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석희
ㆍ작성일	2017-11-11 00:40

ㆍIP: 124.xxx.224

캥거루족

캥거루족

캥거루족이란 우리나라가 IMF 관리체제 아래 있던 시절 대학가에서 유행하던 신조어로서, 당시 심각한 취업난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휴학이나 해외연수 등의 방법으로 가급적 학생 신분으로 남기 위해 발버둥치거나, 졸업 후에도 취업하지 못한 채 계속 부모 신세를 지고 있는 젊은이들을 총칭하여 캥거루족이라고 불렀다.

캥거루의 특이한 생태를 빗댄 데서 유래했다. 캥거루는 태반의 발달이 매우 미비하기 때문에 새끼는 크기가 겨우 1-2센티미터에 불과한 미성숙 상태에서 태어난다. 출생 직후 새끼는 혼자 힘으로 어미 배에 있는 육아낭에 기어 들어간다. 그 후 6개월~1년간 육아낭에서 성장한 뒤 비로소 독립한다. 마치 미숙아를 인큐베이터를 이용하여 성장시키는 신생아의 육아법이라고 해석하면 되겠다.

심리학자들은 캥거루족이 어른으로서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일종의 '피터팬 증후군'이라고 설명했다. 피터팬 증후군은 육체적으로 성숙했지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정신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1983년 미국의 심리학자 댄 카일러 박사가 '피터팬 신드롬'이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결혼하면서 분가(分家)하지 않고 부모님 집에 신혼방을 차린 사람의 경우를 캥거루족이라 할 수 있겠다. 전세를 얻기에는 모아둔 돈이 턱없이 부족하고, 육아와 집안일 부담도 덜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 생각해 낸 묘수였다. 올해 초 출산 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아내는 부모님께 다달이 용돈도 받고 있다. 임대 수입으로 생활하는 부모님이 딱한 마음에 "화장품도 사고 옷도 사 입으라." 며 매달 50만원씩 주는 것이다. 그는 "취직 전까지 용돈을 받아썼는데 결혼해서 애를 낳은 다음에도 용돈을 받게 될 줄 몰랐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엔 취직하고 결혼해 아이를 낳은 뒤에도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는 자녀가 많아진 것이다. 같은 또래의 여성들과 자주 만나 농협 강당에서 제공하는 노인 복지 차원의 노래방에 다녀오는 아내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다. 요즘 며느리들은 머리가 너무나 영리하여 시어머니 수준에서는 언감생심 명령이나 부탁처럼 힘든 일은 도저히 시킬 수가 없다고 한다. 교묘한 방법으로 몇 십 수 몇 백 수 앞을 능히 건너 뛰어 앞질러 내달리는 머리 비상한 며느리를 어떻게 감당할 수가 있겠는가 하며 한탄조로 말을 한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하나의 캥거루족이 발생하기도 하겠다.

하지만 과도한 부모의 보살핌은 자녀 부부와 갈등을 겪기도 한다. 대기업에 다니는 한 사람은 장인·장모가 결혼 후에도 아내에게 '코트를 사 입으라' '여행을 다녀와라'하며 용돈을 주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는 "입사한 뒤에는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부양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왔다"며 "결혼 후에도 부모 슬하를 벗어나지 않는 아내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나이 들어 부모와 산다는 것이 꼭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결혼관도 시대를 따라 변해온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이 ‘늙은 캥거루족’들이 부모 소득에 ‘기생’을 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중장년 캥거루족이 늘어나는 것은 남성 ‘생애 미혼자’가 20%나 될 정도로 평생 결혼하지 않는 사회풍조가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본에서는 50세를 기준으로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는 사람들을 가리켜 ‘생애 미혼자’라고 한다. 2015년 기준으로 남성 23%, 여성이 14%에 이른다. 우리나라도 대개의 남성들은 결혼을 필수라고 여기는 이가 많은 데 비하여 여성의 경우는 선택이라고 믿는 이가 만호다고 한다.

문제의 심각성은 캥거루족 자녀의 고령화와 부모의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데 있다. 부모가 현역에 있을 때는 캥거루족 자녀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퇴직 후 ‘연금 생활자’가 되면 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별도의 자산이 없는 경우 부모와 중년자녀의 생활을 오롯이 부모의 연금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부모 세대를 지탱해야 할 현역 자녀들이 부모 연금에 의존하는 이상 현상에 고령부모들의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근본 대책은 있을까. 당장 뾰족한 방안은 없어 보인다. 다만 ‘연금 기생족’을 양산하는 고용불안 사회의 주범인 비정규직 고용을 줄이는 데 힘을 써야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동시에 자녀들이 기생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립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자립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좀 더 장기적으로 대책을 논하자면 젊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어려서부터의 교육은 자력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바꾸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내가 과거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할 때 초등학교 학생들은 누구나 집이 가깝기 때문에 걸어서도 충분히 등교할 수 있으니 자가용 등교만은 제발 시키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을 하지만 우이독경 마이동풍 격이었다. 그들은 그것을 자식 사랑이라고 왜곡하고 있는 것 같았다.

