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석희
ㆍ작성일	2017-06-14 09:15

ㆍIP: 124.xxx.224

가시고기의 사랑

가시고기의 사랑

가시고기는 우리나라의 바다가 접한 맑은 시냇물이나 깨끗한 못에서 서식하는 담수어의 일종인 민물고기로서 산란기는 4~7월이고, 몸길이가 5~6 cm에 달하며 등지느러미 앞에 독립된 작은 가시가 6~10개 있는 것이 특징인 작은 물고기입니다. 이 물고기는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물풀 따위로 구형[球形]의 집을 지어 산란할 장소를 만든 후에 암컷을 맞이하여 산란케 합니다.

암컷은 산란 후에 자기의 일생을 마감함과 동시에 수컷에게 부화와 새끼들의 양육을 맡깁니다. 가시고기가 산란 후 부화하기까지 또 새끼를 기른 후 죽음으로써 새끼가시고기들의 먹이가 되어주는 일, 그리고 수컷 가시고기의 새끼들에 대한 사랑은 눈물겨울 만큼의 헌신과 사랑으로 일생을 마감하기에 오늘 가시고기의 이야기를 이렇게 써 보려 합니다.

큰 가시고기 과에 속하는 물고기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대부분 자신의 몸을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등지느러미에 5~10cm정도 되는 가시를 적게는 3개에서 10개 정도씩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시고기’라고 부릅니다. 큰 가시고기는 물고기 중에는 흔하지 않게 새처럼 둥지를 트는 물고기인데 그 둥지는 후에 태어날 자손을 잘 키우기 위한 보금자리가 됩니다.

이 둥지를 만드는 데는 무척 어려운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암컷의 산란을 위하여 수컷은 적당한 장소를 찾아 먼저 주둥이로 강바닥에 구덩이를 파고 기초 작업을 합니다. 그때부터 수컷 큰 가시고기의 헌신적인 사랑의 힘이 발휘 됩니다. 때로는 자신의 머리보다 더 큰 돌을 입으로 파내는 일도 감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둥지의 기초가 완성되면 물풀이나 물이끼 등과 같은 재료를 이용하여 둥지를 만듭니다. 곧 태어날 새끼들을 위하여 둥지 안쪽은 보드라운 재료를 써서 자신의 콩팥에서 분비되는 점액으로 안전하게 다져 붙입니다. 가시고기는 수초나 돌 밑에 알을 낳는 일반 물고기와는 달리, 새끼를 키울 집을 짓는 특이한 물고기입니다. 모래바닥이나 수초줄기에 마치 새둥지처럼 집을 짓습니다.

암컷의 산란에 적당한 둥지가 완성되면 수컷은 배가 큰 암컷을 찾아 구혼을 합니다. 이 때 암컷은 몸을 뒤로 젖혀서 큰 배를 보임으로써 청혼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결혼을 하고 난 후 수컷은 암컷을 자신의 둥지로 안내하여 들어갑니다. 배가 큰 암컷이 둥지에 들어가면 수컷은 암컷의 꼬리지느러미의 밑 부분을 쿡쿡 찔러 산란을 유도합니다. 산란을 마친 암컷은 둥지에서 나와 어디론가 멀리 떠나버립니다.

암컷이 산란을 하고 떠난 둥지에 이젠 수컷이 들어가서 암컷이 산란한 알에 자신의 정액을 뿌려 수정을 시키게 됩니다. 그 후 곧바로 밖으로 나온 수컷은 그때부터 수 백 개의 알을 부화시키기 위한 어려운 작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잠시도 그 둥지를 떠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알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자신의 지느러미를 쉴 새 없이 움직여서 알에게 신선한 물을 공급해 주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호시탐탐 알을 노리는 적들을 물리쳐야 하므로 잠시도 주위의 경계를 늦추는 법이 없습니다. 자손을 위해서는 자신의 몸을 결코 아끼지 않습니다. 이런 헌신적인 사랑의 힘으로 자신의 몸을 희생하며 식음을 전폐하고 알을 돌보기 시작한지 7일에서 12일이 지나면 알에서 새끼들이 부화하게 됩니다.

