 만큼 영국 귀족 남자들도 홍차의 티타임에 빠졌습니다.
여성들만의 전유물로 보이던 티타임은 어느새 합류하게된 귀족 남성들로 인해, 더욱 화려하고 품격있는 행사로 변해 갔습니다.  식민지로 인해 점점 부유해 지는 영국의 귀족들은 값비싸고 아름다 운 도자기에 심취했고, 그것을 자랑할 장소로 티타임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원래 귀족 문화란, 동서양 할것 없이 서민은 흉내내지 못할 정교한 예법과 전례로 무장하는 것이 필수였지요.
자신들은 특별하고 우월한 인종이다라 는 뭐... 일종의 특권 의식이었겠지요.
티파티 장소는 -플레저가든 -이라는 근사한 이름으로 불리우며, 대저택이며 궁전의 거실이나 정원에서 호사스러운 티타임이 열렸습니다.  동양의 진귀한 도자기와 아랍이며, 전 세계에서 사들인 그릇들에 담기기 위해 과자와 쿠키는 날로 세련되어졌고 유럽의 도자기 산업 의 중흥기가 도래했습니 다.  차 한 잔이 일으킨 기적이지요.

인간이란 흉내내는 동물이며 아무리 자기들끼리의 문화를 만들어도 어느새 새어 나가기 마련입니다.  평민들은 티타임에 감히 낄 수도 없었으나 특별한 계층은 함께 했습니다.  예술가, 음악가, 문학가들은 귀족의 티타임의 중요 게스 트였고, 그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온갖 수고를 다하는 계층,하인들과 하녀들의 입과 손에 의해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티타임은 영국의 비처럼 평민들에게로 소리없이 퍼져 나갔고 그로 인한 엄청난 차 소비로 인해 차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습니다.   그즈음 열강들은 저마다 식민지 사업에 뛰어들었고 영국의 독무 대는 커다란 위협을 받게 되었지요.  19세기 초에 이르자 차 값은 금값이 되 었고, 차를 수출하는 청나라와의 무역 적자가 위협적으로 벌어졌습니다.   차와 도자기가 있는 청나라를 향한 영국 의 욕심이 만들어 낸 전쟁이 바로 아편 전쟁입니다.   신사와 기사도의 나라, 영국이 차와 도자기를 욕심내서 아편을 청의 백성들에게 마구 팔았다니 참으로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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