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석희
ㆍ작성일	2017-05-07 07:13

ㆍIP: 124.xxx.224

잘못 없는 사람이 있을까

잘못 없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리 찾아보아도 잘못한 사람은 없습니다. 잘못된 일은 분명히 있는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없습니다. 나는 아이를 셋을 두었습니다. 첫째와 둘째는 두 살 터울이고 둘째와 셋째는 네 살 터울입니다. 나의 젊은 시절 가정생활은 대개가 남자는 직장 생활을 하는 관계로 집안 살림과 아이 교육은 아내의 몫인 경우가 많았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맞벌이라는 게 그리 흔치 않았었습니다, 월급이 적으면 적은 대로 거기에 맞추어 살았고 소비의 형태도 지금처럼 화려하지를 않았으니까요. 학원도 지금처럼 목숨 걸고 다니지를 않았고 단독 과외 같은 것은 흔치 않은 현상이었습니다.

가끔 아내의 푸념을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무얼 잘못하였는지는 모르나 분명히 아이들의 잘못일터인데도 조사를 해 보면 아무리 찾아보아도 잘못한 어이가 없다는 푸념 섞인 불만이었습니다. 사생결단하고 찾아야만 할 사건도 아니니 그냥 덮고 넘어가지만 여러 차례 거듭하다 보면 좋지 않은 습관이 될까 염려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렇지만 나로서도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니 그럭저럭 오늘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우리 집만 그런 줄 알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나이를 먹고 보니 이러한 현상은 도처에 즐비하도록 넘쳐흐르고 있었습니다. 우리 집 일이야 남에게 손해를 끼칠만한 일이 아니니 눈만 감으면 그만이지만 사회나 나라의 일이 이렇다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닐 수밖에 없습니다. 도둑맞은 사람은 분명히 있지만 도둑은 없습니다. 도둑맞은 물건 목록은 있지만 훔친 사람은 없습니다. 도둑을 맞고 신고하면 물건은 찾아줄 생각을 하지 않고 신고한 사람만 처벌하는 이상한 짓거리를 하는 경우도 참 많이 보며 살아갑니다.

몇 해 전에는 기업을 운영하는 한 정치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여러 사람에게 돈을 주었다며 이름과 금액을 적은 쪽지를 양복 호주머니에 넣은 채 한 많은 인생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온 나라가 들썩였음은 불문가지입니다. 태산명동 서일필[ 泰山鳴動鼠一匹 : 태산이 울려 움직이더니 쥐 한 마리 크게 떠벌린데 비하여 결과는 변변치 못함.] 은 이러한 경우에 사용하라고 생긴 말씀인가 봅니다. 쥐 한 마리가 큰 산을 들썩였다는 격입니다. 돈을 받았다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처벌받은 사람이 없으니까 잘못한 사람이 없다는 뜻이겠지요. 저의 귀가 의심스럽습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습니다. 아무 이유도 없이 목숨을 끊은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는 이 사건의 경위를 잘 모릅니다. 모르니까 특별히 할 말은 없지만 어느 누가 이러한 결과를 믿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읍참마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갈량은 전력상의 요충지인 가정을 지킬 장수로 마속을 보내면서 가정의 길목을 지켜 적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으라고 명령하였습니다. 마속은 자신의 능력만을 믿고 적을 끌어들여 역습을 하려고 하다가 도리어 산등성이에서 장합의 군대에게 포위당해 힘 한번 써 보지도 못하고 참패하고 말았습니다. 이 때문에 제갈량은 할 수 없이 군대를 이끌고 한중으로 퇴각해야만 하였습니다. [이상 백과사전에서 인용]

이처럼 일벌백계의 범을 보인 경우도 있습니다. 군율이라는 게 엄격하게 적용을 하여야 하는 전쟁터에서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특별한 예에 불과 합니다. 대개의 경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용서라는 게 있습니다. 잘못을 하였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이럴 경우에는 반드시 전제가 따릅니다. 솔직하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반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발뺌을 하지 않아야 된다는 말입니다. 비는 장수는 목을 벨 수가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반성하면서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에게 어찌 가혹한 벌을 내릴 수가 있겠습니까?