체력을 단련하여 건강한 자녀를 만들고 어려서부터 혼자서도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길러주고 여러 아이들과 오순도순 즐겁게 사는 방법이 바로 곁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가용으로 교실 코앞까지 데려다 주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교단을 떠나야 하였다. 자력을 길러주는 교육은 국가적으로 나아가야 할 우리나라 교육의 등대가 아닐까 싶다. 자력 양성은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부모에게 의지하는 커다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밑거름이 되고도 남는 이 시대 최상의 인성 교육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서민경

2017-11-12 11:17

`이석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시인님
안녕하세요
요즘은 들녘의 허수아비가 지 할일을 다했다고
논 밭에 참새가 뛰어 놀아두 그냥 놔둡니다ㅎ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늘 감기조심 하세요
고운 시향에 젖어 배독하구 갑니다
고맙습니다
멋진 휴일 잼나케 잘 보내세요^^


이석희	서민경 시인님! 반갑습니다. 방문하시어 고운 글로 격려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즐길 사이도 없이 가을은 가고 있지 싶습니다. 고르지 못한 날씨지만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11/13 11:40

백낙은

2017-11-11 19:56

`이석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캥거루족이라는 말을 언젠가 들어 본적이 있습니다만
너무 신조어가 많이 나오니 머리가 아플지경이네요.
"자가용으로 교실 코앞까지 데려다 주는 부모들" 이란 말씀과
"자녀들이 기생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립능력이 떨어진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어린이 들이 좀 더 용감하고 씩씩하게 자랐으면 좋겠는데
세상이 하도 험악하니 부모들만 나무랄 수도 없는 듯합니다.
그리고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교육계가 좌왕우왕이니 걱정입니다.
교육계에 계시던 분이 교육의 문제를 제기해 주시니 이해가 잘 됩니다.
이 만추에 건강유념하시고 보람된 나날 되시기를 빕니다.


이석희	백낙은 위원장님! 반갑습니다. 건강하시지요? 걱정스런 마음으로 쓴 글입니다. 격려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내내 행복하세요. 하나님의 가호 속에서...	11/13 11:42

김경렬

2017-11-13 11:07

`이석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캥거루족/
단숨에 배독 하였습니다.
공감속에 걱정을 함께 합니다.
부모 연금에 기대는 자녀들의 실태를 펴주셔서 걱정이 더 됩니다.
한심하고 답답한 모습이니 어쩌면 좋습니까?
좀더 살기 좋은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
건강 주의하시고 늘 행복 하시기바랍니다.


이석희	김경렬 작가님~~~ 자주 뵐 수 있어서 참 다행스럽습니다. 저희는 아들에게서 도움을 받는 편이니까 캥거루와는 인연이 없습니다. 그래도 며느리 생각을 많이 합니다. 결혼한지 15년이나 되었지만 김장을 해서 보내 줍니다. 이제 내년부터는 제가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합니다. 허허허	11/13 11:49

김종근

2017-11-13 13:19

이석희 작가님 반갑습니다.
캥거루족 ~감사히 배독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대학 졸업하고 취업 될때까지
백수로 백조로 같이 지냈습니다. 이젠 모두
서울가서 직장다니니 해외 거주하는 것처럼
얼굴보기가 힘듭니다. 더군다나 결혼하고나면 사촌처럼
멀어진다는데 해외거주하는 사촌될까 걱정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한 주간 되세요.


이석희	김종근 작가님! 가장 가까운 가족도 어릴 때 뿐입니다. 모두 다 자기의 환경에 따라 뿔뿔이 흩어져 사니까요. 각자 자기의 힘으로 살아야지요. 감사합니다.	11/15 01:02

김종덕

2017-11-13 15:12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전적으로 교육 문제 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즈음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한번이라도 실수를 하게되면 거기서 인생이 거의 끝이 나도록 설계되어 잇읍니다. 우리 때에는 실수를 몇번 하더라도 정신차려 열심히 하면 일어 설 수 있었는데 요즈음은 아닙니다. 아이들이 일어 설 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 캥거루 족은 아이들의 능력을 빼앗아 가는데 문제가 발생합니다. 아이들도 잘 살고 잘하고 싶을 것인데 이 나라는 길을 막고 잇어 젊은이들의 희망을 송두리째 뺏어가고 잇읍니다. 누가 바로 잡을 수 이ㅛ겠읍니까. 사뢰적 여론형성, 압박이 되겠지요? 비정규직 없애야 합니다. 아이들도 정당한 일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언젠가 좋아질지 누구도 모르는 사실입니다. 답답합니다. 작가님, 항상 감사합니다.


이석희	김종덕 작가님! 응원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11/15 01:03

김상화

2017-11-15 00:40

반갑습니다. 이석희 작가님
우리나라가 갑자기 중공업 국가가 되고 국민소득이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의 일류라고 일컫는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다 보니 국민의 마음속엔 우리도 즐기며 살아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즐기며 사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인구 억제 정책으로 산아제한을 한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녀를 낳으면 키우고 가르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많이 낳지 않습니다. 1명만 낳아 기르면 즐기고 살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했습니다. 그래서 하나 낳은 자식을 옥이냐 금이냐 키우는 바람에 자식들은 부모가 무조건 해주는 줄로 알고 자랐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현실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래서 캥거루족이 생겼다고 봅니다. 작가님 좋은 글 잘 배독하고 갑니다


이석희	김상화 작가님! 오셨어요? 방문하여 격려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11/15 01:04

보람

부부 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