그 후 수컷은 산란 후 3~4일 동안 지느러미의 날갯짓으로 산란장의 알에다 쉬지 않고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부화를 위해서 헌신적으로 주둥이로 알을 이리 저리 움직여 주면서 새끼가 부화한 집에서 헤엄쳐 나올 때까지 알과 새끼를 보호하는 부성애는 눈물겨울 만큼의 헌신적이고 또 처절하리만큼의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친 수컷 가시고기는 드디어 생을 마감합니다. 힘을 얻은 새끼들은 정처 없이 떠나갑니다. 둥지를 떠났던 새끼들은 죽은 수컷 주위로 다시 모여듭니다. 그 새끼들이 모인 것은 자기를 위해 희생한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기 위함이 아니라 아비의 살을 파먹기 위함입니다.

새끼가 알에서 깨어나 환경에 익숙해 질 때까지 다른 물고기들로부터 새끼들을 보호하며 기르다가 마지막에는 갈기갈기 찢겨진 몸으로 그 새끼 가시고기들의 먹이가 되어주는 가시고기! 부화를 위해서 집을 짓고 난 다음 새끼를 기른 후 죽음에 이르기까지 먹기를 거부한 채 잠시도 멈춤이 없는 15일간의 가시고기의 삶은 종족보존을 위한 하나의 커다란 사랑입니다.

새끼가 독립할 수 있을 만큼 자랄 때 까지 수컷 가시고기는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새끼를 돌보다 결국 지쳐서 육체는 힘이 빠지고 급기야 둥지 옆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때 쯤 새끼들은 또 다른 세상으로의 도약 그리고 새 출발을 위해 에너지를 필요로 하게 되고 그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서 영양가 많은 아빠고기의 살을 먹게 됩니다. 아빠 고기의 육신을 깨끗이 먹고 난 뒤 힘을 얻은 새끼들은 또 다시 그들의 종족 번식을 위하여 뿔뿔이 흩어져 각자 자신들의 세상을 향해 떠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 가시고기의 절절한 이야기는 이 세상의 어느 인간사에서도 볼 수 없는 고귀하고도 거룩한 삶의 표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가시고기'는 지구상에 사는 생물 중에서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가장 강한 생물이라고 합니다. 죽어서까지 자신의 몸을 새끼들의 먹이로 주는 것이 바로 아버지 '가시고기' 의 자식에 대한 사랑입니다. '가시고기'를 이 땅에 사는 생물 중에 부성애가 가장 강한 생물이라고 부르는 소이가 아닐까요? 아비인 나 자신도 옷깃이 여며지도록 숙연하기까지 합니다.

김종덕

2017-06-14 12:33

`이석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상식적인 측면을 벗어나 이렇게 소상히도 가시고기의 일생을 그려주셨네요. 아버지의 할일같아 저며옵니다. 그렇게 해주고 싶습니다. 어두운 길을 찾아 갈 수 있도록, 잘 해 나갈 수 있도록 길을 찾아 주고 싶습니다. 딴은,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찾아 갈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아빠고기의 할 일 같습니다. 잘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이석희	김종덕 작가님~~~ 제가 알기로는 작가님께서는 이미 그 점에 대하여는 소임을 누구보다도 잘 하고 계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깊이 성찰하시고 폭넓게 안아 주시고 자신의 힘만으로 세상을 능히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자력양성에 이르기까지 세밀한 뒷받침이 그런 생각을 하게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라도 항상 아껴 주시는 작기님의 마음도 이미 자녀에게 큰 감명을 주었으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6/14 13:11

백낙은

2017-06-14 16:34

`이석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이석희 작가님.
가시고기 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가시고기 이야기는 전에 들은 바가 있습니다만 자세한 내용은 잘 몰랐는데
작가님의 글을 통해 익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예날 우리 부모님을 생각했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그야말로 가시고기셨습니다.
그래도 자식인 저는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지요.
생각사록 불효망극입니다.
지금 나는 그러한 가시고기 같은 좋은 부모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네요.
지금부터라도 지느러미 짓을 잘해서 자녀들을 온전하게 살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보람된 나날 되시기 빕니다.