아이들을 가르칠 때 이야기입니다. 잘못을 지적하면 그냥 “예, 잘못하였습니다.” 하고 즉시 시인하는 모습을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얘도 그랬어요.” 하며 나의 눈치를 살피는 겁니다. 나만 그러는 게 아닌데 어째서 나에게만 질책을 하느냐 하는 식입니다. 억울하다 이 말을 하고 싶은 것이겠지요. 잘못에 대한 책임감이 없습니다.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솔직한 모습을 보기가 이렇듯 어렵습니다. 가장 듣기 싫은 대답입니다. 가장 비굴한 사람이 하는 짓이기 때문입니다. 제일 야비한 사람이 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을 물귀신 전략이라 하더군요. 어려서부터 이렇습니다. 아이들이 그렇다는 것은 그 아이의 가정 분위기가 그렇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가정이 모여서 사회를 이루고 여러 사회가 모여서 국가를 이룹니다. 그래서 나라가 이렇습니다. 가정은 작은 나라입니다. 그리고 나라는 큰 가정입니다. 가정과 나라가 하나입니다.

정치인들은 공약을 제시합니다. 옛날 정치인들보다는 진일보한 현상이니 좋아지기는 하였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습니다. 당선이 되기도 전에 상대방 헐뜯는 말부터 배우는 것 같습니다. ‘실현 가능성이 없다.’느니, ‘그가 당선되면 나라가 망한다.’느니 하면서 험담을 합니다. 검증은 국민이 하는 것일 터인데 후보들이 나섭니다. 입에도 담지 못할 막말을 해 놓고도 실수를 인정 하지도 않습니다. “내가 당선되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하는 말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내가 하겠다는 공약만 하라는 말입니다. 판단은 국민의 몫입니다.

한 평생 살면서 잘못 없이 사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말은 누구라도 잘못은 할 수 있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 그래요. 내가 잘못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하면 그만입니다. “여보! 내가 실수 하였소. 미안하오. 주의하리다.” 하면 그만입니다. 절대로 인격이 깎이지도 않고 자존심이 상하지도 않습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이런 사람은 더욱 더 반짝반짝 빛이 나는 보석으로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별 가운데 가장 빛나는 일등별일 것입니다. 일등별 말입니다.

김종덕

2017-05-08 12:52

`이석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이석희 작가님, 평안하신지요? 정말 옳으신 말씀입니다. 타당하신 말씀입니다. 모든 문제는 시인하지 않고 같이 죽자는 이야기 들입니다. 좀더 성숙해야 될까요? 아무리 성숙하더라도 자기일에 맞닥뜨리면 또 같은 일이 일어 날 것입니다. 참 좋은 답은 “아!, 그래요. 내가 잘못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정해져 있는데도 말입니다. 욕심이겠지요. 새겨 가겠읍니다. 감사합니다.오늘도 건강하시고요.


이석희	김종덕 작가님! 아, 그래요. 잘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공식입니다. 그런데 확실한데도 불구하고 자기가 옳다고 꼭 우긴답니다. 풀릴 이유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5/8 14:53

백낙은

2017-05-08 16:13

`이석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이석희 작가님.
잘못이 없는 사람이 있겠습니까마는 실수가 있고 의도된 잘못이 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지만 의도된 잘못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과거에 상선벌악이 잘못되었고 유전무죄 무전유죄였기 때문에
오늘의 혼돈이 온 것이라 여깁니다.
받은 사람들이 오리발을 내미니 죽은 사람만 억울한 오늘입니다.
"내가 하겠다는 공약만 하라.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는 말씀 깊이 공감합니다.
일평생 선생님이 셨던 곳곳한 말씀 마음에 깊이 새깁니다. 감사합니다.