이석희	위원장님~~~ 부모님이 모두 떠나시니 더욱 더 그립고 목이 메이는 것은 매한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젊어서야 누가 그리 절실하게 깨닫고 효도하며 사는 사람이 어디 그리 흔하겠어요. 다 그렇지요. 저의 경우도 한치도 자랑스러운 일이 없습니다. 그러니 자식에게라도 본받을 만한 아비가 되려고 노력을 한다고 하였지만 요놈들도 나이를 먹으니까 씨알이 먹히지를 않지 싶어서 언제부턴가 할 때부터는 그저 관망하고 사는 중입니다. 말해도 안되는 일 공연히 의상할 필요가 없지 읂을까 해서입니다. 고마운 교훈 주시어 감사합니다.	6/14 17:09

정찬열

2017-06-14 20:41

`이석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평소에 가시고기에대한 후문을 가끔 들어보았지만
이토록 진지한 내용으로 종족보존을 위한 가시고기의
희생에대한 참신한 글에 다시한번 가슴 찡함을 느낍니다.

우리 인간이 묻 생물들에 많은 본받음을 배워야 겠지요
늘 편안한 저녁 행복한나날 이되시길 빕니다.


이석희	정찬열 작가님~~~ 그렇지요. 저도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생각이 나서 여러 자료들을 검색하고 TV에서 보았던 내용들을 모아서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그저 우리네 사람과 모습은 다를지라도 근본 마음은 하나일 거라는 숭고한 생각으로 접근을 하니 그들에게서도 배울 점이 하나 둘이 아니었습니다. 감동을 받으셨다 하니 감사합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습니다. 건강 상하지 않도록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6/15 05:35

주응규

2017-06-15 12:50

이석희 작가님 좋은 글 찬찬히 배독하고 갑니다
가시고기의 생애를 생생히 접하는 좋은글 감사합니다
더워지는 날씨에 건강하시고
두루 평안을 빕니다 이번 여름행사장에서뵙겠습니다.


이석희	주응규 작가님~~~ 반갑습니다. 바쁘실텐데 짬 내어 들르시고 정성스런 댓글까지 주시니 그 성의에 감사의 말씀을 드릅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집니다. 건강 상하지 않도록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6/15 16:21

장계숙

2017-06-15 21:58

오래전 가시고기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가슴 아픈 가족 이야기가
시인님의 가시고기와 의미가 같습니다.
모성애도 부성애도
가늠하길 없는 아름다움입니다.
새삼 느껴 봅니다.
희생의 삶이 얼마나 고귀하고 아름다운지요.
공부를 참 많이 하십니다.
저도 나름 틈이 나면 책을 즐겨 읽습니다만
책에 대한 편견이 심해서
지식은 그리 깊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감동의 글 감사히 배독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석희	장계숙 시인님~~~ 여기까지 오셨어요? 정말로 반갑습니다. 시 서재에도 꼭 찾아주시어 반겨 주시는데 고맙게도 이곳까지 오시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보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15 22:21

김상화

2017-06-16 00:06

이석희 작가님 반갑습니다
더위에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가시고기에 대한 글은 몇 번 읽었습니다만
작가님께서 빚은 글을 읽다 보니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대를 이어 디엔에이가 그렇게 형성이 되었는지 보고 배운 것인지는
몰라도 모성애 부성애가 감동적입니다
세상에 이렇게 훌륭한 드라마가 있을까요?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지만 가시고기로부터
참사랑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 토요일 행사 참석하시는지요?
저도 가도록 노력은 하겠지만, 혹시 못 가게 될지 모릅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늘 건강하세요. 이석희 작가님!


이석희	김상화 작가님~~~ 격려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도 여름행사에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서 참석을 못합니다. 가을 행사에는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날이 너무 덥습니다. 건강 챙기시기 바랍니다.	6/1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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