이석희	위원장님! 선거를 당하니 더 민감해 진 듯합니다. 우리 누구라도 다른 사람의 결점 드러내는 데에 힘을 다하는 듯한 행동은 이젠 좀 삼가하였으면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좋은 말씀 주시니 감사합니다.	5/8 17:01

김종근

2017-05-08 19:09

`이석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신지요.
잘못 없는 사람이 있을까~ 감사히 배독합니다.
저는 7살 부터 성당에 다녔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기도를 합니다.
오늘도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짓지 않도록 기도하고 반성하고
주기적으로 고해성사를 봅니다. 하루에 세 번 가슴을 칩니다.
내탓이요,내탓이요,나의 큰탓입니다. 그래도 죄를 짓고 삽니다.
우리나라는 증거위주의 죄와 벌을 따집니다. 도덕과 윤리적으로
죄를 지었어도 증거가 없어면 무죄가 됩니다. 모든법이 정치적 논리로
유무죄를 판단함은 크나큰 과오입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존재하니 말입니다.
모든 것은 나의 탓입니다. 나에 의해 그러한 지도자를 선출되였으니 말입니다.
부디 좋은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기원해봅니다.평안한 저녁시간되세요.


이석희	김종근 작가님! 반갑습니다. 이 밤이 기고 나면 바로 그 날입니다. 제가 중학생 시절 '이제 10년만 기다려 다오. 우리가 참 민주주의를 시범해 보이겠습니다.' 하고 어른들께 마음으로 다짐하였습니다. 그 10년이 여섯 번이나 지났습니다. 막걸리 고무신 짜장면 받아먹고 투표히던 그 시절이 지금보다도 더 나았을거라는 자조가 밀려옵니다. 이젠 기대도 안합니다. 믿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5/8 22:21

정찬열

2017-05-09 13:48

이석희 작가님! "잘못 없는 사람이 있을까"
정말 오른말씀입니다. 이세상사람들중에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이 과연 몇사람이나 있겠습니까만은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우를 범하는 경향이있습니다만
대체로 자기의 잘못을 정당하다는듯 우기는 사람도 있어
가일층 문제가 되기도 하지요.
예부터 有錢無罪 요 無錢有罪 라는 말이 지금까지
습관화 되고 있고 권력앞에 有罪도 덮어주려는
주윗사람의 행태가 얄미울때를 많이 봅니다.
하루빨리 마음놓고 살아갈수 있는 금번 대선이 되었으면 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나날이 되시길 기원 드립니다.


이석희	정찬열 작가님! 반갑습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어요. 참으로 지당한 말씀이지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말도 있듯이 이제는 제발 지도자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좋은 말씀 주시니 감사합니다.	5/9 13:56

김상훈

2017-05-10 03:33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을 자주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월이 흘러 이젠 손자 여섯명을 둔 입장에서 제 삶을 가만히 돌이켜보니 치국은 하늘이 준 일몫이라 그것은 하늘이 내려준 사람이나 하는 것이다라고 치부해도 제가는 물론 제 한 몸 수신하기에도 급급했던 삶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땅덩어리가 크든 작든 한나라의 수장이 되려면 정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할 정, 중, 동의 행보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석희	김상훈 작가님! 반갑습니다. 유교의 가르침인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의 가르침도 맨 먼저 자신을 다스리라 하심이요, 천주교에서 내세우는 '네덕 내탓'도 나를 먼저 가르치라 하심이요, 불교의 가르침인 '일체유심조'의 원리도 그 출발이 내 마음이겠지요. 언제나 멈추어서 나를 살펴야 할 것입니다. 신중하라 하신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5/10 09:00

김상화

2017-05-14 21:44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자주 방문하지 못해 대단히 미안합니다
잘못 없는 사람이 있을까 라는 제목의 글
세상에 어느 누가 죄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만약 죄가 없다면 그 사람은 예수나 석가모니 같은 성인이싶습니다
이젠 선거도 끝이 났습니다
새로 선출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대 뭉쳐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석희 작가님
좋은 글 밭에 잘 쉬어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이석희 작가님!


이석희	김상화 작가님~~~ 반갑습니다. 긴 시간을 뵙지 못하여 혹시 편찮으신지 궁금하였습니다. 그냥 쉽게 살면 될 것입니다. 잘못하였다, 미안하다. 앞으로 조심하겠다 하면 그만입니다. 요리조리 핑계대고 빠져나가고 뻔뻔스럽게 뒤집어 씌우고 참 보기 싫은 일들입니다. 앞으로는 제발 이런 일 안보고 살고 싶습니다. 격려의 글 감사합니다.	5/15 08:35

속지 마라!

장애우